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6·25 전쟁 1129일 중 1023일간 '임시수도'였다. 1950년 8월18일부터 10월27일, 그리고 1·4후퇴로 1951년 1월4일부터 1953년 7월27일까지 1023일간 부산은 대한민국 정부의 임시수도였다. 부산과 대구를 잇는 이른바 낙동강 전선이 무너졌으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선왕조 개국공신 '정도전'은 '조선팔도 특질'을 이성계에게 말하면서 경상도를 '태산준령(泰山峻嶺)'이라고 했던가.

부산 '유엔평화기념관'에 마련된 6·25 전황도(戰況圖)는 6·25 전쟁 그날의 위급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경상도와 제주도만이 파란색의 대한민국이고 서울, 대전, 광주, 충청도와 강원도 전라도 전역은 김일성 괴뢰도당들의 수중에 함락됐음을 노란색으로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6·25 발발 이틀 만에 일본 주둔 미군이 부산항으로 상륙했다. 7월1일 미국 지상군 선발대도 잇따라 부산항에 도착했다. 정일권 장군과 처치 장군이 연합작전에 합의했다. 다부동과 창녕, 칠곡, 안강전투 등 낙동강 전선을 사수(死守)하려는 필사의 전투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켜 낸 것이다, 시산혈해(屍山血海)의 희생이 오늘의 번영을 가져 온 것이다. 6·25 전황도와 낙동강 방어선 진지로 진격하는 미군대열(1950.8월)의 빛바랜 사진에서  대한민국의 국운(國運)을 생각해본다. 자유우방국가에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