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KBS뉴스9 보도비평 - 고질병이 도진 KBS
  
  
  [정치] 당정 “국가 범죄 시효 배제 추진”
  
  <앵커 멘트>
  정부와 여당이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민사상 시효를 없애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을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이동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75년 유신 반대 투쟁에 앞장 선 민청학련 사건 배후로 지목된 인혁당.
  유학생등을 간첩으로 발표한 동백림 사건과 중앙정보부에서 조사 받던 중 자살한 것으로 발표된 최종길 교수 사건 등은 용공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던 사례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점차 밝혀져 가고 있지만 유가족들은 손해배상청구시효가 만료돼 사실상 보상 받을 길이 없었습니다.
  과거사정리위원회 출범을 하루 앞둔 오늘 정부와 여당은 권위주의시대 피해 보상 문제를 해결하는 특별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발생 뒤 10년, 인지한 뒤 3년이라는 지금의 국가범죄 민사상 시효를 배제하는 것입니다.
  <녹취>조성래(열린우리당 법제도개선 소위원장): '민사상 소멸시효 배제는 국가기관 불법행위로 인한 불법행위 소멸 시효 이익 배제는 대체로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아울러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에 대해서도 과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재심 청구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공소 시효 배제 등이 소급 입법 성격에 위헌 요소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됩니다.
  <녹취>이계진(한나라당 대변인): '철저하게 증거 입각해서 진행되어야 하며, 법에 근거한 절차가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
  정부와 여당은 한국전쟁을 전후한 민간인 집단 희생 사건에 대해서 선별적으로 의료지원금이나 생활지원금을 보상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동채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별법은 소급입법, 즉 법률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법률불소급의 원칙이란 ‘모든 법률은 행위시의 법률을 적용하고, 事後立法(사후입법)으로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다’는 상식적인 법률 원칙이다. 이 원칙은 우리나라 헌법 제13조 제1항과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현행 헌법에서는 이러한 소급입법을 헌법상 금지하고 있으므로, 소급입법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헌법 개정을 요한다.
  KBS는 정부와 여당의 특별법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고 단순한 중계 수준으로 보도했다.
  
  
  
  [국제] 카트리나 석달, 머나먼 복구
  
  <앵커 멘트>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부를 강타한지 석 달이 됐습니다. 더딘 복구로 피해주민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해 뉴올리언스의 인구는 4분의 1로 줄었다고 합니다. 천희성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뉴올리언스 번화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주택가, 석 달 전만 해도 4천여 가구가 살던 곳이지만 지금은 인기척 하나 없습니다. 무너진 집과 부서진 차들이 그대로 방치된 채 일부 지역은 아직도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된 상태입니다. 물이 빠진 지 두 달이 다 돼가지만 집 안은 곰팡이 천지에 벌레만 득실거립니다.
  살림살이는 물론 로비 씨 가족의 단란했던 시간도, 남은 것이 하나 없습니다.
  <인터뷰> 매튜 로비(집 주인) : '제발 집에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홍석진 씨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 자신의 가게에 들러보지만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그야말로 속수무책입니다.
  <인터뷰> 홍석진(가게 주인) : '전부 잃었기 때문에 여기서 하나라도 건질 수 있으면...'
  뉴올리언스의 60%에 여전히 전기와 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어서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병원도 턱없이 부족해 주민들은 군에서 운영하는 임시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습니다.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하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가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대학도 내년 가을 학기에나 수업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50만 명이던 뉴올리언스 인구는 1/4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뉴올리언스의 40%는 재건이 아예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 허리케인 철을 불과 6개월 앞둔 뉴올리언스의 현주소는 세계 최강국 미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뉴올리언스에서 KBS 뉴스 천희성입니다.
  
  KBS는 허리케인으로 큰 피해를 본 미국 뉴올리언스를 보도하면서 ‘세계 최강국 미국의 부끄러운 자화상’ 운운하고 있다.
  뉴올리언스의 피해는 제방의 붕괴로 더 커지기는 했지만 그 원인은 천재지변으로 인해 일어난 것이다. 수십 만 명이 순식간에 사망한 동남아시아의 쓰나미 피해나 파키스탄의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은 인간이 극복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일이다. 미국이 비록 세계 최강국이라고는 하나 자연재해를 모두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피해복구 또한 쉽지 않을 것이다.
  KBS는 미국이 큰 피해를 본 후 제대로 복구하지 못하는 것을 비웃고 있다. 미국을 흉보기에 앞서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가 입은 피해와 그 복구에 드는 비용, 미국의 복구 상황 등 구체적인 사안을 제시한 뒤 이런 점에서 미국 정부가 ‘늑장 복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옳다.
  뉴욕타임스가 한국정부의 태풍 피해 복구 상황을 보도하면서 끝머리에 '이것은 선진국 문턱에 있는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라는 논평을 붙인다면 한국인은 무슨 생각을 할까. kbs는 복구의 문제점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미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인식해야 된다고 명령하고 있는 꼴이다. 이 보도를 보고 '그 정도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청자들도 많을 터인데 그런 사람들에겐 '부끄러운 자화상' 운운은 양심의 자유를 제약하는 간섭이다.
  
  
  [정치] [심층 취재]경수로의 운명은
  
  <앵커 멘트>
  오늘로 북한 신포지역에 짓던 경수로 일시중단 시한이 끝났습니다. 신포 경수로가 완전 폐기된 것인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있는지 김정환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베이징 6자회담을 통해 북한은 경수로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얻었습니다.
  '적절한 시점에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합의는 일단 북한으로선 최소한의 불씨를 살린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로 공사 중단 유예 기간이 끝나 사실상 사망이 확인된 신포 경수로의 운명은 북한의 희망 실현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신포 경수로 폐기는 당장 투자 책임 문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투입된 공사비는 15억 6천만 달러, 이 가운데 한국이 70%인 11억 4천만 달러, 약 2조 7천억 원을 부담했습니다. 그러나 회수할 묘책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또한 114개에 이르는 계약관계의 정리, 그리고 시설, 장비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반기문(외교통상부 장관): '시설 중 폐기할 것은 폐기하고 보존할 것은 보존, 매각은 매각, 부지도 보존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약 27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청산 비용은 관련국간 책임 떠넘기기로 분쟁으로 번질 소지도 있습니다.
  북한은 중단에 따른 보상 요구를 통해 향후 회담의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입니다.
  <인터뷰>김근식(경남대 정외과 교수) : '어떤 정치적인 신뢰를 확신 시켜줄 수 있는...'
  또 하나의 관심은 북핵이 타결될 경우 제공될 경수로에 신포 경수로가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나 미국 등은 아직 그런 고려를 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버시바우(주한 미 대사) : '가상의 경수로의 잠재적 위치, 소재 여부는 오늘날 논의 주제조차 되고 있지 않습니다.'
  결국 폐기될 운명에 처한 신포 경수로 10년의 역사는 핵 문제 해결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입니다.
  
  경수로 사업의 완전종료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한다. KEDO의 다른 주요 참가국인 미국과 일본도 경수로 사업의 완전종료를 결정했다. 이런 결정의 배경이 북한의 약속 위반과 국제조약 위반이라는 것은 이미 전 세계가 알고 있다.
  1994년 한국, 미국, 일본, EU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고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한다는 조건으로 북한의 신포 지역에 1000 메가와트 급의 원자로를 지어주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한 기구로 KEDO를 만들었다. 원자로는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어려운 경수로로 선택됐다. 북한은 그 후에도 미사일 발사시험을 하는 등 주변국과 마찰을 빚어왔고 2002년 10월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美 켈리 차관보의 발언으로 미국의 중유공급이 중단되고 경수로 공사도 중단됐다. 결국 북한은 2002년 말 NPT를 탈퇴했다. 올해 2월에는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다.
  KBS는 경수로 사업이 왜 종료됐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 없이 시종일관 북한의 입장에 서서 어떻게 하면 경수로 사업을 다시 살릴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마지막 부분에 ‘핵 문제 해결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KBS는 북한이 원하는 대로 주변 국가들이 움직여주고 경수로를 지어주는 것이 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KBS는 북한 관련 보도에서는 비굴할 정도로 북한편을 드는 반면, 미국 관련 기사는 비정치적인 뉴스마저도 비비 꼬인 시각으로 보도하는 反美고질병을 또 한 번 드러냈다. kbs는 경수로 기사에서 보듯이 북한의 잘못은 아예 생략해버리고 카트리나 보도에서는 미국인의 속을 뒤집는 논평을 붙인다. 너무나 속이 보이는 親北反美 성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