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라는 'Delta blues'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임금인상과 노동력 부족 등을 이유로 중국을 떠나는 외국기업들을 소개했다.

홍콩 등지에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는 TAL의 대표 로저 리(Roger Lee)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임금이 두 배 올랐다”며 “2008년 광동성 동관(Dongguan)시의 의류 생산비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의 절반이었으나 지금은 그 차이가 없어졌다”고 했다.

강소성 양주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5.6%로 잡았는데,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인상폭이다. 동관시의 한 완구업체 운영자는 “노동집약적 제조업은 중국에서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며 “상당수 기업들이 동남아 등지로 떠났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달 6일(현지시간) 중국의 2014년 임금 인상률이 10%를 넘어 제조업 공장의 해외 이전이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은 주민 지지를 확보하고 서비스산업 위주로 경제성장 모델을 전환하고자 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2011~2015년까지 5개년 경제계획에 따라 기존의 최저임금을 40%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방재정 확충, 임금 현실화 등을 고려한 결과다.

심각한 노동력 부족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수십 년간 한 자녀 정책을 유지하는 바람에 일할 수 있는 청장년층(15~59세)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젊은 세대에서 저임금 노동을 기피하는 경향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갈수록 제조업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광동성 선전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을 13.0%로, 강소성 양주시는 15.6%로 각각 제시했다. 선젠광 미즈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에) 저부가가치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추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공해에 대한 규제강화와 위안 가치 상승도 이런 추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경제는 중국과 달리 제조업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제조업 부흥정책을 펼친 결과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제조업분야 직접투자는 2012년 8984억 달러로 2004년 이후 89.2% 급증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한국-독일-일본 등 외국기업의 미국 내 생산 공장 건설이 활발하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2009년 10월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낮은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달 수출은 1949억 달러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