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9일자 부산일보 10면에 보도된 1단짜리 기사 제목은 이렇다. "해운대아파트 주차장서 화재, 유명인 소유 차량 등 3대 피해" 기사 원문을 옮겨 적는다.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불이 나 차량 1대가 전소했다. 불에 탄 차량의 차주는 유명인 A씨로 알려졌다. 부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6시52분 해운대구 중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불은 주차된 차량 1대에서 시작돼 근처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를 태우고 15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차량 1대는 전소하고 인근 차량 2대는 열에 의해 차량부품 일부가 부서져 1650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차된 차량에서 불이 나는 것을 발견한 주민들의 신고로 소방당국이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중이다. 변00 기자>
  
  이 기사의 핵심은 주차중인 차량에서 불이 나 차량 3대가 불탔다. 불에 탄 차량은 유명인A씨 소유다. 소방과경찰이 합동으로 화인조사를 하고 있다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특히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유명인 A씨'가 누구일까가 아닐까? 그런데 기사의 어디에도 '유명인 A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이를테면 '유명인 A씨'가 연예인인지 운동선수인지 국회의원 출마 후보자인지 아니면 성악가인지 배우인지, 사회 저명인사인지등에 대한 인물정보는 제대로 소개가 없다. 유명인 A씨가 타고다닌 차종도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
  
  취재기자가 유명인 A씨를 기사로 작성하고 해당면 편집 담당자가 기사제목으로 클로즈업시킬 정도라면 신문구독자도 기사의 주인공인 '유명인 A씨'가 누구이고 그가 타고 다닌 차종도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을 것이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줄 의무가 해당 언론에 있지 않을까? 이렇게 애매모호한 차량 화재기사는 기사로서의 기본조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원래 특종기사는 1단짜리 한 줄 기사로부터 시작된다는 명언이 전해오고 있다.
  
  신문을 구독하는 고객들은 주 목적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라디오나 TV, 유투브 등을 통해 들은 소식을 신문기사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신문이나 방송뉴스를 듣다 보면 사람이나 회사, 단체, 지명, 건물, 학교 등의 명칭을 영어로 표기하거나 모(某)씨, 모(某) 등으로 쓰고 있다.
  
  언론보도가 왜 이렇게 애매모호한 기록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수는 없다. 아마도 '개인정보 비밀 보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기도 한다.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보도의 경우 '개인정보 비밀 보호'와 '알 권리'는 상치된다. 심지어 공인의 범죄나 흉악범의 범죄까지도 주인공의 신분을 함부로 공개할 수 없게 된 오늘의 언론 현실이 답답해 보이기도 한다. 기사에 대한 궁금증이 깊어지면 와전이 확대되고 여론이 오도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사 가운데 '전소했다'는 '전소됐다'가 제대로 된 표현이 아닐까? 또 아파트 내 같은 주차장인데 '근처'와 '인근'도 불이 난 차량 '옆'이란 표현이 옳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