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유하의 저서 ‘제국의 위안부’가 유죄 선고를 받았다는 기사를 읽었었다. 비로소 그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 지역 도서관을 검색하니 그 책이 없었다. 우리 市에는 대충 12군데에 시립 도서관이 있다. 우리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만 대략 20만 권을 소장하고 있으니 우리 시 전체로는 약 240만 권이란 책이 있는 셈이다. 대단한 장서를 자랑하지만 어쩐 일인지 ‘제국의 위안부’는 없었다.
  
  2. 그 후 통영에 며칠 머문 적이 있었다. 혹시나 통영 지역 도서관에는 그 책이 있을까 싶어서 검색을 해 보니 있었다. 물론 법원의 판결에 따라 여러 군데가 삭제된 책이었다. 친구가 그 책을 대출받아 왔다. 단숨에 읽었다. 굳이 도서관에서 빌려 불려고 했던 것은 그 당시 무언가 짓누르는 사회 분위기상 판매도 하지 않을 거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3. 며칠 전에 대법원에서 박유하 씨에게 무죄선고를 했다. 마음으로 박유하 씨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법원에 감사가 아닌 욕을 퍼부었다. 9년 4개월이나 걸린 무죄판결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며칠 후 박유하 씨가 “좌도 우도 ‘제국의 위안부’를 誤讀했다”고 말한 기사가 조선일보에 실렸었는데(23.10.30) 기사 제목에 머리가 빙 돌고 어지러웠다. 그리고 말했다. 어. 이건 아닌데. 어떻게 오독했는지 모르지만, 또 무슨 의미로 저 말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듣는 '우'는 섭섭하고 언짢았다. 나는 통영에까지 가서도 자기 책을 찾아 읽었는데 오독했다니? 그리고 좌도 우도 오독했다는 말은 자기만 똑바르다는 말이 아니랴. 이 더러운 기분을 글로 쓰려 했지만 쓰지 못했다. 무식해서.
  
  4. 오늘 조선일보에 김윤덕 기자의 칼럼.《정의연도, 박유하도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다》는 게 있다.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으나, 몇 자 안 되는 이 글을 짓지 못하여 나는 쓰지 못했는데 김윤덕 기자는 내 마음속을 들여다본 듯이 썼다. 제대로 되돌려 준 것이다. "좌도 우도 오독했다"는 말에 응전하여 ”정의연도, 박유하도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다“고 덜도 더도 아닌 딱 그대로 되돌려 주었다. 역시 기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