대우조선에 수십 년 동안 혈세를 퍼부어왔다. 그 돈이 1조 원대인지 수십조 원대인지는 내 몰라도 조 단위인 것은 틀림이 없다. 혈세를 동이째 퍼부어 오지 않았다면 대우조선은 망해서 사라졌거나 혹은 차라리 잘 되어서 더 튼실한 회사가 돼 있을지 모른다. 조 단위의 국가 예산을 대우조선이 아닌 다른 곳에 썼으면 이번 폭우에 세 모녀가 반지하 셋방에서 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아무튼 대우조선은 국민과 국가 앞에서 빚쟁이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대우조선은 빚쟁이로서 남한테 빌어먹고 사는 신세이다. 이런 빚쟁이가 행실 나쁜 자의 사정을 봐주면서 그에게서 받아내어야 할 돈을 받아내기를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받기를 포기해 버리면, 그에게 빚을 준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말할 것이 뻔하다. 그리고 더는 도와주지 않으려 할 것이다. 지금 대우조선이 딱 그짝이다.
  
  대우조선이 지난 6월2일부터 51일간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1독(dock·배를 만드는 작업장)을 불법 점거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하청지회를 상대로 약 5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박수 받을 일이다. 문제는 이러기로 한 내막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불법 파업으로 매출 손실, 고정비 지출, 지체보상금을 포함해 8000억 원대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액 전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해 이기더라도 하청지회로부터 전부 받아내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손해배상 소송 금액을 500억 원 수준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민사소송은 재판 과정에서 배상 청구액이 깎일 것을 감안하여 손해액보다 더 많이 청구하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못 받아낼 것을 감안하여 손해액보다 적게 청구했다는 것이다 보살이 따로 없다.
  
  하청지회가 500억인들 낼 수 있겠나? 못 낼 것이다. 아니 못내기도 하고 안 내기도 할 것이며 나아가 빼재라 할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10만 원만 내라고 하라. 이러면 최소한 자기 자신을 속이는 짓은 아니다. 반면에 500억은 받아낼 자신이 있다고 보아 500억으로 책정했다는 투로 말을 했다. 그때 가서 500억을 못 받아내면, 8000억에서 깎아 주어 500억으로 책정한 사람이 대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