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한국이 20년 만에 대만에 추월당했다. 대만 약진의 주인공인 TSMC의 창업주 ‘모리스 창’은 과거 일본 반도체 산업이 쇠락한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엔화 절상 같은 경제적 요인보다 일본 기업을 무너뜨린 더 큰 요인이 있었는데, 바로 삼성 이건희 회장이라고 말했었다. 천 명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경영인이 이건희인데 일본에는 이런 경영자가 없어서 한국에게 졌다는 것이다. 중국에 ‘포항제철’ 같은 제철소를 지어달라는 등소평의 요청을 거절한 신일본제철 회장의 말도 비슷했었다. 중국에는 박태준이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개인적으로 감동깊게 읽었던 글 중에 삼성이 반도체를 시작하던 무렵 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의 회고문이 있다. 당시 반도체 연구 인력이 퇴근할 때 같은 버스에 타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면 큰일이니까 퇴근 버스를 나누어 타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힘을 길러 오늘의 삼성이 일본의 8대 전자업체를 다 누르고 세계 1등의 반도체 기업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진정한 극일(克日) 아닌가?
  
  3·1절을 맞아 요즘 극일(克日)논쟁이 뜨겁다. 윤석열 정부의 ‘징용해법’과 관련하여 어제 NHK 9시 뉴스는 시작부터 10분을 이 뉴스로 도배를 했다. NHK WORLD에 출연한 전문가는 이번 합의는 한국 대통령이 윤석열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기다렸다는 듯 야당 대표 이재명은 삼전도의 치욕 운운하며 반일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죽창가 타령이나 하는 조국, 이재명 같은 자들이 하는 반일(反日)에 일본 사람들은 눈도 꿈적 안한다. 그들이 무서워하는 건 소리없이 힘을 기르는 이건희 류(類)의 극일(克日)이지 조국이나 이재명 같은 자들이 하는 입(口)으로 하는 반일(反日)이 아니기 때문이다.
  
  입(口)으로 하는 반일은 매우 쉽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전과4범의 파렴치범도 입 하나 달고 있으면 항일투사 행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대학 재학 시절 전방입소 교육을 받을 때 정훈장교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일본이 미우면 일본 학생보다 한 시간 더 공부하라.’
  
  오늘날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이만큼 대접받고 사는 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과 노력과 희생으로 극일(克日)해 온 기업인들 덕분이지 정치인들이 여기에 기여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들은 말만 앞세우며 입(口)으로만 반일(反日)하며 갈 길 바쁜 기업인들 발목이나 잡고 차려놓은 밥상에 재 뿌리는 짓만 해왔다. 무책임하고 무능력하기만 한, 그래서 3류도 못되는 4류 집단이 한국 정치인들이다. 일본인들의 혼네(本音)를 들여다보면 아마도 이건희처럼 실력으로 극일(克日)하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이재명이나 조국처럼 입(口)으로 반일(反日)하는 사람은 가소롭게 여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