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선거 후에 몇몇 유튜버들이 부정선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투표소 5개소에서 사전 투표의 여야 득표 비율이 69:31로 일치하는 것은 이상하니 부정선거를 의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종의 득표수 조작이 없으면 불가능한 현상이라는 논리다. 많은 사람들이 선거결과에 실망하여 무슨 이변이라도 찾고 싶은 터에 귀에 솔깃한 낚시 미끼인 듯하다. 그래서 또다시 부정선거 괴담이 SNS 등을 통해서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우리는 이런 괴담에 위안을 찾기에 앞서 냉철하게 현실을 살펴봐야 한다.
  
  강서구민 전체의 정치 성향이 비슷하다면 강서구 131개 투표소 중에서 5개 투표소의 득표 비율이 소수점 아래를 빼고 일치할 확율은 매우 높다. 그리고 투표율을 조작해서 부정선거를 자행하려면 굳이 득표율을 특정값을 만들 이유가 없거니와 득표수를 조작해서 특정 값에 맞추기도 매우 어렵다. 지난 4.15 총선 이후에도 이런 수치적인 특이성이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여러 보수 유투버(가로세로연구소, 공병호, 이봉규 등등)들이 마구 떠들어 댔는데 어리석은 정신승리에 불과하다. 그뿐 아니라 보수진영을 패배의 늪으로 몰아가는 자해행위이다.
  
  우리는 69:31의 수치를 놓고 부정선거를 의심하기 보다는 여야 사전투표 비율이 2배 이상 차이 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 심각성을 고민해야 한다. 전체 득표율 56:39와 현격한 차이는 보수층의 사전투표 기피 현상이 여전히 두드짐을 보여주고 있다. 사전투표율의 부진으로 결국 보수층 전체 투표율이 낮아져서 득표율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봐야 한다. 사전투표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고 투표율 향상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편 여야 사전투표 득표율 차이에서 사전 투표제도가 보수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사전투표제를 폐지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보수진영의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수 밖에 없다. 좀더 많은 보수층 유권자들이 사전투표를 적극 이용해서 본투표 당일의 사정으로 기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부정선거론이 매번 큰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 보수진영의 이 고질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으면 앞으로 백중세의 선거에서 백전백패하지 않을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