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남재준 전 원장을 “찢어 죽이자”고 했다. 2017년의 일이다. 그 정도가 아니다. 북한은 “괴뢰정보원장을 지낸 남재준놈은 용암에 넣고 녹여버려도 모자랄 악질쓰레기”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그 다음 해에 남재준 전 원장은 대한민국 적폐1호로 지목되어 수감됐다.
  
  그런 그가 오늘 '옥중에서 쓴 군인 남재준이 걸어온 길'이라는 제목의 책, 즉 그의 자서전을 출판하는 기념모임을 가졌다. 그는 이 책을 펴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내가 대장으로 진급하여 아버님을 찾아뵈었더니 '국록을 먹고도 나라에 큰 일을 하지 못 하였을 때는 회고록을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나는 40여 년 국록을 먹고 살아왔으면서도 내 조국에 이렇다 할 기여한 바 없음을 부끄러워하여 회고록을 쓰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내가 수감되자,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굴원의 누나처럼 그 애달파하시는 모습에, 여든이 넘으신 누나가 혹 잘못 되실까 걱정되어 위로해드릴 목적으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이후 형님의 지극하신 사랑과 격려에 의지하여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그 편지들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남재준.
  북한이 '찢어죽이고 싶고, 녹여버려도 모자랄 악질쓰레기'라고 욕했던 그의 출판기념회엔 생각보다 참석자가 적었다. 다들 눈치 9단들이라 발걸음이 안 떨어졌던가 보다.
  
  어지러운 세상,
  약삭빠른 사회다.
  8순이 다 되신 남재준 원장님,
  진정한 군인정신의 표본,
  남재준 대장님의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