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노예처럼 일하고, 신처럼 창조했다…탄생 100주년 맞은 작가 문신》이어서 다음의 말로써 기사를 시작한다.

《“이 격렬한 인간을 말하려 보니 나는 말의 빈곤을 느낀다.” 소설가 이병주가 조각가 문신을 두고 한 말이다.》

최다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조선일보가 큰 지면을 통해 문신이란 인간과 작품과 삶과 고뇌를 기사화했건만 그의 고향 마산에 있는 경남신문은 문신에 관한 글 한 자를 싣지 않았다.

조각가로서의 문신. 화가로서의 문신. 사상가로서의 문신. 그 모두를 다 버린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마산과 이웃과 어린이를 사랑했던 그의 정신은 지금도 마산에 우뚝 남아 있다 '문신미술관'이다. 그러나 길가는 젊은이는 그게 무엇인지 몰라서 눈길 하나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버린다. 마산시가 그에 관한 기념기둥 하나 세우지 않은 탓이다. 문신미술관도 마산시가 건립한 것이 아니고 그가 죽자 그의 아내가 마산시에 기증한 것이다.

이 미술관은 애초에 문신 선생의 개인 주택이었고 작업장이었고 그의 마당이었다. 좀 더 크게 하고 좀 더 꾸며 놓았지만 토대는 개인 주택이었다. 우리 어릴 때는 그 집과 그 주위를 '추산공원'이라 불렀다. 우리는, 그 집 마당에 아무렇게나 세워놓고 눕혀놓은 조각품과 그의 작업장을 구경하려 남의 집인데도 함부로 들어가곤 했다. 그러나 문신 선생은 나가라고 하기는커녕 사탕 몇 개를 아이들에게 늘 집어 주었다.

창원시(마산)의 처사에 욕을 태바가지로 끌어 퍼붓고 싶지만 어쩌랴. 세상사 본래 그런 것을. 예수님께서 그의 고향 나자렛에서 못마땅하게 여김받고 무시를 당했다. 그러자 예수가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대법원 앞에 세워진 문신의 작품(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