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지난 5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 대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만리경이 아닌 ‘망원경’ 정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정도 평가라면 지난해 12월 우리 전문가들이 북한 위성발사체의 촬영사진에 대해 ‘조악’하다고 평가했던 것만큼 김정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우리 전문가들이 북한 위성촬영사진에 대해 ‘조악하다’는 평가를 내놓자 김여정이 직접 나서서 “개짖는 소리”, “악청을 타고 오는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라는 등 주민들도 입에 올리기 꺼리는 단어를 쓰며 2인자의 격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오히려 김여정은 이번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미 공군의 대북정찰활동에 대해서 연 이틀째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북한에 있어 군사정찰위성 개발은 국방력 발전 5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김정은이 직접 조립 현장을 두 차례나 딸을 데리고 나갈 정도로 신경을 쓰는 대상이다. 그런데 막상 발사 때는 고정 발사대가 아니라 임시 발사대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했다. 애초부터 목적이 ICBM용으로 사용할 발사체의 성능 테스트였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북한이 시작부터 좋은 촬영장비를 탑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구태여 우리 군의 ‘군사적 효용성 無’라는 평가에 격한 반응을 보일 리가 없다.
  
  북한은 이미 지난해 12월 서해발사장에서 두 개의 발사체를 발사한 후 군사정찰위성 발사의 최종관문공정은 통과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번에 성능이 뒤떨어진 촬영장비를 탑재했다는 것은 북한이 아직도 정찰위성에 필요한 운반체에 자신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무튼 올해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한 김정은의 군사정찰 위성개발 속도에서 상당한 차질이 생긴 것은 명백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