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됐다가 박근혜 정부 들어와 사실상 중단된 러시아 천연 가스관의 한반도 연결사업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러시아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 가스가 북한을 거쳐 가스관을 통해 한국까지 올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이 사업이 노무현 정권의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러시아를 방문해 시베리아 가스관을 한국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 그러나 이후 가스관의 북한 통과 문제로 난관에 봉착했고, 결국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유야무야됐다.

한국과 러시아의 가스관 연결사업은 안보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 러시아는 그동안 가스관을 자국 안보의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실제로 러시아는 2006년과 2009년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봉쇄하여 자국의 자원을 무기로 활용했다. 천연가스의 상당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가스 공급 문제로 러시아에 대해 할 말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경우 유사시 남한으로 연결된 가스관을 무단 봉쇄하거나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1948년 남한에서 5·10 총선거가 실시가 실시된 직후 남한으로 연결된 모든 전기를 끊었다. 북한이 전기를 끊자 남한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의 경우 한국, 일본, 대만을 하나로 묶어 자국에서 생산하는 셰일가스로 ‘에너지 동맹’을 구축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만약 한국이 러시아 가스관을 선택하여 미국의 경제동맹에서 이탈하게 되면 한국은 미국의 정치-경제-안보 방어선에서 이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 공급 문제는 경제문제를 넘어서 국가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러시아 가스관 연결사업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치밀한 논의를 거쳐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출처: 통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