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 힌두, 명상, 참선, 해탈에 대하여 - 석지현 스님과의 대화
  
  <1983년 6월 마당>
  
  요즘 책방에 가면 지열된 책 표지들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얼굴은 함석헌옹과 크리슈나무르티일 것이다. 이 두 분에 대한 책, 혹은 이 두 분의 말을 모은 책들이 근스무 종이나 한꺼번에 나와 불황의 출판 풍토에서도 잘팔리고 있다. 두 노(老)사상가의 르네상스라고 할 이런 출판 붐은 오늘날의 한국인들이 기존 사상이나 종교의 틀 속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행동, 또는 그 너머에 있는 사상을 갈구하고 있는 어떤 경향을 보여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두 사상가에게 공통된 것은 종교인이면서도 그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는 자세일 것이다. 그런데 크리슈나무르티의 책은 10여 권이나 번역되어 나왔으나 막상 그의 신상 관계를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의 번역자들도 프로필 정도의 지식밖에는 갖고 있지 않았다.
  
  크리슈나무르티에 대한 글을 써줄 필자를 수소문하다가 석지현 스님을 찾게 되었는데 지난 1월에는 이미 인도로 가서 두 번째 성지 순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가 지난 봄 그가 머물고 있는 경북궁 앞 법연사로 찾아갔다. 그는 추위에 떨고 있었다.
  
  키가 작고 바싹 여윈 몸집에 목소리조차 가냘픈 석지현 스님은 '넉 달동안의 여행에서 돌아와 한국에 적응중이다'고 했다. 그는 손님을 맞아 차 대접을 하더니 '이 소리 한 번 들어보세요'라면서 방 구석에 걸이를 만들어 달아 둔 바라를 조심스럽게 쳤다. 덩…덩…덩 여운이 아주 긴 바라소리가 방안을 은은히 메웠다.
  
  석지현 스님은 '69년에 '중앙일보'를 통해문단(시)에 나온 이후 가장 글을 많이 쓰는 승려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게 되駭? 그는 특히 '77년에 인도 성지를 순례하고 '78년에 예루살렘을 순례한 이후 인도의 사상이나 힌慣낯?소개하는 책이나 글을 많이 썼고 '마하무드라의 노래'(라즈니쉬 강론집)등도 번역, 크리슈나무루티, 라즈니쉬 등 인도의 성자들 저서가 최근 붐을 일으키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 몫을 했다. 여성적인 인상을 풍기는 그의 말투는 감수성이 돋보이는 그의 글과 매우 닮은 느낌을 주었다.
  
  - 몇 년전에 스님께서 인도 성지 순례를 다녀와서 '혜초의 길을 따라서'라는 책을 썼고 이어서 홍신자씨와 함께 라즈니쉬의 '마하무드라의 노래'강연록을 번역했는데, 요즘 보니까 라즈니쉬와 함께 크리슈나무르티의 강연록이 한꺼번에 한국에 소개되면서 인도 사상이 붐을 이루고 있는 느낌입니다. 여기에다가 선이나 노장 사상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놓아지고…
  
  인도의 사상은 워낙 넓고 깊고 크지요. 히피도 이거 인도예요. 히피의 그장발하고 마리화나 피고 이러는 스타일이, 힌두의 요기(Yogi)들 그 겉모습이예요. 그래서 사실은 히피들이 굉장한 공헌을 했죠, 동양 서양에. 람다스란 사람이 있어요. 람다스, 이 사람이 미국 사람인데요, 이 사람이 하바드대학 교수였나? 심리학 교순데 아직 살아 있습니다. 이 사람이 최초로 뭘 썼냐믄, 마리화나, 이 마리화나가 우리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논문으로 썼냐믄, 마리화나, 이 마리화나가 우리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논문으로 썼어요.
  
  근데 그게 별로 해롭지 않다는 거 아녜요, 실제는 단지 그것을 피워서 비일상적인 경험, 그걸 맛보면 자꾸 일상은 무의미해지고, 그거에 의미를 주니까 우리가 볼 때에 이 사람이 폐인처럼 보이지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논문을 써서 쫓겨낳죠. 결국 그래가지고 이 사람이 인도를 갔죠.
  
  인도의 성자를 찾아 다니면서 한 삼 년 돌아다녔죠. 그 때 굉장히 훌륭한 힌두의 성자를 만났어요. 그래서 그 사람한테서 이 요가 수행도 하고 명상 공부도 하고…. 그 스승이 람다스를 미국으로 돌아가게 했어요. 가 가지고 명상 운동을 하라고. 그래 가지고 람다스가 미국으로 가서 인도의 성자들이 어깨에 매는 줄악긴가… 그걸 치면서 노래를 하고 시를 읊고 그러면서 얘기를 해요. 그런 짓을 람다스가 한 거예요. 히피들을 모아 놓고. 그 때 서양에선 막 히피들이 일어 났는데… 그 히피들이 그 전에는 서양의 그 짜여진 문명에 싫증나서… 인도의 요기들 바로 그 모습이예요. 그 장발들이. 그 흉내낸거지. 람다스가 오면서 그렇게 변화가 되지요.
  
  - 요기라뇨?
  
  요가스, 명상가죠. 요기(Yogi)라고도 해요. 요기. '구루'는 한 계단 높지. 구루는 스피리추얼 티처(Spiritual Teacher) 이지요. 그래서 람다스 중심으로 모여 그때부터 람다스가 명상운동을 시작했지. 책도 많이 썼고 람다쉬 아쉬람도 만들고…아쉬람이란 명상 센텁니다. 아쉬람이란 휴식처란 말인데요, 정신과 육체의 휴식처지요. 누구든 가서 돈을 내면 잘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명상에 참가할 수 있고. 아침 저녁 명상시간이 있어요. 그러면서 물리 치료를 겸하고, 아픈 사람은 단식이나 약을 안 쓰고 순 음식으로…그러니까 병원, 명상센터, 휴양소, 세 개를 겸한 거죠. 이 아쉬람은 굉장히 많아요. 기독교나 불교의 기존 종교가 아니라 아쉬람이 하나의 중심이 되는 거예요.
  
  - 그럼 이걸 하나의 종교로 규정하는 게 아닌가요?
  
  그렇죠. 예를 들어 누구 훌류한 스승이 있다면 그 사람의 아쉬람이 붙어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누구든지 꼭 그 사람 추종자가 아니더라도 쉬고 싶으면 돈 내면 되니까… 하루 저녁 쉬다가 시간표에 명상 시간 있으니까 그때봐서 참여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말고….
  
  - 그럼 명상은 힌두식으로 합니까?
  
  명상할 땐 여러방법이 있죠. 예를 들어, 기존 명상 테크닉 중 하나를 하던가 인도 노래를 듣던가… 아쉬람마다 모두 조금씩 달라요. 힌두는 종교라기 보다는 우리 보기에는 샤먼이랄까… 여하튼 이렇게 강요하는 종교가 아닌, 생활 속에 젖어있는 종교라는 것이 다른 종교완 좀 다르더구만.
  지금 미국엔 아쉬람이 얼마나 많은지, 람다스 아쉬람이며 각 지역 중심 아쉬람에다 도시 중심으로 결성된 아쉬람이 한 오륙십 개 넘어요. 로스엔젤리스의 스프리추얼 뉴스 페이퍼처럼 도시 중심으로 명상 신문이 나옵니다.
  
  미국에는 완전히 조직화되어 있어요. 람다스가 미국을 가면서 히피들이 마리화나라는 약으로 체험한 세계를 약이 아닌 명상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지요. 그래서 그 때부터 동양을 공부하기 시작했죠. 그 때 소개된 사람들이 요새 우리가 아는 크리슈나무르티, 라즈니쉬, 마할리쉬, 묵다난다… 묵다난다 이 사람은 작년에 죽었는데 정통 힌두 부류죠. 그리고 또… 한 사람이… 미국으로 건너간 구루가 있는데 이 사람은 티벳 사람이예요, 트롬파라고. 아직 우리 나라엔 소개가 안 됐죠.
  
  - 트롬파라뇨?
  
  트롬파 림포체라고 하죠. 림포체라면 화신, 그러니까 부처가 죽으면 부처가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나쟎아요, 다른 폼으로? 이런 식으로 다시 화신한 거죠. 그리고 트롬파는 티벳의 굉장히 훌륳한 고승인데, 트롬파가 계속 화신으로 이 세상에 나오는 거예요. 사람,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그 트롬파예요.
  
  - 그러면 이 분은 티벳에서 한 분뿐이 없습니까?
  
  그럼, 트롬파는 하나지. 예를 들어 원효대사라면 원효 대사이 화신은 계속 하나일 거 아니야? 트롬파가 열다섯살까지 티벳 정통을 공부 다 하고 나서, 나롯바라고 티벳에서 아주 훌륭한 사람인데, 그 밑에 있다가 그 때 바로 히피들이 인도로 가서 일부는 미국으로 그리고 유럽으로 돌아가는 물결에 휩쓸려서 이 사람이 결혼을 영국 여자랑 하고 미국으로 가죠, 히피들 하고 같이. 가서 조그만 나롯바 인스티튜트를 세워 가지고 가르치고 연구하다가, 지금 큰 대학이 됐어요.
  
  알렌 긴저버그라고 있죠? 그 사람이 거기 교수예요. 그 사람도 트롬파 멤버예요. 그리고 존 레논 같은 가수도 같은 멤버였고. 그래서 트롬파가 미국을 간 후 람다스에 못지 않게 정신적 구루가 되죠. 이런 사람들이 거봉이죠. 세계적으로.
  
  - 요즘 책 방에 가 보면 크리슈나무르티의 책이 십여 종이나 나와 있고 모두 잘 팔리는데….
  
  크리슈나무르티 이 사람은 제가 이번에 만났어요, 캘커타에서. 참 인상이 좋더구먼. 아주 조그맣고 예쁜 할머니 인상이야. 그리고 우리 나라 책에는 양복 입고 나오죠. 근데 그게 몇십 년 전에 찍은 모양이야, 영국가서. 원래 영국의 신지학회야, 그 쪽에서 이 사람을 키웠거든요. 그 쪽에서 크리슈나무르티를 아주 어려서 데려갔지, 영국으로. 이 사람을 키워서 자기네들 교주를 만들려고, 종교를 하나 만들려고 그랬죠, 허허. 그런데 크리슈나무르티가 나중에, 자기는 교주도 아니고 필요없다고 뛰쳐 나왔죠. 그래서 이사람의 주장은 종교도 필요없고 스피리추얼 티처도 필요없다는 거야. 어떤 명상도 필요없고….
  
  그러니까 부정이예요. 어떤 영혼의 각성상태, 그것만 얘기하죠. 그러니까 이 사람이 굉장히 높아요. 높아서 많은 지식인들이 이 사람을 따르지요. 근데 이 사람의 약점이란 것이, 어떤 구체적인 명상 테크닉이 없으니까 들을 땐 그것으로 됐다구, 근데 듣고 나면 그것으로 그쳐요. 그러니까 말을 들은 사람이 그걸 실천으로 옮기게끔 하는 게 없다는…. 실천이란 게 없어요. 크리슈나무르티는 투 비 어웨어(To be aware)라는 말을 자꾸 쓰는 거예요. 또 '렛즈 토크 이취아더'(Let's talk each other), 솔직히 얘기하자는 거야, 솔직히.
  
  종교도 필요없고, 어떤 명상도 우릴 구제하지 못하고,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테크닉은 없어요. 우리가 그 경지에 어떻게 도달하느냐는 '하우'가 없고, 이게 약점이지. 그러니까 책을 읽고 들을 때는 내가 됐는데 덮어 놓으면 나는 그저 그거예요. 이 사람을 보니까, 그 양반은 어떤 순간적인 변화가 있어서 높은 경지에 이른 것 같아요, 본인은. 보니까 이 노인 아주 예쁜 할머니 같아. 목소리도 크지도 않아. 딱 이렇게 두 시간 앉아 있는데….
  
  - 물론, 마이크로?
  
  마이크로 말하는데, 갈수록 힘이 나죠. 눈빛도 예리해지고 물이 흐르듯이 죽죽… 역시 파워가 있습디다, 자기 나름대로의. 근데 그 사람 그러면서 자기가 의심스러운가 봐요. 자꾸 물어요. '두 유 언더스탠드?', 내 말을 이해하냐는 거지요.
  
  - 청중은 많습니까?
  
  한 천 명 나왔어요. 인도에서는 실내에선 절대 안해요. 그냥 풀밭에 죽 장막 쳐 놓고.
  
  - 그러면 야외에 죽―욱 천막을 칩니까?
  
  갓으로 주―욱 울타리 천막이지.
  
  - 아, 덮는 천막이 아니고?
  
  아니, 옆으로. 그리고 밑에만 보료 깔고, 연단엔 조그만 천막 집을 짓죠, 천으로. 그 안에 서서가 아니라 앉아서 얘기하죠.
  
  - 그 분 수염은 안 났죠?
  
  수염 없어요, 그저 예쁜 할머니라. 머리도 긴 것도 아니고 딱 짧고.
  
  - 머리가 허옇죠? 하얗데,
  
  아주 히어.
  
  - 키는 어느 정도….
  
  자그만 해요, 큰 키는 아냐. 그러니까 자그맣고 예쁜 고귀한 할머니, 딱 맞아요, 딱 할머니 타입이라. 그 분, 결혼했어요?
  
  - 그 분 결혼 안 했죠?
  
  그건 내 확실히 모르겠오.
  
  - 청중들이 질문할 기회는 줍니까?
  
  그건 안 줍디다. 얘기하다 질문을 하니까 막아버리더만. 그거 또 묘하데. 글세, 다른 데선 몰라도 자기 얘기만 해버리데. 그래 내가 들으면서, '아, 좋다, 근데 너무 높다', 그런 느낌이 들데요. 왜냐면 캘커타가 인도에서 또 인도예요. 크리슈나무르티가 얘기하는 밖을 나가면 오 미터 십 미터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막 늘어져 있는 거예요. 배가 고파서. 공산주의 코뮤니스트 깃발도 여기저기 펄럭이고. 왜냐면 거기 웨스트 벵갈이 공산주의예요. 주(州)정권이.
  
  그리고 그런델 헤치고 지나면 완전히 금으로 수 놓은 호텔이 있고, 그 안에 들아가면 이게 너무 차이가 극심해요. 더럽고 추하고…. 근데 그런데서 너무 하이(high)를 얘기하니까 완전히 현실하고 동떨어져버리는 거야. 그게 자기 세계야, 자기만의 세계. 그래서 그런 느낌이 들데.
  
  - 강연은 영어로 합니까?
  
  영어로 하지요. 캘커타에서 이 분이 강연하실 때 3일을 했는데, 캘커타 크리슈나무르티 협회가 있어요. 마드라스 협회…. 이런 델 가는 거예요. 거기서 초청을 해 가지고.
  
  - 거기서는 사업도 많이 하죠? 말하자면 기금을 모으기 위해 책을 엮어내고….
  
  그렇지요.
  
  - 그이가 직접 쓴 것은 없지요?
  
  하나도 없어요.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책, 테이프 레코드를 갖다 놓고 팔죠. 끝나고 시작하기 전에 팔아요. 근데 원래 그 분은 시를 썼대요.
  
  - 그 분의 사상적 기반은 불교쪽보다는 힌두쪽입니까?
  
  힌두쪽인데 또 딱 그렇다고 할 수도 없는 그 양반의 독자의 세계죠. 인도 정신에 뿌리를 둔 자기 독자의 세계, 힌두교도 아니고 불교도 아닌, 기독교도 아니고 이슬람도 아니고, 완전히 부정하는 거야, 이 사람은 모든 종교, 스피리추얼한 거, 명상이라고 하는 거, 조직이라고 하는 거, 다 부정하는 거예요. 어떤 일상이라고 하는 이런 것을.
  
  - 그렇다면 일종의 무정부주의?
  
  완전 무정부, 무교주의지. 또 허무주의도 부정이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은 어떤 이즘이나 어떤 체제나 어떤 종교도 우리를 구원하지 못한다는 겨예요. 단지 우리 자신이 깨어 있는 상태, 이것만을 계속 얘기하는 거예요. 근데 이게 어렵지, 이게 어려운 거야. 그 상태가 바로 절정인데… 허허.
  
  - 아무 전단계 없이 바로 그런 얘길 하니까….
  
  그러니까 우리한테는 이게 무지무지하게 어려운 거예요. 근데 이 크리슈나무르티의 경우에는 특별한 명상이나 수련이 없었던 모양이예요. 순간적으로 그 영혼이 어떤 절정으로 간 것 같아요.
  
  - 갑자기 어떤 도약을 한 거로군요.
  
  그런 걸 불교에서는 돈오(頓悟)라 그러지, 돈오.
  
  - 돈오라구요?
  
  응, 돈오, 금방 갑자기 깨쳤다는 거요. 비약을 한 거지. 아마 그런 것 같애, 보니까. 근데 그게 우리한텐 좀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많은 지식인들이 그 사람을 따르고… 그리고 크리슈나무르티 다음에는 라즈니쉬가 있죠. 이 사람은 또 다르죠. 크리슈나무르티완. 심리 정신 분석학 있죠, 그걸 많이 도용했어요. 정신요법들 있죠, 그걸 많이 도용한 사람이야. 그리고 실제로 이사람의 사상은 자이나교 가정에서 태어났지. 자이나교라면 우리 나라에 소개가 안됐는데….
  
  - 자이나교요?
  
  이 자이나교의 교주가 마하비라인데 마하비라는 부처와 동시대에 태어난 인도의 성자예요. 근데 이 마하비라가 석가와 거의 같아요, 사상도 같고 모든게. 그리고 부처와 마하비라는 같이 다녔어요, 꼭. 마하비라가 가서 자리를 잡아 놓으면 그 다름 부처가 가는 거야. 가서 마하비라가 잘 해논 자리를 불교화하는 거예요. 가서 불교 포교하고. 그래 어찌보면 부다가 좀…, 좀 안 좋았죠. 꼭 마하비라뒤를 따라다녔으니까. 하여튼 같이 다녔어. 그리고 스토리도 거의 같아요. 둘이 다 왕자고. 근데 다른 것은 마하비라는 엄격한 고행을 주장하죠. 살생 금단도 철저해요. 그래서 자이나교 신자들은 절대로 농업을 안 합니다. 죽이니까. 벌레 같은 걸 쟁기 갈 때.
  
  상업을 합니다, 이 사람들. 그리고 마스크 쓰더군, 입에다. 파리, 모기 같은 것이 입으로 들어가면 절로 살생을 하게 되니까. 비가 오면 움직이지 않아. 풀잎에 벌레들이 나오면 그걸 밟아 죽일까봐… 그게 아주 철저해요. 그리고 자이나교 신자들 내가 만나 봤는데, 철처한 채식주의예요. 아주 삼엄하던만. 인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아주 추합니다.
  
  근데 마하비라, 자이나교 그쪽 가면 무지무지 깨끗해요. 집도 템플도 다르더만. 마하비란 서서 수행했어요. 칡덩쿨에 몸을 감았지. 몇 십년 도안 서있으니까. 하여튼 인간으로서 인간이 할수 없는 걸 한 삶이 이 마하비라지. 이 마하비라는 하겠다 하면 뭐든지 다 했으니까. 서로 그랬지만 부처가 이 마하비라의 영향도 많이 받았지. 불교의 불살생(不殺生)같은 것이 원래 마하비라가 시작한 거지. 첫째에요, 그건.
  
  - 그럼 이 종교가 지금도….
  
  지금도 있습니다.
  
  - 신도층이 두텁진 않지요?
  
  거의 소멸했죠. 소멸했는 데도 참 철저해요. 지금 거의 없는데… 그리고 마하비라는 원래 옷을 벗었죠. 벗고 수행해서 나쳅니다. 나체란 감각의 정복, 해방, 그리고 개인 소유에 대한 정복, 이런 걸 의미합니다. 근데 요즘은 옷을 입는 파, 벗는 파가 있답니다만. 자이나교 출신인 이 라즈니쉬 경우는 원래 철학 교수었어.
  
  나중에는 스피리추얼 티처로 전향을 하는데 하여튼 서양의 심리학쪽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자기 명상 테크닉에 그런 걸 많이 집어 넣었으니까. 그리고 기존의 힌두, 불교, 특히 인도에서 탄트라, 탄트라쪽을 대량 흡수했죠. 탄트라란 우리말로 밀교(密敎)이니데 원래 중국에서 잘못 번역한 거예요, 밀교가 아닙니다.
  
  - 밀교라 하니까 그냥 무슨 사교(邪敎)처럼….
  
  글세 그냥 탄트라예요. 중국으로 봤을 때 비밀 불교란 뜻이거든요, 이게. 근데 부디스트 탄트라지. 탄트라 중에서도 부디스트 탄트라가 중국에 온 밀교고 원래 탄트라는 힌두거든요. 탄트라란 '지혜의 확장, 테크닉'이라는 뜻이예요. 그래 이 탄트라랑 반대되는 것이 필로소피죠. 철학은 사고하는 거지만 탄트라는 테크닉예요. 수행하는 거… 다르지요, 이게. 라즈니쉬의 탄트라에 관한 책은 제가 다 옮겨 놨어요. 이 탄트라에다가 모든 신비주의, 즉 불교의 선(禪), 힌두의 탄트라, 이슬람의 수피, 유태교의 핫시비즘, 서양의 헤라클레이토스, 요가, 장자, 노자… 이런 식으로 모든 신비주의를 전부 섭렵한 거예요.
  
  - 동서양의 신비주의를 전부?
  
  예, 완전히 포괄해버렸죠. 그러니까 라즈니쉬는 동양과 서양을 동시에 안다고 그러는 거지. 그래서 히피들이 라즈니쉬와 크리슈나무르티 쪽으로 집단으로 분류가 되는 거죠. 근데 이 라즈니쉬는 지금 미국가 있지요. 가서 어마어마한 땅을 사가지고 완전히 왕국을 만들고 있대요. 그런데 이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는게, 모든걸 부수지요.
  
  종교를 부정하고 너무 자유를 부르짖으니까 제자들이 기존 사회와 적응을 못해요. 모든걸 때려 부수고 부정하고 거짓이라고 하니까 어딜 가나 트러블을 일으키는 거예요. 그래서 흔히들 라즈니쉬를 욕해요. 그건 왜 그러냐면 제자들 때문이지. 흔히 욕하는 것 중의 하나가 혼음(混淫), 프리 섹스를 부르짖었다 이거지. 근데 제가 보기에는 그 사람 제자들이 라즈니쉬를 확실히 이해 못했던 거같아요. 그 사람 말은 그게 아닌데…….
  
  - 이 사람은 그러면 종교 전반에 대해 공격적입니까?
  
  공격적이요. 모든 종교를 치는 거야. 마찬가지로 크리슈나무르티도 치는데, 크리슈나무르티 경우에는 부정을 하고 끝나는데 라즈니쉬는 부정을 해놓고는 모든 종교의 기본 텍스트를 갖고 와 자기류로 강의를 막 하는 거예요. 그걸 빌어서 모든 종교를 쳐버리는 거니까 수법이 좀 다르죠.
  
  - 약간 소피스트적인 그런 것도 있습니까?
  
  그런 것도 좀 있어요. 그래서 지금 미국에선 라즈니쉬가 대유행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약간 좀 천박한 기세가 없나… 라즈니쉬라 하면 해방, 멋대로 하는 주의,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 옛날 로스엔젤리스에서 멘슨이란 자가 머리를 빡빡 깎은 광신도들과 함께 샤론 테이트라는 유명한 여배우 일행을 비참하게 살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도 어떤 종교 집단을 만들어 가지고 멘슨이란 자가 하나의 소집단 교주 노릇을 하던데, 물론 그들이 이런 사람들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서양적인 사조도 아닌 것 같은데요….
  
  말하자면 이 라즈니쉬가 이런 사람들의 자리를 제공해 주는 분위기 조성의 역할 한셈이죠. 왜냐믄 라즈니쉬 경우는 모든 것을 하고 싶은 대로 하라니까, 결국 우리를 억누르는 모든 것에의 반항이니까 정신이 약간 돈 놈들이 거기 그냥 살판 났다고 설쳐 대니 실제로 라즈니쉬 제자들이 많은 문제를 일으켜요. 사생아도 많고, 그러나 라즈니쉬 이 사람 지혜로는 대단합니다. 지혜로서는 동양과 서양을 섭렵한 분예요.
  
  - 힌두 사상에서는 유태교처럼 메시아에 대한 기대는 없습니까?
  
  왜요, 있죠. 힌두에서는 신이지. 그런데 이게 우리가 말하는 신의 개념이란 것이 우리는 기독교적인 신뿐이 몰라요. 이게 문제지. 근데 힌두에서는 신의 세 가지 속성이 있죠. 첫째 창조의 속성, 이건 브라우마입니다. 신의 창조의 속성을 하나로 인격화한 게 브라우마고 그 다음 유지의 속성을 인격화한 게 비슈누고 마지막으로 파괴의 속성을 인격화한 게 쉬바인데 이 세 가지가 하나로 합친 것이 바로 옴이야.
  
  - 옴이요?
  
  이걸 풀어서 보면 a와 u와 m인데 a는 모음의 시작, 글자의 시작으로서 브라우마고 u는 우∼하니까 비슈누고 m은 입을 닫아버리니까 쉬바지, 파괴. 그런데 이 중에서 비슈누가 신의 유지의 속성을 인격화한 게 아니요? 그래 시대에 따라서 다르게 인격화하는 거지요. 어떨 때는 사람으로 또 어떨 때는 짐승의 폼으로 인간을 구제하기 위해 나오는 건데 지금까지 아홉 가지 폼으로 나왔는데 그중 여덟째가 크리슈나, 인도의 피리 부는 소년의 모습으로 나타난 거야. 아주 인생을 즐기고 연애도 잘 하고 그게 인도인들의 어떤 이상적인 인간형이야. 애인도 오십 명쯤 되고. 크리슈나, 이 사람의 디보션(Devotion)은 노래하고 춤추는 거예요. 요즘 히피들 처럼…… 별 것 없죠. 길 가면서도 노래하고 춤추고…… 이런 걸 우리나라 일부 기독교인들이 따서 하는게 바로 성회(聖灰)라고 있죠, 부흥회.
  
  요즘 순복음 같은 데서 하는 게 이거 같은데 어떤 인간의 비체계화된 것을 폭발시키는 거지. 그 다음 아홉번째로 나타난 게 부다라는 거야. 부처. 아홉번째 부다는 힌두교가 극히 형식화 됐을 때 명상을 부르짖고 나온 거예요.
  
  크리슈나가 너무 무지로 흘러버리니까 거기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게 바로 부다지. 그러니까 이 부다는 어떤 일정한 폼이 없는 거야. 크리슈나처럼 춤추고 노래하지도 않고 그냥 부다라는 폼으로만 온 거라니까 불교가 인정되지 않는 거야. 단지 신의 유지의 속성이 아홉번째 부다의 폼으로 나타난 것이 부다라는 거지. 그리고 열번째로 깔끼, 흰 말을 타고 온다는 거야. 수정처럼 흰 말을 타고 말야.
  
  - 그럼 깔끼는 아직 안 온 겁니까?
  
  아직 안 왔지요.
  
  - 그럼 성경상으로 비교해 본다면 이 깔끼의 존재는 엘리아, 예수, 아브람함과 같은 예언자의 존재와 비교 될 수 있나요?
  
  굳이 비교한다면 예언자가 아니라 예수와 같은 신이죠. 그러나 신의 아들이 아니라 신 그 자체가 오는 거지. 양 치는 소년이라든가 부다의 폼, 때로는 장군의 폼으로 그러니까 신의 개념이란게 유태보다 훨씬 깊은 거야, 인도가.
  
  -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이 여러 가지 다른 폼으로 내려온 것은 사람 살아가는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함입니까?
  
  그렇죠. 그리고 그 시대에는 그 유형이 맞다는 거지. 때로는 권력자로, 권력으로 뿐이 할 수 없을 땐 그 때는 권력자의 폼으로 나타날 수뿐이 없다는 거지요. 유지의 속성에 따라……그러니 이거 굉장한 겁니다. 힌두가 가장 무서워요. 이 세상의 모든 종교와 사상을 다 받아들이는데, 받아들여서 자리를 하나씩 주는 거예요. 불교? 비슈누의 아홉번째 화신, 부다. 기독교? 기독교가 나오면 거기에도 자리를 하나 줍니다. 공산주의, 또 자리 하나 줘요. 인도에서 카스트라는 게 많았는데 반항하고 그러면 카스트 하나 만들어 줘요. 순종하는 무리는 또 다른 카스트를 만들어 줘요. 그러니까 자리를 배급해 주는 거예요. 부정은 하나도 안하고 완전히 믿어버리는 거야.
  
  그런데 이슬람이 인도를 정복하고 인도를 이슬람화하려고 했는데 결국은 못 해버린 거예요. 그렇게 해서 태어난게 수피 아니예요. 그래서 결국 이슬람이 힌두화 되어 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