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KBS 뉴스9 보도 비평 - ‘현장추적’ 좋았다.
  
  
  [사회] ‘응시만 하면 합격’…불법 투성이
  
  <앵커 멘트>
  합격률 100%를 장담하는 운전전문학원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허술한 감독속에 갖가지 편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김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운전 전문 학원에서 도로 주행 시험을 치르는 차량을 따라가 봤습니다. 출발한 지 10분 만에 정해진 시험 코스를 벗어납니다. 그리고 주행 코스가 절반이나 남았는데 차량을 세우고 주행자를 바꿉니다. 심지어 오후에는 응시자 3명이 한꺼번에 타 같은 방법으로 시험에 합격합니다. 응시자 1명이 차를 몰아야 하는 거리는 5㎞지만 이들이 주행한 거리는 채 2㎞도 되지 않습니다.
  <녹취> 시험 응시자 : '(차에 몇 명 타 있었어요?) 3명 탔어요. (시험 치르는 것 아닌가요?) 예. 맞는데요.'
  이런 주행시험은 지금까지 관행처럼 이루어 진듯 시험감독관은 오히려 큰소립니다.
  <녹취> 시험 감독관 : '코스 안 돌아도 검정원이 판단하기에 이 사람이 운전된다하면 합격시켜주는 것 아닙니까?'
  이날 이 학원의 주행시험 합격율은 100%였습니다.
  <녹취> 학원 관계자 : '합격 점수를 임의대로…, 70점 이상이면 합격이거든요. 그 점수를 맞추는 거예요. 그냥.'
  올해 서울에 있는 20개 운전 전문학원의 합격률은 96%로 국가 면허시험장 합격률인 43%보다 두 배 이상 높습니다.
  <녹취> 학원 검정원 : '합격률을 맞춰야 되거든요, 약속했으니까. 불합격되면 기름 더 들어가죠. 강사 돈 줘야죠.'
  이렇게 형식적인 절차를 거친 운전 면허가 남발 되고 있지만 이를 감독해야 하는 경찰은 서울의 경우 단 2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사회] [현장추적]전경급식 빼돌려 어린이집에 공급
  
  <앵커 멘트>
  한 경찰 간부가 전경에게 공급되는 급식을 빼돌려 오다 적발 됐습니다. 어디로 보냈는가 했더니 자신의 부인이 운영하는 어린이 집이었습니다. 현장 추적 김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해가 진 오후 6시, 서울의 한 경찰서 한 의경이 검은비닐로 가린 상자를 자동차 뒷트렁크에 싣고 사라집니다.
  잠시 뒤, 한 남자가 나타나 주위를 두리번 거린 뒤 이 상자를 옮겨 싣습니다. 이 차를 뒤따라가봤습니다.
  차가 멈춘 곳은 서울시내의 한 어린이집. 남자는 상자를 안고 어린이집으로 들어갑니다.
  다음날 오후 6시. 이 경찰서 앞마당에서는 똑같은 상황이 전개됩니다.
  남자는 전의경 식당 출입구 옆에 주차돼 있는 차량에서 검은 상자를 또다시 옮겨 싣습니다.
  이 경찰서 경무과장입니다.
  <인터뷰>서울 00 경찰서 경무과장 : '(전,의경 식사 빼돌리신 거 없으세요?) 아니, 전혀요.'
  전.의경들의 급식을 부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으로 빼돌린 것입니다.
  <인터뷰>서울 00 경찰서 경무과장 : '밥이 맛있어서 몇번 가져갔는데 서너번 그런 것은 인정합니다.'
  전.의경들에게 급식된 메뉴는 쇠고기볶음과 김치, 김.
  다음날 어린이집의 점심식사 메뉴에 대해 한 학부모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터뷰>어린이집 학부모 : '고기랑 김치랑 김 먹었대요 =주방아주머니가 있었는데 요즘은 없더라고요. (식단표 같은 것 받아보신 적 있어요?) 그런 건 받아본 적 없어요. 이상하더라고요.'
  경무과장이 이 경찰서로 온지는 벌써 아홉달 째, 전의경들은 경무과장이 감사철만 피해 계속해서 급식을 빼돌려왔다고 말합니다.
  이 경찰서 전의경의 식대는 한달 1700여만 원. 국민 혈세로 제공되고 있는 전,의경 급식의 상당부분이 한 경찰서 경무과장의 사익으로 사용됐습니다. 현장추적, 김지영입니다.
  
  KBS는 운전면허 시험학원의 편법 현장을 취재 보도하고 있다. 이런 편법의 이면에는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 관청의 무관심 또는 방조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점을 제시한 것도 바람직했다.
  그 다음, 경찰간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전의경의 식사를 개인 이익을 위해 轉用(전용)한 것은 분명한 범법행위이다. 당사자로부터 사실확인을 받은 점도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런 범법행위에 의경을 가담시킨 것의 부당함까지 지적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기사 모두 탈법의 현장에서 끈질기게 확인취재한 것으로 방송 뉴스의 강점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