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glish version is below)
  
  -돌로 머리를 쳐야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짐 신부님은 예수회 소속이 아닌 그린메리 소속의 사제(司祭)였기에 서강대학교로부터 독립적이었다. 그래서 다른 대학(용산 메릴랜드 대학 외 다른 학교)에도 출강(出講)이 가능했다. 서강대에서는 서양 고대사, 서양 중세사, 라틴어, 심리학을 가르쳤다. 나중엔 서울교구 소속으로 옮겼다. 김수환 추기경님 비서직과 함께 연희동 보좌 신부, 명동 보좌 신부 역임 뒤, 서울 외국인 본당 주임 신부로 일요일마다 영어 미사를 집전(執典)했다. 당시엔 외국인 본당 건물이 없었다. 광화문 정동 프란체스코 수도원과, 한남동 프란체스코 수도원 그리고 절두산 순교성지(殉敎聖地) 성당을 빌려 외국인을 위한 일요 영어 미사를 집전했다.
  
  외국인 신자는 약 200명, 국적은 미국, 프랑스, 독일, 호주, 브라질, 필리핀 등 다양했다. 미사가 끝나면 통상 성당 홀에서 약 30분 동안 차를 마시며 대화 시간을 가졌다. 그야말로 다국적(多國籍) 인종(人種) 시장이었다. 그러나 소통언어는 영어 하나였다. 간혹 국제결혼을 한 한국인과 영어를 배우려고 오는 한국인도 더러 있었지만 거의 다 외국인이었다. 그러나 아직 독립된 외국인 본당 사무실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성당 관련 업무도 서강대학교 교수님 연구실에서 봤다. 짐 신부님이 타 대학에 출강해서 받은 강사료는 전액 가난한 대학생들(동네 중고등 학생 포함)을 돕는 데 쓰였다.
  
  이분은 서강대에서는 사학과 교수로(나는 조교로), 명동 주교관(主敎館)에서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비서로(나는 비서의 비서로), 한남동(절두산, 정동 프란체스코 성당)의 외국인 본당에서는 주임 신부로(나는 매니저로). 그 외 연희동 성당과 명동 성당에선 보좌 신부로(나는 보조원으로) 활동했다. 그때까지 나의 삶은 내가 배운 전기기술을 이용해 나 개인적 가난의 한(恨)을 푸는 데 쓰였다면, 이때부터의 나의 삶은 또 다른 기술인 영어기술을 선용(善用)해 남에게 도움을 주는 데 썼다. 이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한 차원 높은 기쁨과 보람의 세계였다.
  
  서강대학교는 내가 매일 출근하는 직장이 돼 버렸다. 짐 교수님 연구실이 곧 나의 작업실이었다. 이곳에서 내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번역(飜譯)과 통역(通譯)이었다. 그리고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의 영어 미사에 대한 문의 전화를 받았다. 또한, 외국인 성당의 신자들이 전화로 알려주는 소식을 주보(週報)에 싣는 일이었다. 나 역시 짐 교수님처럼 일인다역(一人多役)을 한 셈이다. 연희동 성당과 명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강론을 할 땐 물론 한국어로 한다. 영어로 쓴 강론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도 나의 몫이었다.
  
  (실례實例: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고집 센 당나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그의 당나귀를 끌고 산길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당나귀가 멈췄습니다. 꼼짝 않고 서 있었어요. 아이는 밀고 당겼지만, 여전히 꿈쩍도 안 했어요.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때 한 노인이 다가왔습니다. 그 노인은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물은 뒤, 말했습니다. "내가 당나귀를 움직이게 해 줄까?" 아이는 좋아서 어쩔 줄 몰랐어요. "네, 할아버지. 그렇게 해 주신다면 너무너무 감사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노인은 먼저 왼손에 당나귀 고삐를 잡았어요. 그 다음 그는 오른손으로 큰 돌을 집어 들고 당나귀의 머리를 세게 때렸습니다. 당나귀는 깜짝 놀라 고개를 홱 돌리더니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이 그 아이에게 말했어요. "잘 봤지? 당나귀는 고집이 아주 센 녀석이야. 그러니 말로 해선 안 돼. 돌로 녀석의 머리를 세게 쳐서 정신이 번쩍 들게 해야 해."
  
  그렇습니다. 인간의 본성도 오늘 이야기에 나오는 당나귀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때때로 조절이 안 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당나귀에게 엄청난 충격을 줘서 자신의 본분을 알게 했듯이 우리도 스스로 자신에게 무섭도록 엄격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결론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육체에서 영혼이 이탈하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감독해야 합니다.)
  
  강론 외 다른 번역물을 일차적으로 내가 먼저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렇다. 당시엔 오늘날처럼 문서작성을 컴퓨터로 하던 시대가 아니었다. 모두 볼펜으로 글을 썼다. 문제는 대부분(대학생들 리포트, 한국인 신자들이 보낸 글도 그렇지만, 특히 추기경님, 주교님 등)은 외국인이 읽기엔 너무 난해(難解)한 흘림체를 썼다는 것. 한자(漢字)가 포함된 경우는 더더욱 그랬다. (*연희 성당에 계실 때다. 신부님의 영명(靈名) 축일 날이었다. DJ가 <당시 DJ는 연금 상태였지만 주일마다 미사에 참석했다> 나에게 신부님에게 드리라며 자필(自筆) 영명 축일 카드를 보냈다. 축하 글 절반 이상은 한자(漢字)였다.)
  
  그래서 내가 먼저 일차 작업을 마치면 마무리는 교수님이 했다. 수정(修正)과 교정(校訂)을 할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면 정말 죄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를 만큼 빨간 줄이 마구 그어졌다. 그러나 언제나 미소와 함께 남기는 말씀, “잘했어요. 수고했어요.”였다. 1983년 한 해는 1984년 5월 6일 여의도에서 거행될 한국순교복자(殉敎福者) 103위 시성식(諡聖式)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정말 바빴다. 근 일 년 동안 주(住)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을 포함한 명동 추기경님 집무실을 들랑날랑 심부름하느라 세월 가는 줄 몰랐다. (9부 계속)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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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most blessed story of my life 8
  
  -A club is medicine for a madman-
  
  Father Jim was independent of Sogang University since he was a Green Mary priest rather than a Jesuit. As a result, he was able to do lectures at various colleges (including Yongsan University of Maryland). He taught Western Ancient History, Western Medieval History, Latin, and Psychology at Sogang University. He eventually transferred to the Diocese of Seoul. He was the chief priest of the international parish in Seoul after serving as Cardinal Kim Soo-hwan's secretary, assistant priest in Yeonhui-dong, and assistant priest in Myeong-dong. There was no foreign parish building at the time. He rented the Jeongdong Franciscan Monastery in Gwanghwamun, the Hannam-dong Franciscan Monastery, and the Church of the Holy Martyrs on Jeoldusan Mountain to give Sunday Mass in English to foreigners.
  
  There were roughly 200 international believers from different nations, including those from the Philippines, Australia, Brazil, France, and Germany. In the church hall after Mass, we frequently engaged in talk over tea for around 30 minutes. A genuinely global and multiracial market existed there. English was used for communication nonetheless. There were sometimes Koreans who had wed abroad and some Koreans who came to learn English, but practically everyone else was a foreigner. There was, however, no separate foreign parish office at the time. So I also did church-related work in a professor's lab at Sogang University. Father Jim's income at other colleges was entirely distributed to support underprivileged college students (including neighborhood middle and high school kids).
  
  Father Jim was a history professor at Sogang University (I worked as an assistant), a secretary to Cardinal Kim Soo-hwan at Myeong-dong Bishop's House (I was Fr. Jim's secretary), and a senior priest at a foreign parish in Hannam-dong (Jeoldusan, Jeong-dong Franciscan Church). I was the manager. He also worked as an assistant priest (I was an assistant) at Yeonhui-dong and Myeong-dong Catholic Churches. Until that moment, my life had been spent utilizing the electrical talents I had gained to ease my own pain of poverty, and from that point on, my life had been spent helping others by making excellent use of another ability, English. This was a universe of delight and fulfillment unlike anything else.
  
  Sogang University has become my place of employment every day. My studio was Professor Jim's lab. My work here was basically translation and interpreting. And I got a call from the foreigners in Korea who wanted to know about English Mass. It was also my responsibility to post news from international church members over the phone in the bulletin. Like Professor Jim, I conveyed one individual in several roles. Masses and preaching were, of course, delivered in Korean at Yeonhui-dong Cathedral and Myeong-dong Cathedral. It was also my obligation to translate the English sermons into Korean.
  
  (Case: I would like to tell you a story about a stubborn donkey. One day, a young boy was leading his donkey along a mountain road. Suddenly the donkey stopped, and he would not move. The boy pulled and pulled, but the donkey stood firm. While the boy was wondering what to do, an old farmer came along the road. He saw the boy's problem and asked him, "Do you want me to help you get the donkey to move?" "Oh, grandfather, I would be most grateful for your help.“
  
  After hearing that, the old man took the donkey's bridle in his left hand. Then he picked up a large stone with his right hand and hit the donkey forcefully on the head. The donkey gave a jerk of his head and started to move along the road.
  
  The old man said to the boy, "You see, donkeys are stubborn. First, you must do something to catch their attention."
  
  Human nature is comparable to that of the donkey in today's story. Human nature may be unpredictable at times. There are moments when we must be strictly tough with ourselves, just as we gave the donkey a huge jolt and taught it its responsibility. So, we must govern and oversee our souls so that they do not leave our bodies.)
  
  This was the reason I had no choice but to start to translate first. It was not a period where document creation was done on computers, as it is today. All of them were written in ballpoint pen. The difficulty was that the majority of them (including college student reports and greetings from Korean Christians, but notably cardinals and bishops) were written in a calligraphy manner that was difficult for Westerners to read. This was particularly true when Chinese characters were used. When I was at Yeonhee Cathedral, It was the feast day of the priest. The former president, DJ, sent me a handwritten Feast Day card to give to the priest. (More than half of the congratulations were in Chinese characters.) At the time, DJ was confined to his home but attended mass every Sunday.
  
  So, once I completed the first assignment, the professor completed the last touches. I was really sorry to watch him from the side whenever he corrected the text I had translated. It was because of the fact that he drew a lot of red lines. But he always told me with a smile on his face. "Excellent. You did a good job." The year 1983 was extremely busy with preparations for the canonization of the 103 Korean victims, which was scheduled to take place at Yeouido on May 6, 1984. For over a year, I ran errands in and out of the Cardinal's office in Myeong-dong, including the Vatican Embassy in Seoul. I was so busy that I didn't notice the passage of time. (be continued Part 9)
  
  Than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