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법원, 노무현 명예훼손 사건 판사 관련 입장문…되레 논란만 키웠다》왜 논란만 키웠을까? 한 마디로 잘라 말하면 ‘가재가 게 편’을 들자니까 억지를 부릴 수밖에 없었고 억지가 논란을 부르는 것은 정상이다.
  
  기사의 허부는 이렇다 이로써 모든 게 설명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한 판결에 담당 판사의 정치성향이 반영됐다는 논란과 관련, 서울중앙지법은 13일 오후 이를 반박하는 입장을 내놨다. 그런데 서울중앙지법이 내놨던 입장의 내용 일부를 둘러싸고 “사실 관계를 호도했다”는 지적이 또다시 제기됐다.〉
  
  여러 사람이 법원의 입장문을 비판했다. 그래서 나는 여러 사람이 말하지 않은 것 하나만 말하겠다. 저 입장문은 국민의 정당한 비판을 ‘압력’이라고 표현했었다. 비판을 압력으로 치는 것은 법원제일주의가 골수에 사무쳐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비판하는 자유 국가에서 법원만 비판받지 않겠다는 자세가 반국가적이고 반국민적이고 반법률적이고 반민주적이다.
  
  한 30년 전까지는 법원에서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으면 “위는 등본이다”는 말이 커다랗게 적혀 있고 바위 같이 큰 도장이 찍혀 있다. 관청에서 발급하는 문서가 저렇게 무엇무엇이다고 쓴 위압적인 공문서는 전혀 없었고 저처럼 큰 도장도 안 찍는다. 법원만이 저랬던 것이다. 요사이는 “등본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물론 도장도 작아졌다. 법원의 대국민 고자세가 어제 오늘이 아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영국 신문이 '한국에서는 법원이 법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취지의 기사를 실었었다 오죽했으면 외국 신문이 그랬겠나. 우리 언론이 저렇게 썼다면 법원이 어떻게 나왔을까. 비판을 압력이라 했으니 이때는 ‘폭력’이라 하지 않겠나.
  
  이 나라를 법원이 앞장서서 무너뜨리는 것만 같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이런 법원을 놔두고서는 안 된다. 법원 스스로가 개혁하면 가장 좋지만 기대 가능성이 없다. 혁명 상황이 아니고선 이룰 길도 없겠는데 과연 누가 이루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