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언론협회 주최]
  
  조갑제의 기자교실 제2기 제6교시 강의록
  
  주제: 심층취재론
  
  며칠 전에 고성달 씨가 사이트에 올린 글, 잘 썼더라구요. 관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신라같은 북한, 백제같은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글이죠? 아주 좋은 관점이었습니다.
  지난 2박 3일 동안 제가 30여 명과 함께 ‘삼국 통일 기행’이라고 해서 진천, 옥천, 경주, 논산, 부여를 여행했습니다. 제가 요즘 삼국통일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남북통일을 하는데 있어서 삼국통일은 하나의 모델입니다. 우리는 자유통일을 하기 위해서 그 모델을 주로 외국에서 많이 찾습니다. 독일과 같이, 그 모델은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사에서 성공한 통일 모델을 찾는다면 신라입니다.
  신라가 어떻게 삼국통일을 했느냐 하는 것을 알기 위해서 진천에 갔습니다. 왜 진천에 갔느냐 하면 진천에는 김유신 생가가 있거든요. 김유신은 김해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가족이 할아버지를 따라 진천에 와서 진천에서 났습니다. 그래서 중부권 사람들은 김유신을 진천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진천에 가니까 吉祥祠(길상사)라는 사당도 있고 뜻이 좋은 불교도들이 돈을 모아서 마치 과거 신라가 황룡사에 9층 목탑을 지어 통일을 기원했듯이 보탑사라는 3층 목탑을 지었습니다. 그게 사십 몇 미터 높이인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목탑이라고 합니다. 언제 가시면 꼭 한 번 구경하십시오. 아주 좋은 탑을 지었습니다. 진천 군수라는 사람도 아주 뜻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충청도하면 모두 백제인이라는 생각을 할 줄 알았더니 진천에 가보니 자기들은 신라 후손이라고 생각하더라구요. 그리고 김유신을 중심으로 진천이란 마을을 꾸미고 있습니다.
  삼국통일의 주역이라고 하면 보통 세 사람을 꼽는데 김유신, 김춘추, 문무왕입니다. 김춘추는 외교, 김유신은 군사, 문무왕은 나중에 통일을 마무리한 사람. 이 세 사람의 인간관계는 굉장히 좋았다고 합니다.
  한 사람을 더 추가한다면 문무왕의 동생인 김인문. 이 사람은 당나라에 인질로 가서 당나라와 신라의 동맹-요즘으로 말하자면 한미 동맹과 같은데-이 깨지지 않도록 외교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당나라에서 일어나는 일과 정보를 신라에 전달해주는, 이런 역할을 했습니다. 이 네 사람이 마음을 합쳐서 통일을 이뤘다고 봅니다.
  이번 여행 과정에서 전번에 고성달 씨가 제 사이트에 올린 글을 인용해서 강의를 했습니다. ‘어떤 분이 제 사이트에 좋은 글을 올렸는데 신라가 통일을 한 것은 생존의 몸부림,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을 치다보니까 통일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신라가 결국 통일을 한 것이다.’ 반면 백제는 우선 국토가 풍요로우니까 거기서 안주하면서 잘 먹고 잘 살고 거기다가 지배층이 조금 부패했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문화를 많이 받아들였습니다. 백제는 이렇게 희희낙락하다 당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은 백제와 같고 북한이 신라처럼 생존의 몸부림을 치다가 ‘어어’ 하다보니까 통일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마 신라도 당시 백제 정도만 치려고 생각했을 겁니다. 고구려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당나라는 고구려를 치는 게 목적이었으니까 두 나라의 뜻이 合致(합치)된 겁니다. 그러다보니까 신라가 고구려도 치고 나중에는 당나라까지 쫓아내면서 통일을 완성합니다. 가만히 신라의 통일과정을 살펴보면 통일이란 ‘통일하겠다는 의지력의 싸움’입니다. 통일하려는 의지가 있는 곳에서 통일을 하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나라의 좌파들은 통일을 안하려고 발버둥치는 것 아닙니까. 지금 좌파들이 하는 말도 통일 안하려는 것이죠. 연방제라는 것도 통일 안하려는 것이죠. 그러니까 통일하는데 더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력 부분에서 우리가 북한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 체험으로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 후에 경주를 보고 논산에 갔습니다. 논산에는 계백 장군 무덤이 있습니다. 황산벌이 논산이니까. 거기 보니까 시를 많이 붙여놨습니다. 복수심에 불타는 내용의 시를 많이 써놨습니다. 백제의 계백이 출전할 때 자기 가족을 다 죽이잖아요. 그리고 5천명의 결사대를 데리고 출전해서 다 전멸했는데, 그 시를 쓰는 사람들은 1천 3백년 전에 일어났던 백제와 계백의 그 패전을 가지고 마치 요새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슨 복수를 해야 된다는 식으로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복수의 칼을 갈고 뭐 이런 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누구를 상대로 하느냐 말이야. 야, 이건 좀. 지역감정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부여에 가니까 재미있는 게 있었습니다. 김종필이 김해 김씨입니다. 김종필의 부친이 일제 시대 때 읍장을 했는데 부여에서 제일 좋은 자리에 김유신 기념비를 만들었습니다. 부여를 점령한 김유신의 기념비를 부여의 제일 좋은 자리에 만들어 놓으니까 부여 사람들이 끙끙 앓다가 최근 2년 전에 약간 다른 곳으로 옮겼다고 군수가 설명을 해주더라구요.
  
  그건 그렇고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심층취재에 대한 것입니다. 취재도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 그 중 심층취재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심층취재라고 하면 영어에서는 investigative reporting이라고 합니다. 수사식 보도라고 저는 이렇게 번역을 하는 데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대체적으로 탐사식 보도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잘 맞지 않고 저는 수사식 보도라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심층취재는 곧 수사식 보도입니다. 수사식 보도는 도대체 뭐냐? 수사식 보도라는 말 들어봤습니까? 언론에서 그런 말을 많이 씁니다. 언론 기자들이 모이면 수사식 보도라고 합니다. investigative reporting. 수사관이 수사하듯이 취재하는 것을 그렇게 부릅니다.
  수사식 보도의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기자는 원래 하는 직분이 오늘 박근혜 대표가 무슨무슨 말을 했다고 하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전달하는 게 기자의 본 업무입니다. 그러나 수사식 보도는 기자가 단순하게 전달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수사관이 돼서 범인을 잡겠다 하는 자세로 취재하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이 때 범인은 진실입니다. 그러니까 기자가 욕심을 한 번 더 낸 거지요. 진실이 뭐냐는 의식을 가지고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자세인데 예컨대 이런 경우죠. 예를 들면 작년에 미래한국신문에서 폭로하고 한나라당에서 인용하고 했던 기사가 있습니다. 미래한국신문에서 ‘이철우 의원은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적이 있다’라고 폭로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열린당에서 ‘용공조작이다’라고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이 한나라당은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하고 열린당은 이렇게 반박했다 이렇게만 보도했습니다. 그것은 기자가 하는 일이 맞기는 맞습니다. 그러나 독자들은 누구말이 맞는지 어떻게 압니까. 이때 어떤 용감한 기자가 나서서 ‘나는 한 걸음 더 나가서 양쪽의 누구 말이 맞는지를 내가 확인하겠다’ 하는 식으로 취재하는 것이 바로 수사식 보도의 자세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기자의 자세라기보다는 수사관의 자세입니다.
  그래서 그 기자가 취재를 했다 이겁니다. 우선 열린당의 이철우 의원의 말이 맞느냐, 고문을 받았다는 사실이 맞느냐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수사관들을 다 찾아다니고 이 사람이 법정에서는 뭐라고 진술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재판기록을 다 살펴보고, 그 다음에 당시에 법관들을 만나보고 변호사도 만나보고 해서 모은 자료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이 사람에 대해 판단해서 ‘아, 이것은 미래한국이 보도한대로 이철우 의원은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것이 사실이다’ 라고 딱 적어버리면 이게 바로 수사식 보도입니다.
  그러니까 단순하게 양쪽 의견을 전달하는 기자와 내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덤벼드는 기자의 차이가 뭔지는 알겠지요? 이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내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덤벼드는 기자는 한 걸음 더 나가는 거죠? 더 용감할 뿐 아니라 이런 사람들이 쓰는 기사는 그 내용이 굉장히 박력이 있습니다. 우선 진실을 밝히겠다고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니까 찬반의견 다 듣고, 그 나름대로 판단을 하게 되니까 그렇습니다.
  이런 사람이 쓰는 기사는 한걸음 더 나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심층적인 기사가 되는 겁니다. 진실에 더 근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진실이 뭐냐, 범인이 누구냐 이렇게 덤벼든다고.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을 언론계에서 제일 바람직한 기자다 이렇게 봅니다.
  미국 등에서는 investigative reporter라고 하면 굉장히 존경을 받습니다. 예컨대 워터게이트 보도가 전형적인 수사식 보도입니다. 그래서 기자가 전달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규명하는, 범인을 잡는 수사관 역할을 하겠다 이렇게 됩니다. 이런 기자가 쓰는 기사는 보통 폭로기사가 됩니다. 이런 기사는 수준높은 특종이 되는데 거기에 대한 사례로 제가 쓴 기사 중에서 몇 가지를 사례로 설명하는 게 더 쉬울 거 같습니다.
  오늘 나눠드린 것이 제가 1989년 3월호 월간조선에 썼던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었다’라는 기사입니다. 이것을 제가 왜 쓰게 됐느냐? 1986년 1월로 기억나는데 제가 당시 어떤 취재를 하기 위해서 이대용 씨를 만났습니다. 이대용 씨 잘 아시죠? 월남에서 마지막에 남아서 월맹군에 붙잡혀가지고 한 5년 동안 고생하다가 1980년에 구출돼 돌아왔던 분입니다. 이 분은 육사 7기 출신으로 6.25때 초산까지 가서 압록강에 제일 먼저 도달했던, 아주 전투도 잘하는 분입니다. 월남전 당시 이 분은 정보부 소속으로 파견나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또 티우 대통령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월맹군에게 잡혀 5년 동안 고생하면서 북한한테 넘어가지 않으려고 끝까지 버텨가지고 생환했던 분입니다.
  이분이 1986년 당시 화재보험협회 회장을 하고 있었어요. 다른 일로 가서 이 분한테 취재를 하다가 이분이 갑자기 제게 묻더라구요. ‘우리 조 기자는 이수근이 간첩이라고 생각합니까’하고 묻길래 ‘저는 간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대답하니까 웃으면서 ‘언젠가는 제가 이야기할 게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기장 비슷한 걸 보여주더라고. 그 때는 1986년이니까 그런 종류의 기사에 대해서는 제가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을 때였습니다. 간첩이든 아니든 대북관계니까 마음대로 쓸 수도 없는 거고. 그러다가 1989년이 되었을 때 그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대용 씨를 다시 찾아갔습니다. 그 때는 어떤 기업체의 고문인가 회장을 하고 있었는데 그 분을 찾아가니까 마치 잘왔다는 듯이 노트를 가져와서 죽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이 사람이 사이공에서 이수근을 잡아온 사람입니다. 이수근은 콧수염을 붙이고 가짜 여권을 가지고 탈출해서 홍콩에서 이틀을 묵었습니다. 홍콩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나갈 때 우리나라 정보부 직원들한테 잡혀가지고 홍콩 경찰에 넘겨졌습니다. 그때는 홍콩이 영국 식민지니까 영국이 우리 수사에 협조를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붙잡고 있을 수는 없어 풀어줬습니다. 하지만 이수근은 베트남의 탄손누트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됩니다. 일부러 그 비행기에 태워버렸습니다. 그러면 탄손누트 공항에 도착하면 한국 정보기관이 알아서 하라고 영국이 기회를 준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탄손누트 공항에 이수근이 도착했을 때 그를 끌어내린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었습니다.
  이대용 씨는 그때 이수근한테 들었던 이야기를 메모해 놨었습니다. 그 내용의 핵심은 뭐냐하면 이수근이 북한에 가기 위해서 탈출한 것이 아니라 정보부에 있었던 方 某라는 아주 악질적인 감찰실장이 자기를 워낙 괴롭히니까 이 남한 땅에서도 답답해서 못살겠다 차라리 스위스로 가서 글이나 실컷 쓰겠다 하는 마음으로 탈출하려 했다는 그런 호소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수근은 절대 간첩이 아니다라는 겁니다.. 이것은 그 뒤에 간첩으로 몰아서 조작한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이대용씨 말에 따르면 당시 김형욱 정보부장이 어느날 자기를 부르더니 ‘당신이나 나나 이수근이 간첩이 아니라는 걸 잘 알지 않느냐,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이수근을 간첩으로 만들어서 사형으로 해야 하니까 절대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도 하더라는, 이런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이걸 가지고 제가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우선 누구를 취재해야 되겠느냐 제가 가만 생각했습니다. 이수근은 간첩이니까 사형을 당했다, 사형집행인이 있었을 것이다. 사형집행에 참여한 그때 신부라고 나오죠. 신부를 만나서 한 번 물어봐야 겠다. 그 다음에 이수근의 사형을 집행할 때 참여했던 교도소 직원을 찾아서 마지막 모습을 물어봐야겠다, 그래서 그 쪽으로도 접근했습니다. 그 사람들 말도 그거에요. 이수근이 아주 억울하다는 말을 남기고 죽었다. 사람이 죽을 때에는 참말을 하지 않겠느냐 하는 이런 말들을 했어요. 그 다음에 취재를 진행하면서 이수근을 잡아와서 정보부에서 수사하고 심문했던 사람을 한 번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홍필용이라는 사람이 당시 수사국장이었는데 이 사람이 변호사 출신입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들도 이수근이 이중간첩이 아닐까 해서 한 1년 동안 데리고 수사를 했지만 간첩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겁니다. 이수근은 나중에 간첩으로 몰려서 죽은 것이다 하는 이런 이야기를 합디다. 그 당시 여러사람 이야기를 들어본 것 중에 제일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이수근이 간첩이었고 북한으로 가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홍콩에서 이틀을 지낼 동안 중국을 통해 북한에 실컷 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보부 직원 중에는 ‘홍콩에서 중국땅으로 들어가면 아무도 말릴 사람이 없었는데 그 길을 관두고 왜 위험하게 목숨을 걸고 캄보디아 이 쪽으로 갈려고 했겠느냐, 그것은 제3국으로 갈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런 증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의외로 정보부 간부들은 알만한 사람들은 거의 다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건 정치적 상황으로 몰려서 죽은 거라고.
  그렇다고 이런 사람 말만 믿을 수는 없잖습니까. 이수근을 수사했던 사람, 본문에는 박 모 신부 이렇게 나올 겁니다. 그 사람을 만나서 들어보니 그 사람은 이수근이 간첩이라고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그 사람의 주장은 잘 납득이 안가더라구요, 그 정도로 간첩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수근과 함께 간첩방조죄로 구속된 가족들을 제가 많이 만났습니다. 이렇게 취재를 해서 쓴 것이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었다’는 기사입니다.
  여기서 제가 이 사례를 통해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그 출발이 아주 사소한 정보에서 비롯됐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취재하자고 하는 저의 생각은 어디에서 나왔느냐. 아주 흥미가 있는 소재였거든요. 그리고 이 기사가 사실이면 그건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겠다 생각했습니다. 이수근하면 콧수염 달린 간첩이라고 해서 당시에는 국민학교 애들도 아는 유명한 간첩인데 그 사람이 간첩이 아니라니 하는 이런 흥미에다가 기사에 대한 욕심, 이런 것이 제가 이 사건을 취재하도록 만들었죠. 그것은 기사에 대한 욕심이기도 하고 명예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설이고 취재를 해봐야 결론을 낼 수가 있으니까.
  저는 취재는 양쪽을 공평하게 했습니다. 이수근을 수사한 사람과 이수근이 간첩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다 공평하게 취재했습니다. 이것은 정보 수집하는 단계죠. 그 다음에 그것을 분석하고 최종적인 판단은 제가 하는 거죠. 판단을 해보니까 저는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것이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라는 기사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기사를 쓰고 나니까 또 후속 기사를 쓰게 됩디다. 어떤 후속 기사를 쓰게 되느냐. 이수근과 함께 가짜 여권을 만드는 데 도와줬던 배경옥이라는 사람이 마침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1990년 초에 징역 20년을 살고 나왔습니다. 이 사람이 감옥에서 제가 쓴 기사를 봤습니다.
  이 사람이 20년 동안 징역을 살고 나와서 며칠 뒤에 저와 만났습니다. 자기가 글을 잔뜩 써서 가지고 왔더라고. 그걸 읽어보니까 그때 수사라든지 이런 게 완전히 고문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읽어보니까 앞에 썼던 기사가 보완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몇 달 뒤에, 1990년 한 3월쯤 된 거 같은데 그 때는 배경옥이라는 사람의 수기를 실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1년 뒤에는 또 기사를 썼습니다. 그건 왜 썼느냐. 북한에서 탈북해온 대령 출신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김정민이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 요새 어디갔는지 행방불명입니다만 이 때는 이 사람이 우리나라에 넘어온 최고위직 북한사람이었습니다. 이 사람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연하게 이수근에 대해 물었습니다. 제가 탈북한 사람을 만나면 버릇같이 이수근을 아느냐 물어요. 물으니까 아, 알죠, 그 사람 저희 옆집에 살았어요. 이수근이 자기 옆집에 살았대요. 그 사건이 일어나자 쥐도새도 모르게 가족이 몽땅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수근이 남한에서 사형집행을 당한 다음에 노동당 간부들을 상대로 강습회가 있었대요. 그 제목은 뭐냐, ‘변절자의 말로는 이렇다’ 하는 제목으로 강연으로 하면서 ‘이수근 이놈이 조국을 배신해서 남한에 넘어갔는데 한 번 보라고. 정보부에서 잡아서는 실컷 이용해먹더니 간첩으로 몰아서 죽이지 않았느냐’ 이렇게 강연을 하더래요. 그래서 노동당 간부들 사이에서는 ‘아, 잘못 남한으로 넘어갔다가는 이수근 꼴 나겠다’ 해가지고 탈북하려던 사람들도 그거 한 번 생각해 봐야 된다는 분위기였답니다. 이런 일 때문에 자기가 오래 기억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김정민 씨의 증언을 가지고 또 기사를 한 번 썼습니다. 그러면 세 번째 기사죠?
  그 다음, 제가 수사기록을 가지고 또 한 번 더 썼습니다. 나중에 배경옥 씨를 시켜서 수사기록을 복사해 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몇 만 페이지가 되는 수사기록을 이만치 한 박스를 가지고 왔어요. 제가 자료를 다 읽어보니까 이수근을 간첩으로 몬 결정적인 증거가 전부 웃기고 이건 요새로 말하면 말도 안되는 식으로 서류를 꾸며놨다는 겁니다. 제가 그걸 보면서 느낀 게 많습니다. 요새 국가보안법 폐지해야 된다는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그 공안사건에 있어서의 수사, 고문, 이런 게 사실 많았거든요. 그리고 우리가 지금 대놓고 이야기를 안해서 그렇지, 그런 걸 보면서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는 정보부에서 재판하고 수사하고 다 했어요. 이런 종류의 판결이라는 것은 거의 고무도장 찍듯이 나온 겁니다. 배경옥이라는 사람이 교도소에 있는 동안에 그 문 앞에는 24시간 정보부 직원이 와서 딱 지키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여튼 이런 식으로 됐는데. 그 다음에 황장엽, 김덕홍 씨가 내려왔죠. 이 두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니까 이 사람 잘 안다고 그러더라고. 특히 김덕홍 씨가 김정민 씨가 하던 이야기를 똑같이 하는 겁니다. 변절자의 말로는 이렇다는 강연회가 있었다고. 해서 이 정도 같으면 제가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었다 하는 기사가 정확하지 않겠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재심신청을 했습니다. 물론 통일이 되면 더 정확하게 밝혀지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이것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물고 들어가니까 기사가 한 너댓 건 계속해서 나왔어요. 이걸 가지고 드라마도 만들고 이랬습니다. 아, 드라마가 아니라 MBC에서 뭘 만들었어요. 하여튼 그런 걸 통해서 하나의 수사식 보도 사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니까 처음 출발은 아주 사소한, 이대용씨가 지나가듯이 한 말, 그걸 제가 듣고 한 3년 뒤에 추적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 뒤에 계속 흥미를 가지고 추적하니까 여러 가지 연관된 기사가 튀어나오더라 이런 이야기입니다. 이게 사례 1. 이건 나중에 읽어보세요. 요런 종류의 기사를 쓸 때 뭘 주의해야 될지 하는가를 살펴보면요, 우선 공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절대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었다는 말을 먼저 하고 취재를 시작해서는 안됩니다. 독자들이 읽어보고 머리를 끄덕일 정도의 취재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었다는 결론을 독자가 내릴 수 있도록 기사의 구성을 해야 된다 하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 사례를 말씀드리면 사형수 오휘웅 이야기라고 제가 쓴 책이 하나 있습니다. 1986년 한길사에서 나온 책입니다. 이것도 억울하게 사형된 사람의 이야기를 쓴 겁니다. 이것은 왜 썼느냐? 제가 사형에 좀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황 모라는 사형 집행할 때 입회해온 교도소 직원하고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 사람한테 여러 들은 이야기 중에서 재미있는 게 있었습니다. 자기가 여러 사람의 사형집행 때 입회를 했는데 아직도 머리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누구냐. 인천 사는 사람이었는데 오휘웅이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죽을 때 이런 유언을 하더라는 겁니다. 뭐라고 하느냐. 나는 억울하게 죽는다. 내가 죽어서 원혼이 되서라도 나를 고문하고 誤判(오판)한 형사하고 판사들한테 반드시 복수하겠다 하는 말을 하고 죽더라는 거에요. 죽을 때는 다 사형수들도 천당에 간다는 생각으로 말이지, 후회하고 찬송가를 부르면서 죽는데 그 사람은 기독교에 교화가 됐다는 사람인데도 그렇게 말을 하고 죽어서 참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 사람을 만나보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의외로 제가 잘 아는 이범열 변호사라는 사람이-유명한 변호사인데-자기가 이 사건의 항소심을 담당한 변호사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이 사람과 관계된 이야기를 저한테 죽 해줘요. 이 사람은 억울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 재판 엉망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통탄하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 다음에 가족을 찾았습니다. 막연하게 인천에 가서 가족을 찾으니까 그 집안 아버님, 형이 살아있더라고. 그 분들이 재판기록도 다 가지고 있어요. 한 10년이 더 지났는데도 보따리에 재판기록을 다 가지고 있더라고. 그래서 제가 재판기록을 가져와서 다 읽었습니다. 이런 걸 취재할 때는 기록 구하는 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그래가지고 기록 분석을 죽 해보니까 이것도 엉터리에요. 경찰 수사단계부터 이건 엉터리에요.
  그러니까 사건을 만든 것인데. 이것 스토리가 어떻게 되냐 하면 오휘웅이라는 사람은 총각이었습니다. 이 사람이 어떤 이상한 종교단체를 다니다가 거기에 나오는 유부녀하고 알게 됐어요. 그래서 유부녀하고 情(정)을 통했습니다. 그런데 이 유부녀가 자기 남편, 아들 둘, 이렇게 세 사람을 죽였어요. 나중에 붙잡혀서 왜 죽였냐고 하니까 오휘웅이 사주를 해서 죽였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오휘웅은 살인교사죄가 된 겁니다. 증언이 그것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 여자, 오휘웅을 물고 들어간 이 주범이 교도소에서 재판을 받는 도중에 자살을 해버렸어요. 그러니까 유일한 증언자가 죽어버렸던 거에요. 그러니까 오휘웅과 관계된 이야기는 전부 주변 정황밖에 없는 겁니다.
  제 생각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여자가 오휘웅이라는 총각하고 결혼하기 위해서 살인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자기 아들, 남편까지 죽였다고 봅니다.
  아무튼 이것을 수사한 형사, 변호사, 담당 판사 그리고 재판기록 이런 걸 제가 죽 모아가지고 기사를 한 번 쓰고 그 뒤에 한 두 달에 걸쳐 책을 쓴 게 바로 사형수 오휘웅이라는 책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누가 객관적으로 이 사람이 오판당했다고 단정지어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증거가 없는 겁니다. 저의 주장일 뿐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이 사람이 오판에 의해서 억울하게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이 책을 썼더니 판사들이 그 책을 많이 봅디다. 책을 돌려보면서 검토도 하면서 나중에 이것도 MBC에서 3부작인가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수사식 보도의 사례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 앞에 ‘이수근은 간첩이 아니었다’는 유형의 기사와 비슷한건데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에 흥미가 동해서 그것을 추적해가지고 심층취재를 하고 책으로 만든 경우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수사식 보도라든지 심층취재는 기자가 흥미가 있을 때만 생기는 겁니다. 기자가 재미있어해야 생기는 거지, 기자가 이것을 무슨 의무라고 생각하면 이런 취재는 좀 하기 힘들어요. 흥미가 있어야 취재를 하는 거지 자기가 정의를 뭐 구현하겠다는 뭐 이런 의무만 가지고는 안되는 것 같더라고요.
  이 기사라는 것은 이상해요. 좋은 기사는 취재할 때 참 재미있습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좋은 기사는 다섯 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첫째는 취재를 추진하는 기획을 할 때 재미가 있고 둘째는 취재할 때 재미가 있고 셋째는 기사로 쓸 때 기분이 좋고 넷째는 기사를 쓴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평을 들을 때 기분이 좋고 다섯 번째는 그 기사 때문에 원고료를 받고 월급 받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一記事五樂(일기사오락)이죠. 아무튼 취재는 재미가 있어야 돼요. 특히 심층취재나 이런 긴 취재를 할 때는 재미를 느끼면서 마치 실타래를 하나씩 풀면서, 양파 껍질을 하나씩 벗기면서 진실이 그 다음에는 뭐가 나올까 뭐가 나올까 하듯이 그 진실이라는 알맹이를 찾아들어가는 탐정처럼 재미를 느껴야 합니다. 이때는 기자가 탐정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그 관계되는 자료를 집에 가져가서 밤새도록 읽으면서 상상도 하고 그 다음에는 누구와 만나고 꼭 이 사람과 만나야 되겠다 계획하고 이리저리 사람을 찾다보면 그 사람을 만났을 때 환희가 생기고 하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진실에 도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재미를 못느끼면 안된다는 겁니다. 하여튼 뭐든지 재미가 있어야 된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 다음에 세 번째 사례. 김희선 의원 추적 기사. 이건 어떻게 만들어졌느냐. 작년에 신동아 9월호에서 특종을 하나 했습니다. ‘신기남의 아버지는 헌병 오장이었다’ 이거 기억나죠? 이 기사가 이슈화되면서 신기남 의원이 대표를 그만뒀습니다. 저는 월간조선이라는 경쟁잡지의 책임자니까 그 기사를 보고 굉장히 뭐랄까,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정보가 제게도 한 15일 전에 들어왔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보를 받아서 어떤 기자한테 이거 취재해보라고 맡겼습니다. 그런데 뒤를 챙기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까 똑같은 정보가 저쪽에도 들어오고 아무래도 동시에 양쪽에 들어온 거 같아요. 그 쪽은 그걸로 취재를 해서 기사를 썼습니다. 큰 기사가 됐습니다. 여당 대표가 그만뒀으니까 파급력이 있는 기사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니까 제가 중간에 챙겼어야 되는데 제가 그 기자한테 맡겨놓고 그냥 안챙긴 데 대한 자책도 들고 말이지 스트레스도 받고 기분이 상당히 나쁘더라고. 그렇다고 그 기자를 불러서 따질 수도 없고. 제가 잘못한 거니까.
  나중에 보니까 신기남 씨 아버지가 대구사범을 나왔더라구요. 대구사범은 박 대통령이 나온 데 아닙니까. 대구사범 사람들은 제가 많이 알아요. 그래서 보니까 제가 아는 대구 사범 출신에게 전화만 했어도 당장 아는 것인데 확인도 어렵지 않은 것이었다고. 제가 크게 될 사소한 것을 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 버린 거에요.
  그런데 그 달에 마침 월간조선의 오동룡 기자라는 친구가 김희선 의원을 추적했습니다. 김희선 의원의 家系(가계). 첫째는 김희선이가 자꾸 김학규의 손녀라고 주장하고 하는데 인터넷에 이상한 글이 돌아다니고 말이지 해서 한번 확인이라도 해보자. 과연 김희선하고 김학규하고 무슨 혈연관계가 있는지 확인해보라 하니까 이 기자가 그 가계의 족보 관계를 중심으로 써가지고 기사를 써왔습니다. 김희선은 안동 김씨인지 의성 김씨인지 아리까리하다는 그런 조금 막연한 기사를 하나 썼습니다. 하여튼 그 가계에 의혹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가 뭐 친일을 했다든지 하는 건 꿈도 못꿀 때입니다. 다만 김학규라는 광복군 지대장을 자꾸 끌고 들어가니까 그 사람과 진짜 혈연관계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말했고 그래서 쓴 거니까. 그래서 애매하지만 좀 문제가 있다는, 그런 기사가 하나 실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게 좀 애매하다. 한달 더 여유를 줄 테니까 확실히 좀 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람이 부지런한 기자입니다. 그래서 이 오동룡 기자가 김희선 친척들 찾아다니면서 김학규 이 사람의 며느리, 딸을 막 쫓아다니더라고. 쫓아다니면서 제게 가끔 보고를 하는데 별로 신통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나 혈연관계로써는 김학규의 손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더구만. 그러나 그 정도는 뭐 약한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는데 마지막에 원고마감 시한을 한 이틀 남겨놓고 오더니 김학규의 친척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이야기를 해요. 만주국 경찰관을 했다고.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가 일제 시대 때 만주에서 경찰관을 했다고. 그래서 녹음을 했냐고 하니까 녹음을 했다고 해요.
  자,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기사를 쓸 것인가. 기사는 아주 간단한 겁니다. ‘만주 유하현 경찰서에서 경찰복을 입는 것을 봤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부부사이가 안좋았다’ 뭐 등등 이런 이야기, 딱 그 한 마디인데 이걸 가지고 기사를 쓸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거였습니다.
  녹음을 했어도 기사가 나오면 틀림없이 김희선 의원 측에서는 부인할 테고. 그러나 녹음을 했다는 게 우리한테는 큰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녹음을 본인 양해 하에 한 것 같지는 않고 해서 좀 그랬습니다.
  이런 경우일 때는 기사를 어떤 식으로 쓰느냐 하면 우리 기자가 판단해서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는 친일경찰이었다고 쓰지 않고 인용부호를 붙여가지고 가족의 어느 일원이 그렇게 증언했다 해가지고 그 사람의 주장으로 우리가 보도하죠. 인용부호를 붙여가지고 이렇게 하면 우리의 책임이 좀 면해지니까. 그렇게 작년 10월호 기사가 나갔어요.
  그러니까 아니나다 를까 김희선 의원이 자기 가족들을 다 소집하고 친일 경찰했다고 증언한 분까지 다 데리고 나와서는 기자회견하고 그 자리에서 부인하더구만. 사실 그게 역효과가 난 거지요. 그렇게 하니까 우리도 ‘그러면 좋다. 더 확실한 증거를 알아봐야겠다’ 이렇게 하고 있는데 미국에 사는 어떤 사람이 자기가 김학규 씨의 딸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인데 신문을 보니까 자기가 들은 이야기하고 다르다. 김학규 씨 딸로부터 들은 이야기도 만주에서 경찰했다더라 하는 것을 이렇게 적어가지고 인터넷에 올려놨더라고. 그래서 그 사람을 찾았지요.
  
  국제전화를 해보니까 그 딸이 뉴욕에 있답니다. 그러면 뉴욕에 사는 김학규 씨의 딸을 만나야 되겠다 해서 뉴욕 특파원에게 연락을 해서 그 집에 빨리 찾아가서 만나라고 했어요. 그 사이에 김학규 씨의 손녀가 집에 와가지고 기자를 못만나게 하는 거에요. 그 몇 시간 사이에. 거기서 승부가 날 줄 알았는데... 김학규 씨 딸이 김희선 아버지는 친일 경찰을 했다는 말을 하면 이게 더 결정적이 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좀 잘 안되더라고. 그래서 오동룡 기자에게 아예 현장에 한번 가보라고 했어요.
  
  지금 모래에서 바늘 찾기지만 현장에 가보면 뭔가 얻을지 모른다. 이럴 땐 무조건 현장에 가야 됩니다. 그러니까 주변에서만 자꾸 조사하지 말고 일제 시대 때 거기 경찰을 했다니까 살아서 그 사람을 본 사람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게 아니냐, 또 경찰 복무 기록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외국이라고 쭈삣쭈삣하지 말고 가보라고 그래서 오동룡 기자가 갔어요. 거기에 가서 일주일 동안 있으면서 이 사람 저 사람하고 취재를 해서 결국 경찰 재직 증명서를 떼왔습니다. 그 과정이 상당히 복잡한데 아무튼 재직 증명서를 떼왔습니다.
  그래서 그 기사가 나가니까 김희선 의원쪽은 또 그게 위조니 뭐니 거짓말을 하더라고. 그러면서 자기들이 또 조사단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자기들이 보낸 조사단이 우리보다 취재를 더 잘 했네? 그래가지고 우리는 얻지도 못한 기록을 찾아낸 겁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가서 김희선 의원 아버지한테 고문당한 사람 이야기까지 막 나왔습니다. 그것도 나중에 몇 달 뒤에 이야기를 듣고 올해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이렇게 돼가지고 이제는 김희선 의원은 우리를 고발도 안하고 고소도 안하고 이제 이렇게 됐습니다. 이제는 우리 국민들이 평가를 하겠죠.
  
  그런데 이건 처음부터 죽 보면 출발이 뭐냐. 신동아의 특종이 출발입니다. 신동아 특종을 보고는 야, 이건 만회를 하든지 해야지 하면서 제가 편집장으로써 잘못한 것도 있고 하니까 명예회복을 해야 되겠다 하는 이런 경쟁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오동룡 기자가 붙임성이 있어가지고 그 집안에 열심히 찾아가 가지고 마치 친척이 된 것처럼 어르신들 말도 들어주고 해가지고 친해지고 그러다보니까 그런 이야기도 듣고 그 다음에 그걸 확대발전시켜서 바로 정보의 본산이 있는 현장에 갔다는 것입니다. 현장에 갔다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현장에 안가고 여기서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봤자 안됩니다. 그래서 만주에 갔습니다. 만주에 가니까 의외의 예상하지 않았던 도움의 손길이 있어가지고 이렇게 했다. 또 그것을 하도록 자극한 것은 김희선 의원이 계속 부인하고 하니까 우리도 생존의 차원에서 이것을 우리가 誤報(오보)하면 월간조선이 큰일나게 생겼으니까 방어차원에서-아까 신라가 통일한 게 살아남기 위해서 통일한 것처럼.
  기자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할 때는 언제냐? 경쟁할 때입니다. 상대방과 특종으로 경쟁을 할 때, 낙종하지 않기 위해서, 특종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낙종하지 않겠다고 몸부림을 치다보면 특종을 합니다. 그러니까 기자든 뭐든 벼랑에 서야 됩니다.
  그 다음에는 여러 가지 자료를 찾으니까 보조자료가 막 나오더라고. 이 가네야마 에이이치라는 인물, 이 인물의 명단이 적혀있는 일본 기록도 나오고 만주국의 경찰관 명부에서도 이 사람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 김일연의 이름이 확인되는 등 보조적인 자료가 막 나오더라고. 그런데 취재를 해보면요 뭐 하나가 나오기 시작해서 죽 당겨보면 고구마 줄기처럼 주르륵 연결된 게 굉장히 많아요. 그때부터는 취재가 잘 풀리는 거죠. 그러니까 취재를 할 때에는 절대 좌절하지 마세요. 끝까지 물고 들어가면 뭔가 하나가 나옵니다. 그때 행운이 찾아옵니다.
  최선을 다하는 기자한테는 반드시 우연찮게 뭔가 탁 굴러들어옵니다. 저도 그런 경우를 많이 경험했어요. 취재가 막혀서 도저히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이제 그만하자 할 때 어떤 사람이 슥 와서 내부정보를 전달해 준다든지 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온다는 게 무슨 법칙 같아요.
  우리 지금 우파 세력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버티고 있는 과정에서 뭔가 운이 옵니다. 김정일이 총맞아 죽든지 이런 게 반드시 생깁니다.
  그 다음에 또 하나 사례 4.로 하나 말씀드릴께요. 땅굴 이야기.
  1992년 3월에 어떤 사람이 가방에다가 테이프를 넣어와서 한번 들어보라고 하더라고. 들어보니까 뭐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나고 빙빙 도는 소리도 나고 이상한 소리가 나요. 이에 뭐요 하니까 자기가 땅 속에서 녹음해서 가져왔답니다. 아니 왜 땅 속에서 이런 소리가 나느냐 하니까 자기는 땅굴을 찾는 사람인데 서울 근교에서 이런 소리를 녹음해 왔답니다. 아니 그러면 땅굴이 서울 근교까지 들어왔다는 말이냐고 물으니까 자기는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청와대까지 들어왔다는, 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들리는 소리가 너무 생생한 거에요. 그래서 이걸 가지고 육군 본부 땅굴 탐지반에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딱 듣더니 웃으면서 이건 말이에요, 전부 지상에서 녹음된 겁니다. 地底(지저)에서 녹음된 게 아니라 모두 지상에서 녹음된 겁니다. 이 사람 ○○○이라는 사람, 우리 잘 알아요 하면서 사기꾼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기사를 쓸 수가 없죠. 그래서 일단 기사를 한 달 미루고, 좋다 그러면 기자 한 사람을 붙여가지고-지금 유용원 기자입니다-계속 한달 동안 쫓아다녀보라고 하니까 뭔가 있는 것 같다는 거에요. 음성전문가도 가보고 이거 취재를 해보니까. 아, 이건 우리가 새로 발견한 사실인데 땅 밑에서 나는 소리에 대해서는 연구가 별로 된 게 없어요. 수중에서 나는 소리는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서 연구가 많이 됐습니다. 그러나 땅굴에서 나는 소리에 대해서는 연구가 된 게 없는 거에요. 그리고 땅 밑에서는 기기묘묘한 소리가 다 납니다. 땅 밑에 녹음기를 가져다 놓으면 이상한 소리가 다 납니다. 기계 소리도 나고, 저 먼 데서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도 들리고. 그래서 이 땅 속에서 녹음된 것 가지고 분석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더라구요. 자, 그럼 우선은 이 사람들이 주장하는 서울 근교, 특히 청와대 이쪽까지 땅굴이 들어올 수 있느냐 없느냐 알아보자 해가지고 토목기술자, 땅굴 조사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 다 만나서 물어봤어요. 그래서 제1탄은 1992년 5월호에 월간조선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하여튼 서울 근교 지하에서 이상한 기계음이 들려온다 하는 식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그러니까 육군본부에서 우리보도 그거 엉터리라고 그 사람들이 그 녹음했다는 건 전부 다 지상에서 조작한 거고 지하에서는 그런 소리가 녹음이 안된다고 해요. 그래서 우리가 제의를 했어요. 그렇다면 우리 공평하게 조사를 한 번 해보자고. 그래서 저기 철원에 있는 제2땅굴에 가면 이미 뚫어놓은 데가 있으니까 거기 녹음기를 내려서 과연 이게 녹음되는지 안되는지 조사해보자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하고 땅굴 탐사반 무슨 대령하고 같이 한 팀이 돼가지고 현장검증을 하게 됐습니다. 해보니까 땅굴 탐사반 사람들 이야기와는 달리 녹음이 되더라고구요. 옆에서 뚫는 게 녹음이 되더라고. 아니, 녹음 되지 않냐고 하니까 이제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그래가지고 엎치락뒤치락하다가 우리가 ‘그러면 좋다. 이 녹음 테이프를 일본에 있는 세계적인 음성 전문 분석가가 한 사람 있다니까 그 사람에게 보내서 조사해보자’ 해서 그 사람에게 200만원 정도 주고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이 일본 사람은 007기 격추될 때 마지막에 교신 내용 녹음한 걸 분석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그래프를 잔뜩 가지고 오더니 다른 건 몰라도 이게 지하에서 녹음된 건 틀림없습니다 그러는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계 소리가 맞습니다 이러더라고. 그러면 지하에서 기계소리가 난다는 것은 북한에서 뚫었다는 게 아니냐, 이래서 일단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이렇게 썼어요. 이게 남한에서 북한으로 지금 땅굴을 뚫는 게 아니라면 북한에서 남한으로 뚫는 땅굴 소리가 녹음된 것은 사실인 거 같다. 그러나 이게 어디라고는 우리가 확정할 수 없고 그렇다고 토목공학적으로 봐서도 20~30km 뚫어서 서울 시내에 들어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일 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마도 김포 지역 정도로 들어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 이런 식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그러니까 이 기사는 지금까지 결론이 없는 겁니다.
  그 뒤에 우리 군에서도 한강 시추하고 이렇게 땅굴 조사를 많이 했습니다. 그랬는데 몇 년전부터 또 경기도 화성까지 땅굴이 들어왔다 해가지고 화성땅굴 찾기, 뭐 ○○○라고 있는 것 아십니까, ○○○ 목사가 그것도 하고 그러죠? 그래서 그 땅굴하면 또 사람들이 월간조선을 찾으니까 또 그거 뚫는다고 왔더라구요. 마침 거기 옛날에 땅굴 취재했던 기자가 있어서 땅굴 위치가 가깝다고 현장에 가서 거기서 나왔다는 흙을 이만치 가지고 왔더라구요. 그래서 그 흙을 무슨 연구소에 가서 맡기더라고. 나중에 연구소에서 하는 말이 이거 시멘트입니다. 시멘트인데 이게 한국에서 만든 시멘트인데 이러더라구요. 그러니까 땅굴에서 파냈다는 것이 그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지상에서 들어간 거에요. 땅굴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던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땅굴이라고 그거 조사안한다고 국방부 장관을 고발하고 이러니까 좀 난감하죠.
  이런 땅굴 이야기는 이게 인제 기자가 말이지 기자가 땅굴 탐사반이 돼버린 겁니다. 이게 진실인지 아닌지 알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이야기인데 지금도 우리 월간조선이나 저기서는 그래요. 20킬로미터 이상 뚫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김포는 10킬로미터만 딱 뚫으면 됩니다. 김포 지역으로 뚫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요.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금 탈북자가 그렇게 많은데도 땅굴 뚫었다는 증언자가 하나도 안나오는 거에요. 죄수를 동원해서 뚫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정치범 수용소에 있던 사람들로 작업한 다음에 다 죽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리고 이걸 취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느낀 게 지하 200M에 있는 폭 3M되는 땅굴을 발견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겁니다. 뚫어가지고 그걸 적중시킨다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겁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달에 사람보내는 것만큼 어렵다, 지하의 세계는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게 굉장히 많아요. 그러니까 과학의 한계라고 할까 이런 것을 느끼게 됐는데 이 취재를 하다보면 생각이 왔다갔다하다가 지금도 결론 없이 끝난 것인데 그 대신 화성에서 땅굴 나왔다 어디서 땅굴 나왔다 하면 아, 저건 아닌데 하는 판단은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지요. 우리 경험상. 뭐 그런 겁니다.
  그 다음에 또 사례 하나를 스터디를 해보자구요. 12.12 사건인데 이 12.12사건은 제 5공화국 시절에는 비밀에 붙여져 있었습니다. 12.12사건이 어떻게 났다는 것은 최초의 발표 밖에 없고 구체적으로 병력이 어떻게 동원됐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 사람들이 불리하니까 발표를 안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우연한 기회에 천금성이라는 사람과 친해졌습니다. 어떻게 보면 화끈하고 단순한 사람인데 친하게 되니까 이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자기가 사실은 12.12사건에 관계했던 사람을 다 만나 취재해서는 책을 쓸려고 했는데 허문도가 막아서 못썼다고 불평이 대단하더라구요. 그래서 한 번 봅시다 해서 보니까 책 세권짜리 분량입니다. 그게 1985년도입니다. 그걸 복사를 하자 하니까 빌려줘요. 제가 보니까 무지무지 재미있는 겁니다. 지금은 우리가 다 아는 사실들인데도 그때만 해도 이건 뭐 쓸 수는 없지만 일단 복사만 해놓자 했습니다. 제가 제일 궁금했던 것은 12.12사건의 발단입니다. 당시 정부에서는 ‘합수부 수사관들이 정승화 장군을 연행하러 갔는데 정승화 장군의 경비병이 먼저 총을 쐈고 여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있었다’ 이렇게 발표가 됐었습니다. 과연 정승화 장군 쪽에서 먼저 쐈느냐 아니면 잡으러 간 사람들이 먼저 쐈느냐 이게 관심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보면 이게 책임론이 나오니까.
  그래서 그 자료를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정승화 씨를 1987년에 처음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그 분하고 부인하고 진술이 아주 명확하더라고. 자기들이 먼저 당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부인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 남편이 합수부 수사관들에게 끌려간 다음에 내려와보니까 그 전화받는 곳에 부관, 경호장교 두 사람이 총을 맞고 누워있더라는 겁니다. 또 다른 사람, 자기가 잘 모르는 사람, 우경윤이라는 사람이 총을 맞았습니다. 그 사람이 누워있더라는 겁니다. 겁이 나서 자기는 2층으로 올라가서 누구에게 전화를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이때까지만 해도 전두환 정권이 살아있을 때니까 총맞은 사람을 제가 만날 수는 없고 그 때 당번병을 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당번병을 한 사람을 만나보니까 틀림없이 먼저 쏜 게 정승화를 연행하러 왔던 사람들인 당시 합수본부 헌병이었다는 겁니다. 합수본부 사람들이 와서 먼저 어디로 먼저 들어갔냐 하면 통신실로 들어가서 이재천이라는 사람하고 김 某라는 사람, 두 사람 정승화 측근이 있으니까 그 사람들 등 뒤에다가 먼저 총을 쐈습니다. 이게 12.12 최초의 시작인데 이 총성을 듣고 그 다음에 해병대들이-그때는 해병대가 육군참모총장 관사를 경호하고 있었습니다-합수본부 사람들을 포위를 해가지고 일이 복잡하게 진행이 되는데 그래서 이것은 누가 먼저 쐈느냐 하는 것은 면밀하게 취재를-나도 그렇게 썼지만-기자를 하나 시켜서 했더니 우리 기자가 열심히 취재를 해와서 합수본부 측이 먼저 쏘았다, 등 뒤에서 쏘았다는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뒤에 김영삼 정부 들어서고 나서 고소고발하면서 12.12사건 수사가 공식적으로 시작이 됐지요. 그 때 먼저 쏜 사람, 검찰에서 이 사람들을 전부 불러서 한 사람 한 사람 다 진술조서를 받은 것을 보니까 역시 이 사람들이 먼저 쐈습니다. 그러면 우경윤이라는 사람은 누구 총에 맞았느냐? 우경윤이라는 사람은 그 때 국방부 범죄조사단장입니다. 이 사람이 정승화를 잡으러 갔는데 나올 때 자기들끼리 오인사격을 해서 이 사람이 배에 총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하반신 마비가 됐지요. 이 사람 총 맞은 것을 마치 정승화 쪽에서 쏜 걸로 해서 바꿔놨더라고. 그런데 12.12사건 조사를 하면서 그것이 명확하게 됐어요. 우경윤은 자기편이 쏜 총에 맞았고 정승화 부관과 경호장교는 이 쪽 수사관이 먼저 쐈다. 우리는 수사발표가 있기 전에 우리의 주장으로 등 뒤에서 쐈다 하는 제목을 붙였는데 이 12.12사건을 수사하면서 그것이 팩트로써 확인이 됐습니다.
  저는 이 12.12사건에서 전두환 쪽에서 잘못한 게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사건의 발단을 정확히 이야기를 했어야 했고 두 번째는 정승화 장군을 데리고 가서 물고문을 했다는 것입니다. 서빙고에 데리고 가서 아직도 엄연한 계엄사령관인데 계엄사령관을 물고문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때 정승화라는 사람 이야기가 ‘내가 6.25 때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괜히 살아가지고, 그때 살아가지고 이런 모욕을 당한다’ 하는 생각을 했다 뭐 이런 이야기를 저보고 합디다.
  그 두 가지는 잘못된 겁니다. 군인으로써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죠. 보안사의 준위가 현역 계엄 사령관을 그런 식으로 물고문하는 그 군대가 무슨 군대냐는 말이죠. 그래서 오늘날 우리나라 군대가 이렇게 지금 당하고 있는 것도 그 원죄라는 게 있습니다. 군인이라는 것은 적에게 잡혀가도 군복을 입잖아요. 장교는 제네바 협정에 의해서 군복을 입게 돼 있잖아요. 또 사역 같은 것도 안시키게 돼 있잖아요. 그런데 자기 나라 군대인데도 보안사에서 수사하는 뭐 준위 이런 사람들이 세상에 바뀌었다 해서 참모총장을 물고문을 했다는 겁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아, 언젠가는 이 사람들은 한 번 응보를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1987년에 들더라구요. 정승화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하면 선비같은 사람이에요.
  참, 그런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것도 뭐 어떻게 보면 우리 기자가 과욕을 부린 거죠. 누가 쐈다고 정부에서 발표할 때 믿었으면 됐는데 아무래도 의심스러워서 취재를 해보니까 자기네들이 먼저 쏴놓고도 말이죠, 자기들이 먼저 맞은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이런 것도 수사식 보도, 또는 심층취재의 한 예가 되지 않겠냐 생각합니다. 취재를 하는 원인이 재미도 있겠지만 이것은 단순한 흥미 차원을 넘어가지고 ‘야, 이 자식 나쁜 놈 아니냐, 자기네가 먼저 쏴놓고도 자기네가 당했다고 거짓말하는 이런 놈들이 어딨냐’ 하는 이런 일종의 분노 또는 정의감, 이런 것이 취재의 원동력이 된 거죠.
  좋은 기자가 되려면 호기심도 있어야 되고 정의감도 있어야 되고 명예욕도 있어야 된다는 게 바로 이런 뜻입니다. 기사 쓸 때 제발 좀 재미있게 쓰고 가끔은 화도 내고 분노도 하고 그러면서 ‘자기가 쓴 기사가 이 세상을 시끄럽게 할 것이다’ 하는 그런 기대를 가지고 취재를 해야 합니다. 명예욕 그런 것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이런 뜻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렇게 본다면 심층취재, 수사식 보도는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일 처음에는 사소한 정보에 대한 흥미유발입니다. 그 다음에는 좋은 기사를 쓰겠다는 욕심이 플러스됩니다. 그 다음에는 흥미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이리저리 취재를 하는 과정이 진행이 되다가 마지막 단계에 가서는 기자가 판단을 하게 됩니다. 뭐가 사실이냐는 판단을 하게 되고 판단에 따라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래서 수사식 보도, 심층취재의 보도에는 결론이 있습니다. A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고 B라는 사람은 저렇게 말했다는 식으로 중계방송만 하고 기자는 모르겠다고 숨어버리는 게 아니라 기자가 하느님처럼 또는 판사의 입장에 서서 ‘이게 진짜고 이게 가짜다’ 라고 판단을 내리는 단계가 심층취재, 또는 수사식 보도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이렇게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神(신)의 영역이기도 하고 재판장이 되는건데 기자가 이런 역할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도 하지만 보람도 큰 겁니다. 그래서 심층취재를 많이 하는 기자가 저널리즘의 단계를 한 단계 높이고, 주로 세상을 움직이는 기사는 이런 종류의 기사가 아니겠느냐 뭐 그렇게 생각되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이런 심층취재의 대상이 될 만한 것들이 지금도 널려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전번부터 이야기했지만 김동석 씨에 대해 알아보신 분 있습니까. 김동석이라는 예비역 대령이 자기가 박정희도 구하고 북한에서 사단장을 납치해왔다고 떠든 적이 있었다고. 그게 전부 엉터리거든요.
  봉태홍: 대구 지하철 사건도 그런 종류 중 하나라고 봅니다. 당시 사고 처리 과정 등을 보면 미스테리가 많은데요. 물청소를 한 부분도 그렇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조갑제: 그런데 살인사건을 포함한 이런 사건사고는 미스테리나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다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건사고 자체가 합리적인 상황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거든요. 우연과 우연이 겹쳐 일어나는 것이 사건과 사고니까 그것을 분석할 때는 우리가 상식적인 기준으로 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항상 수사발표에는 틀린 게 나와요. 지금 김현희 사건도 수사발표를 하면서 거기서 몇 가지 실수한 게 있습니다. 명백히 북한의 지령에 의한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가지고 좌파들이 확대재생산해서 자꾸 이렇게 뒤집으려고 하는데, 그런 사건은 큰 본질만 보면 됩니다. 본질만 보면 판단하기가 쉽습니다. 그리고 김현희 사건에서 주로 문제를 제기하는 의혹이 왜 김현희 말투가 북한 말투가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김현희는 공작원인데 북한말을 쓰겠습니까. 그리고 김현희는 개성 사람이죠. 거의 서울 말씨입니다. 부모들도 서울말씨구요. 그 다음 왜 유류품이 발견되지 않았느냐 하는 데 이미 발견됐습니다. 비행기 잔해도 발견됐습니다. 그 다음 왜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냐 하는데 그건 공중폭발의 결과입니다.
  요새 그런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C4를 가지고 폭파하면 비행기가 폭파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합니다만 제가 안기부에서 실험한 비디오를 보니까 몇 십 미터 떨어진 철판에서 C4를 터뜨리니까 두께가 1,2센티미터 되는 철판이 몇 십 미터를 날아와서 지켜보는 사람들 머리위로 날아오더라구요. 비행기가 얼마나 얇은지 아세요? 충격에 대단히 약하죠. 그런데도 그런 의혹만 가지고 사건을 판단한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사건사고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는 쉬워요. 왜냐하면 설명 안되는 부분을 가지고 자꾸 확대재생산하면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거든요. 그건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그런 종류 중의 하나가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입니다. 문세광 사건을 자꾸 다른 누가 육 여사를 쐈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한 번 속을 뻔한 적이 있습니다. 1988년인가 당시 중부 경찰서 감식계장이라는 사람이 왔습니다. 그걸 자기가 감식을 했다는 겁니다. 감식계장이라는 사람이 당시에 감식한 자료를 가지고 와서 설명을 하는데 자기가 보기에는 총알 한 발이 빈다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설명을 하는 겁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탄도가 이렇게 나가고 하면서 반드시 의문이 있다고 한참 열변을 토하는 겁니다. 저는 그 때 처음 듣는 이야기니까 거 참 그럴 듯하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그 사건이야말로 증인들이 보는 상황에서 일어난 거고 더구나 텔레비전에서 중계를 했기 때문에 비디오가 있지 않느냐. 알아보니까 사건이 다 찍힌 비디오가 있었습니다. 중계방송 하듯이 총알 날아가는 방향도 보이는, 이 비디오를 보면 하나도 의문이 없어요. 그런데 감식계장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본 작은 부분 하나만 가지고 주장을 했던 겁니다.
  수사란 것은 감식하는 사람과 범인을 조사한 것과 그 외 다른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판단하는 것인데 감식이란 여러 수사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여기에 의문이 있다고 해서 다른 곳 전체에 의문을 제기한 겁니다. 자기가 제시한 의문은 다른 곳에서 이미 풀렸는데도 말이지요. 그러니까 사건은 항상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오늘 서석구 변호사가 글을 올렸던데 지금 기자들이 취재해야 할 것 중에서 노무현의 숨겨놓은 딸 의혹사건, 이것 정말 취재를 제대로 해야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저는 그거라고 봐요. 한상구라는 사람을 구속시킨 것은 딸 가족이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한상구 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구속이 됐는데 거짓말인지 진짜인지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DNA테스트입니다. 그런데도 왜 법원은 DNA검사 명령을 내리지 않느냐는 거에요. 이것은 1면 톱 기사거리입니다. 진짜냐 아니냐 그건 나중의 문제입니다. 이런 법을 믿고 우리가 어떻게 살 수 있느냐. 아니, 구속을 안시켰다면 문제가 다르지만 구속을 시켰으면 진실을 판별해야죠. 이 사람은 자기 말이 진짜라고 하고 고발한 사람은 아니라고 하는 것인데 진실을 판별할 방법이 없다면 몰라도 너무 간단하지 않습니까. 딸하고 민미영하고 노무현, 이 세 사람 머리카락 하나씩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것을 왜 법원이 명령을 내리지 않느냐.
  이건 진짜 우리 애국단체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누가 제소를 해야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것 가지고도 문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진실을 모르겠다. 우리는 감히 진실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원칙에 입각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법원이 하고 있는 것, 이런 재판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사람을 풀어주든지. 이건 누가 문제를 제기해 보십시오.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런 예가 없습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면 법원은 무조건 유전자 감식명령을 내립니다. 이런 사건이 났을 때 유전자 감식명령을 법원이 내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는지 과거 전례를 한 번 찾아봐야 할 겁니다.
  이건 한상구 씨를 고발한 사람이 스스로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자기 스스로 피를 가져와서 결백하다고 증명해야죠. 이건 앞으로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네요. 수사 4개월째라면 구속기간 만료인데. 보통 1심이 구속수사는 4개월 만에 끝나거든요. 구속기간이 연장이 됐나. 저런 예가 드문데.
  황규환: 이런 건 주제가 될지 모르겠는데요 김대중 씨가 공산주의자란 글이 있더라구요. 이런 것에 대해서는 되는지, 과거에 신민당에서 활동한 것들이 있더라구요.
  조갑제: 그건 제가 쓴 기사에도 있습니다. 제가 쓴 김대중에 대한 연구라는 기사가 2002년 3.4.5월호에 쓴 게 있습니다. 김대중 씨는 공산주의자였습니다. 자기가 그건 인정을 했습니다. 신민당에 가입했었습니다. 신민당은 나중에 다른 두 당과 합쳐서 남로당이 됐습니다. 김대중 씨는 나중에 목포 지구당 선전부장을 지냈습니다. 핵심이었지요. 파출소 습격사건도 일으키고 그래서 붙들려 들어가서 있을 때 자기 장인이 지역 유지니까 풀어준 겁니다.
  문제는 김대중 씨가 남로당까지 갔느냐 안갔느냐입니다. 일설에는 남로당에도 가입했을 것이라는 말도 있고 김대중 씨 본인은 남로당이 만들어지기 전에 손을 뗐다고 말합니다. 그 다음에 보도연맹 관련입니다. 김대중 씨가 보도연맹의 자문위원을 했다고 본인 진술에도 나옵니다. 그게 뭐냐. 돈을 대는 사람입니다. 보도연맹이 뭔지는 알죠. 전향한 좌익들의 輔導(보도), 전향한 좌익들이 자진해서 신고를 하면 명부를 만들어서 선우종웅 같은 공안검사들이 그 사람들을 우파로 전향시키는 교육을 했습니다. 거기 목포 보도연맹의 자문위원을 했다고 본인이 실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자문위원이 아니라 총무차장으로써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보도연맹에 가입했는가. 남로당에 가입했기 때문에 보도연맹에 가입한 것이 아닌가. 거기에 대해서는 증언해줄 사람이 몇 사람 있습니다.
  고성달: 아까 말씀하실 때 오동룡 기자가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가지고 취재해보라고 하셨나요? 취재원이 인터넷이었습니까?
  조갑제: 그걸 가지고 취재를 해보라고 했죠. 그런 루머가 하도 많이 떠돌아다니니까 그걸 가지고 한 번 취재해 보라고 한 거죠. 취재의 동기가 인터넷 글이었습니다. 취재원이야 당연히 그 가족이지요. 그 당시에 이미 많은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그 취재는 말하자면 처음 목표를 잡은 건 ‘가계가 좀 이상하다’ 이렇게 단순한 혈연관계를 의심해서 취재했던 겁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온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A라는 목표를 가지고 취재를 하다보면 훨씬 더 큰 A+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의외지요. 이건 상상을 초월하는 기사 아닙니까. 그것도 친일경찰 중에서도 파출소 경찰이 아니라 독립군 잡는 것 전문으로 하던 사람이었다는 거죠.
  그런데 대충 보면 이런 식으로 억지를 부리고 해가지고 어찌어찌 모면하지만, 당하는 것은 의외로 아무것도 아닌 것 가지고 당하더라구요. 참 이상해요.
  요새 느낌은 한국 사회에서 맥아더-강정구 사건, 일명 맥-강 사건이라고 하던데, 맥-강 사건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상당히 온건한 사람들까지 ‘야,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많이 퍼진 것 같던데 어때요?
  봉태홍: 어제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토론회를 하는 데 심사위원으로 갔습니다. 민사고, 중경고 등에서도 왔었습니다. 각 주제별로 고등학생 30여 명이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가지고 주제발표를 했는데 거기서 북핵 보유를 찬성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에서 사회를 봤습니다. 찬성 세 명, 반대 세 명의 패널이 있고 방청객이 스무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상당히 희망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 방청객 중 열여덟 명이 북핵 보유에 반대를 하는 겁니다. 그 다음에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주둔 찬성이 과반수를 넘었습니다. 북한체제를 보장해야 하느냐 붕괴시켜야 하느냐에 대해서도 붕괴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수가 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0대들이 20대보다 더 보수적으로 보였습니다. 거기서 희망을 봤습니다.
  고성달: 이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인데요. 임종인 의원과 군사매니아들이 우리나라의 해군력에 관해 논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임종인 의원이 자기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도 억지를 부렸다는 것을 드러내서 홈페이지가 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 예를 들어 한나라당 의원이 이런 잘못을 했다 그러면 언론에서 난리가 났을 텐데 그런 게 전혀 없더라구요.
  조갑제: 그게 요즘의 특징입니다. 좌파가 언론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뭐냐하면 사회에서 꼭 이슈화돼야 할 것을 이슈로 안만듭니다. 꼭 뉴스로 만들어야 할 것을 안만듭니다. 예컨대 지금 노무현 딸 문제 같은 거 아닙니까. 이게 꼭 뉴스가 돼야 될 건데도 뉴스를 안만들거든, 뉴스를 안만드는 게 힘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뉴스가 될 가치가 없는 것을 이슈로 만드는 힘도 있습니다. 이런 걸 바로 Agenda Setting 능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정권을 잡은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걸 우리가 빼앗겨버린 겁니다. 우리가 꼭 중요하다 생각하는 게 뉴스가 안되고 있습니다. 문제지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