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全敬雄
  
  KBS의 뉴스를 사실보도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일까? 지난 14일 보도된 내용들을 살펴본다.
  
  제목: 이라크, 종파내전 양상으로
  “...미국은 후세인을 축출한 뒤 수니파를 철저히 배제해 왔습니다...”
  “...이젠 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라크 국민들의 삶은 더욱 처절하고 척박해지고 있습니다.”
  : 국가정보원의 세계각국소개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시아파는 55%, 수니파는 40%라고 나와있다. 이들 중 후세인이 축출된 다음 수니파들이 정권의 핵심에서 몰려났다. 과거 후세인 독재시절 수니파들은 권력을 등에 업고 시아파와 기독교도들을 박해했었다. 그 외에도 자신들의 권력욕 때문에 후세인을 지지하던 자들도 대부분 수니파였다는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KBS의 보도에서는 왜 수니파가 몰려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수니파는 지금도 새로운 이라크 헌법제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시아파와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게 계속 테러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시리아 등을 통해 들어오는 테러리스트들까지 가세하면서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KBS는 미국이 개입하면서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실 이라크 국민들의 삶을 이렇게 처절하고 척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과거의 권력을 잊지 못하는 극소수의 수니파와 해외에서 유입되는 테러리스트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제목: [심층취재] 뜨거운 쟁점, ‘맥아더 동상’
  “...분단의 상징인가, 아니면 승리의 영웅인가? 그동안의 논쟁 전말과 쟁점을 차분히 짚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반세기 뒤 맥아더 장군에 대한 이 같은 믿음이 도전을 받습니다. 해방과 함께 한반도에 들어올 때 점령군임을 명확히 한 점과 한국전쟁 당시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점 등이 간과돼 왔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성진 민주노동당 인천시위원장: 핵전쟁을 해야 한다고 했던 사람이고 그렇게 봤을 때 맥아더 동상이 상징하는 건 분단과 전쟁입니다...”
  “...맥아더 동상을 사이에 두고 5천명이 넘는 양측 시위대가 충돌해 30여 명의 부상자가 났습니다...”
  “...동상철거논란은 우리시대 역사바로세우기와 맥을 같이 합니다. 냉전시대 영웅으로만 지나치게 부각된 면을 다시 냉정하게 평가해 功過를 명확히 하자는 것입니다.”
  “<인터뷰>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역사를 볼 때는 폭넓게 봐야 합니다. 맥아더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사람들은 맥아더가 인천상륙작전만을 했다는 기억만 가진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소모적인 갈등과 논쟁에서 벗어나 상생의 해법을 함께 찾아야 할 때입니다.”
  : 잘 알려져있다시피 맥아더 동상철거와 관련된 일들은 좌익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KBS는 ‘논쟁의 전말과 쟁점을 차분히 짚어본다’면서 사실을 편집, 왜곡하고 있다. 현재 맥아더 동상철거를 주장하는 좌익단체들의 선전자료를 보면 미군이 들어올 때 점령군임을 명확히 하고, 민간인 학살을 명령했으며, 코발트 핵폭탄을 떨어뜨리려고 했다고 적혀있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하면서 ‘서울에는 여자가 많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 거짓이다.
  사실은 이렇다. 소련의 스탈린은 이미 북한에 진주하고 있던 치스치아코프 사령관에게 1945년 9월 8일 “한반도를 공산체제국가로 확고히 만들도록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 소련 비밀문서창고가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소련군의 활동을 알아챈 맥아더는 다음날인 9월 9일 포고문을 발포하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포고문 내용을 자의석으로 해석한 것이 바로 지금 좌익들의 주장이다. 두 번째, 민간인 학살 명령과 인천상륙작전 당시의 명령은 맥아더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나 한국전쟁을 연구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황당하게 들리는 부분이다. 그런 자료가 없을뿐더러 만약 그런 명령이 있었다면 맥아더는 당장 해임됐을 거라는 점이다. 이는 미국의 체계를 무시하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발트 폭탄에 관한 점인데 미국이 최초로 코발트 폭탄을 만들려고 시도를 한 때가 전쟁이 끝난 1957년이라는 점이다. 미-소간에 핵경쟁이 한창일 때였다. KBS는 이 같은 사실들을 왜곡하는 집단들의 주장을 방송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KBS는 인천폭력사태의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당시의 폭력사태는 좌익단체들이 시위허가를 받은 부분을 넘어 불법철거를 하려다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이들 중 극소수가 애국단체 회원들에게 시비를 걸어 말다툼이 있었던 정도였고 부상자들은 모두 좌익단체와 경찰 간의 충돌에서 발생한 것이다.
  뒷부분으로 갈 수록 KBS의 보도는 도를 넘어선다. 맥아더 동상철거를 역사바로세우기라고 표현하면서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역사 바로세우기라는 단어를 보자. 그렇다면 지금의 역사는 비뚤어진, 잘못된 역사라는 말인가? 바로세우기의 기준이 이 보도의 주장대로라면 어디에서 주장하는 역사와 가장 가까운가? 또한 우리나라의 정통성과 역사를 훼손하고자 하는 사람들과의 相生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4일의 KBS보도 중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제목:세풍 수사록, 안기부 도청록과 일치
  “...또 당시 김인주 삼성 재무팀장도 지난 97년 9월초 서울 압구정동 某 아파트 앞 주차장에서 이회성 씨에게 10억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습니다...그런데 문제는 공교롭게도 이들이 돈을 건네거나 받은 장소가 모두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이 살던 이 아파트 근처 주차장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세풍 수사기록과 안기부 테이프 내용을 맞춰보면 홍석현씨가 자신의 집 주차장에서 삼성의 대선자금을 전달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안기부 도청 테이프 내용 수사와 관련해 세풍 사건 수사 기록을 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입니다...”
  : 이 보도를 보면 KBS는 추리를 근거로 보도하고 있다. 돈을 건네준 장소의 일치라는 것은 분명 의심스럽다. 하지만 정황만 가지고 범죄를 단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이미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KBS는 마치 탐정처럼 스스로 추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언론 보도들 중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이런 보도들로 인하여 많은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KBS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제목: 6자 회담, 쟁점 좁히기 나서
  “...초반 기세 싸움이 예상보다 거세지면서 성과가 없을 경우 추석 전에 잠시 휴회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 KBS는 6자 회담과 관련 반복해서 ‘기세싸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 6자 회담은 한반도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국제회담이다. 그런 회담이 기세싸움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KBS는 여기에 더해 주변의 추측을 근거로 추정보도를 하고 있다. 중요한 사건에 대한 보도일수록 사실에 대해서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것 아닌가?
  
  14일도 KBS는 여러 보도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KBS의 보도에서 객관성과 사실에 근거한, 좋은 보도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