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대기자 출신 김순덕은 지난 2월29일 동아일보 A30면 '김순덕 칼럼'에서 "민주주의 석학 임혁백은 왜 '이재명의 망나니'가 됐나"라는 글을 발표했다. 오는 4월10일 실시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이 후보자 공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은 비교적 조용한 반면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시끄럽다. 이재명의 마각이 드러나면서 이전투구(泥田鬪狗) 문자 그대로다. 당대표 이재명을 폭군 '연산군'으로 혹평하는 설훈 같은 공천 탈락자가 있는가 하면 정청래 같은 공천 당첨자는 "이재명은 시대정신이요, 축구 대표선수 손흥민 같은 존재"라고 추켜세우고도 있다. 이재명은 이같은 형국이 전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 "원래 공천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이 있기 마련"이고 "입당과 탈당은 자유"라고도 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공천혈투를 바라보면서 '일장공성(一將功成) 만골고(萬骨枯)'라는 옛말이 떠올랐다. 한 명의 장군이 큰 공을 세우려면 수많은 병졸들이 뼈를 산하에 뿌려야 한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이재명 한 사람의 성공을 위해 측근 아닌 세칭 '비명(非明)'이 피칠갑이 되고 있다는 풍자로 보인다.
  
  이재명을 등극시키는 공신록(功臣錄)에 제일 먼저 기록되고 있는 인물이 바로 김순덕이 지적한 '민주주의 석학 임혁백'이다. 임혁백은 1952년 경주 출신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대와 고려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세계화 시대의 민주주의' 등 26권의 저서가 있다. 민주주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교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진보로 포장된 좌파성향 정권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이라는 자리에 발탁됐다. 임혁백이 민주당 공관위원장이 되고 난 뒤 그가 내뱉은 앞뒤 맞지 않은 주장과 원칙은 횡설수설로 일관됐다. 그래서 '허수아비' '꼭두각시' 등의 비판을 받고도 있다.
  
  이런 임혁백의 언어 유희에 직격탄을 날린 논객이 김순덕 대기자이다. 사전적 의미의 '망나니'는 "언동이 몹시 막된 사람"이거나 "예전에 사형을 집행할 때에 죄수의 목을 베던 사람"이다. 주로 중죄인 가운데서 뽑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민주주의 석학, 임혁백'이 어쩌다가 죄수의 목이나 베는 '망나니'가 되었는가?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