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언론협회 주최]
  
  조갑제의 기자교실 제2기 제9교시 강의록
  
  주제: 전문기자論
  
  
  고성달: 강의 듣기 전에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2004년 2월호 월간조선 기사 중에서 러일 전쟁 기사에 대한 겁니다. 여기 보니까 러일 전쟁 당시 유대계 미국인 제이콥 시프가 일본의 국채발행을 도와줬다는, 옛날 같으면 그냥 지나갔을 이야기가 있던데 이 유대인이 일본을 도와주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러시아 내에서 있었던 유대인 학살에 격분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본을 도와주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그 이후에도 보면 유대인과 인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 중 하나인데 제가 듣기로는 북한 인권 개선 부분에 있어서도 이번에 유대인 단체들이 상당 부분 도와준다고 들었는데 아시는 부분이 있으십니까.
  
  마이클 홀로위츠라는 사람이 유대인입니다. 그 사람에게 작년에 들었는데 유대인과 인권 단체 간의 관계 같은 것이 실제 있답니다. 유대인들이 지금 김정일에 대해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런 게 있을 겁니다. 김정일이 파는 미사일이 중동으로 수출됩니다. 결국 이스라엘을 위협하게 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 그 사람들은 아유슈비츠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게 아니겠느냐 하고 생각합니다.
  최근 2년 간 보면 뉴욕타임스가 부시 대통령은 비판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는 열심히 기사화합니다. 뉴욕 타임스나 워싱턴 포스트, 둘 다 유대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언론사 아닙니까. 제가 미국에서 어떤 언론인 모임에 갔었는데 기자들의 3분의 1이 유대인이었습니다. 무작위로 모인 것인데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북한 인권 문제를 세계적으로 만드는 데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뭐, 그렇게 생각합니다. 확실히 그런 흐름이 있습니다.
  
  자, 그럼 오늘은 전문기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문기자 시대가 열리고 있는데 전문기자가 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기자는 전문가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기자를 전문가라고 생각합니까? Generalist인가 Specialist인가?
  
  고성달: 저는 전문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문가가 아닌 직업인이 있을 수 있습니까. 의사가 전문가인 것처럼 기자도 전문가입니다. 그렇다면 기자는 어떤 면에서 전문가인가? 기자는 소문과 사실을 구별해내고 숨겨진 사실을 발굴해내는 능력과 그것을 마감시한 안에 정확하고 쉬운 기사로 쓸 수 있는 취재력과 문장력을 가진 전문가입니다. 즉, Fact Finding Specialist입니다. 그러나 기자는 이것저것 다 다룬다는 점에서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기자의 전문 능력은 Fact Finding하는 능력, 그리고 그것을 마감시한이라는 조건 하에서 빨리, 쉽고 정확한 기사로 문장화하는 능력이라는 겁니다.
  그러면 전문가는 전문기자가 될 수 있는가. 의사는 의료담당 전문기자가 될 수 있느냐.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빨리, 쉽게, 일반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문장을 만들 수 있는가에 따라 전문기자가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능력이 있으면 전문가는 아주 쉽게 전문기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특종이 없는 전문기자는 과연 전문기자일까요? 이 전문기자는 반드시 특종을 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자기가 다루는 좁은 분야에만 매달려 있으면 기사 거리를 보면서 이게 어떤 뉴스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전문기자는 전문가들만 읽는 전문기사만 씁니다. 그러나 전문기자는 일반인이 읽는 전문기사를 써야 합니다. 그래야 특종을 할 수 있습니다. 전문기자가 자기 전문분야의 포로가 돼 버리면 그 사람은 역설적으로 전문기자가 아닌 게 돼버립니다. 왜냐하면 전문기자가 쓰는 기사를 읽는 사람은 비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전문기자는 비전문가인 독자를 위해 기사를 쉽고 정확하게 써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흔히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좋은 기사라는 것은 전문가들이 인정한 기사, 또 동료 기자들이 인정한 기사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컨대 제가 항공사고에 대해서 기사를 썼다 했을 때 조종사들이 읽어보고 이 기사 잘 썼다는 이야기가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누가 항공기사를 썼는데 보통 사람들은 재미있다고 하는데 조종사들이 보니까 용어도 틀리고 별로다 하면 그건 좋은 기사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전문 기자는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기사, 보통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기사를 써야 됩니다.
  그렇다면 전문기자는 어떻게 양성되는가? 우리 주변에서 보면 전문기자라고 자칭한다든지 평가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많아졌습니다. 예전부터 스포츠 기자는 전문기자라고 인정했습니다. 한 분야에서 30년 계속 일했던 분도 있습니다. 고도원 기자라고 서울 신문에 계시던 분이 있는데 한 분야에 30년 이상 계셨습니다. 그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맥이나 스코어 등에 대해서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입니다.
  요새는 우리 주변에서 유용원 기자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군사 전문기자죠. 유용원 기자는 원래 1990년부터 월간조선에서 일을 했다가 1993년 조선일보 사회부로 갔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국방부 출입기자가 돼서 계속 군사 분야, 국방부 기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유용원 기자는 월간조선에 있을 때도 무기 분야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쪽 분야로 기사를 많이 쓰게 했습니다. 제일 처음에는 무기 분야만 다루니까 좀 다른 일반적인 기사에 대해서 취재하는 게 부족하더니 나중에 경험을 많이 쌓으니까 다른 부분도 잘 쓰게 됐습니다. 월간조선에 있을 때에도 군사 분야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어릴 때부터 무기라든지 그런 게 취미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죠.
  이러다가 진짜 전문기자가 된 것은 사회부에 가서 국방부 출입기자가 되면서입니다. 거기에 자신의 전문지식을 현실과 접목시킬 수 있는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문기자가 된 겁니다. 또 전문기자 생활을 바탕으로 해서 전문 사이트도 만들고 이렇게 해서 하나의 커뮤니티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유용원 기자는 전문기자로써 아주 성공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경우가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을 합니다. 유용원 기자는 그 과정에서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많은 특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유용원 기자는 전문기자로써 하나의 모범이 됩니다. 또 태도가 아주 겸손하기 때문에 몸 담고 있는 그 사회, 군대의 조직 속에서도 상당히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인간적으로나 영향력 면에서 타의 모범이 된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 다음에 우종창 기자라고 있습니다. 이 기자는 수사식 보도의 전문가입니다. 지난 번에 Investigating Reporting에서 설명한 것처럼 굉장히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서 결론을 내야 한다는 욕심을 가진 기자입니다. 고성달 씨가 지금 가지고 온 월간조선 2004년 2월호에도 이 기자의 기사가 있습니다. 실미도 관련 기사인데 굉장히 잘 썼습니다. 다른 기사에서는 볼 수 없는, 사실에 육박하려는 그런 정신이 있습니다. 이 우종창 기자는 용감한 기자입니다. 어떤 사물에 대해서도 그렇고 사람도 가리지 않고 취재원을 잘 관리합니다. 그동안 12.12사건 녹음테이프라든지 하는 여러 가지 큰 특종을 했습니다. 수사식 보도의 전문기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어떤 전문 영역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야를 맡으면 그 분야에서 취재력을 발휘해서 심도 있는 기사를 쓴다는, 이런 점에서 전문기자라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나라에서 1970년대 스포츠 기자 다음에 우리 언론사에서 등장한 전문기자가 있습니다. 바로 문화재 전문기자입니다. 1970년대에는 유적 발굴을 많이 했습니다. 경주 등 전국적으로 발굴 붐이 일었습니다. 그때 박 대통령 치하에서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킨다 해가지고 요즘으로는 발굴할 수 없는 것도 발굴하고 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기사가 크게 되니까 문화부로 좋은 기자가 배치가 된 데다 이 사람들이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고고학자고 현장에 나가니까 자연스럽게 전문기자가 됐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사람들이 쓰는 기사는 좀 어렵습니다. 용어에 한자도 많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단 전문가들과 대화가 됩니다. 또 그 기자들 중에서 문화재 전문위원이 된 사람도 많습니다. 그렇게 전문가 반열에 올라간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전문기자群이 하나 생겼다 볼 수 있습니다.
  요새 들어서는 의학전문기자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의사가 전문기자로써 언론사에 취직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또 경제도 어떻게 보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부도 과거에 보면 부서에 배치가 되면 금융전문기자, 산업전문기자, 시장전문기자 이런 식으로 전문 분야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스포츠 부서에 이어서 경제부도 전문 기자가 있는 곳이다 하는 인상이 많이 박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제부 기자들은 그 안에서 왔다갔다 하는데 다른 부서로 잘 옮겨가지 않습니다. 요새는 이런 것이 더 세분화돼서 경제 신문도 나오고 이러는데 일반 기자들에 비해 더 심도 있게 더 각론적으로 전문분야를 개척하는 부서가 경제부라고 봅니다.
  그에 비해서 사회부나 정치부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그런 선입관이 있어요. 그건 아닐텐데. 사회부나 정치부는 비전문 기자가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인상을 주는데 여기도 앞으로는 전문영역을 개척하는 사람이 나와서 나는 사건 전문만 하겠다, 나는 마약 전문만 하겠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언론이 더 풍요롭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도 전문 기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고성달: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 한국 현대사에 대한 전문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현대사 전문기자인가요? 저는 과거에 한때는 석유전문기자였습니다. 석유개발에 대해서 책을 두 권인가 썼습니다. 또 한때는 항공 전문기자, 필로폰에 대해서 책도 썼기 때문에 마약전문기자로 불린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 경우는 어떤 것인가 하면 제일 처음 왜 석유전문기자로 불리게 됐느냐 하면 1973년 부산에 기지를 두고 외국 석유회사가 포항 근해에서 석유를 시추할 때 그것을 특종하기 위해서 커버하는 과정에서 석유에 대한 전문용어라든지 시추는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취재하면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책을 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전문가를 만나서 물어보기도 하면서 하다보니까 어느새 석유 시추, 석유 개발 분야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제가 제일 많이 아는 것 같더라구요.
  특종을 노리면서 현장을 누비다 보니까, 그러면서 그 궁금증을 책을 통해서 해소하는 과정에서 책을 두 권 쓰면서 석유 전문 기자가 됐습니다.
  그 다음에 항공사건 취재는 제가 공군 요격관제 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비행기에 대해서 조금 안다, 이것을 무기로 조종사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007기 사건을 취재하다 보니까 재미가 있고 특종도 쓰고 하다보니까 나중에 전문기자 소리를 듣게 된 겁니다.
  코리아 커넥션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는데 필로폰의 밀매, 밀조를 일본에 가서 취재하다 보니까 전문기자가 된 겁니다.
  이런 이야기는 뭐냐하면 전문기자라는 것은 어느 특정한 전문분야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아까 말씀드린대로 어떤 사물에 대해서 깊게 들어가 진실에 육박하는 그런 마음 자세를 가지면 전문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이 여러 분야의 전문기자도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전문기자는 신문기자가 하기는 어렵습니다. 잡지기자가 참 좋습니다. 그래서 전문기자의 산실은 잡지기자가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한 분야를 그렇게 오랫동안 취재할 수 있는 시간이 방송, 통신, 신문에 있으면 잘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박정희 전문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중에서 10.26, 12.12, 광주사태와 같은 경우에도 이런 것을 취재를 통해서 많이 알다보니까 전문기자가 된 겁니다. 이와 같이 월간지 기자의 장점이 있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 전문기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느냐. 첫째는 아까 유용원 기자의 예에서 보듯이 취미에서 시작하는 거 같습니다. 전문기자는 자기의 취미 생활을 하다보면 재미있어 가지고 그것을 계속 발전시키고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단, 전문기자가 되려면 현장에 가야 합니다. 골방에 틀어박혀 가지고 뭐 군사서적을 많이 읽는다고 전문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그 전문가를 만날 수 있는 출입처를 가져야 합니다. 국방부 출입도 좋습니다. 아무튼 사람하고 만나야지 책만 가지고는 전문기자가 될 수 없습니다. 책만 가지고는 매니아는 될 수 있겠지만 전문기자는 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취재를 해야 합니다. 전문적인 출판물을 통해서 얻는 지식과 현장에서 얻는 지식, 사람에게서 얻는 지식, 그리고 특종을 통해 이 지식을 활용하는 것이 합쳐져야 전문기자가 됩니다. 전문기자의 많은 분야는 과학 부문입니다. 정치나 사건, 이런 데서는 전문기자가 잘 안생기는 이유도 그게 과학과 관계되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무엇인가 골똘하게 생각해서 천착할만한 그런 분야가 없거든요. 하지만 과학이라는 것은 생명공학도 그렇고 의학 분야도 그렇고 항공사고, 석유개발 등이 모두 과학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것을 탐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이게 맞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를 붙들면 계속 연구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더욱 깊게 들어간다는 겁니다. 또 깊게 들어갈 수 있는 환경, 자료, 사람, 조직이 있으니까 전문기자의 무대가 있다는 겁니다. 하여튼 전문기자의 출발은 취미에서 출발하고 취미를 통해 재미를 얻고 재미있으니까 독서를 많이 하게 되고 관계자를 많이 만나게 되고 이러다가 행운을 얻어 출입처를 얻게 되면 전문기자로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기자는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제가 항공사고를 많이 취재했다 해서 조종사는 아닌 것과 같습니다.
  그 다음에 전문기자가 만들어지는 바탕을 보면 첫째, 과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됩니다. 제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만나보니까 사람의 유형이 대충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인문적인 사람, 둘째는 사회과학적인 사람, 셋째 이공계적인 사람이 있는 거 같습니다. 인문적인 사람은 예술, 문학 이런 것을 이해하는 교양있는 사람이고 사회과학적인 사람은 법학, 경제학, 사회학을 하면서 세상을 가리고 따지는 데 취미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공계적인 사람은 우주라든지 사물의 근본을 알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전문가가 되려면 이공계적인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니냐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떤 전문 분야에서든 이공계적인 지식이 필요하더라구요. 동시에 역시 인문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이공계적 지식 다음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니까. 예컨대 항공사고를 전문가 입장에서 취재하면서 ‘비행기가 왜 떨어졌는가’ ‘기계적으로 뭐가 잘못 작동해서 떨어졌다’ 이 정도에서 머물러 버리면 그건 아주 표피적인 기사입니다. 비행기에 조종사가 세 명이나 있는데 저 사람이 실수하는데도 왜 다른 사람들은 방관하고만 있었는가. 아, 두 사람이 평소에 인간관계가 나빠서 남이 잘못하는 걸 바로잡아주기 싫고 한 번 실수해보라고 옆에서 그냥 뒀다. 아, 조종사 내부에서 인간적인 관계가 근본적인 문제구나 하는 데까지 관심이 깊어져야 그게 전문기자죠.
  그 다음에 전문기자가 만들어지려면 서두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문성과 함께 뉴스 감각을 가져야 합니다. 무슨 기사를 써야 특종이 되고 무슨 기사가 중요하고 무슨 기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뉴스의 가치(News value)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전문기자가 만들어집니다. 전문성에 너무 쫓기고 파고들다 보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감각과는 멀어져서 이게 전문기자가 쓴 기사인데도 우리 기자들 흔히 하는 이야기로 핵심을 못잡아가지고 기사가 평면적이고 두루뭉술하고 재미가 없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반면 어떤 기자가 쓴 걸 보면 요새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딱 포착해서 전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쓴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니까 전문기자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잘 알아야 된다. 뉴스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특종이 가능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전문기자는 말이죠, 공익에 기여하는 면이 있습니다. 예전에 이런 기자가 있었습니다. 수산분야만 2,30년 출입하는 기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장관이 새로 부임하면 꼭 이 기자를 만났습니다. 한 부서에서 30년 동안 근무했다 하면 장관보다 훨씬 더 많이 알거든요. 또 기자라면 객관적 입장에 서 있기 때문에 장관에게 자문해 줄 때도 어떤 편을 들거나 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장관이 무슨 큰 정책을 세우다가도 여기 제일 오래 출입한 기자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 해서 불러서 들어보면 아주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합니다. 그런 역할을 하는 전문기자는 나라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역할을 하는 겁니다. 이런 전문기자가 우리 사회에 많을수록 행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나의 좋은 제도적 장치가 아니겠느냐 생각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언론이 너무 가볍게 느끼지기도 하는 이유는 전문기자가 적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이 드는데 옛날에는 기자들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이런 부서에서 일해야 되겠다, 그래야 기자의 명예도 높이고 대외적으로 신분상승도 된다 이런 생각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새는 기자들의 인생관이 많이 바뀐 거 같습니다. 그것보다는 차라리 음식 전문기자, 영화전문기자가 되는 게 낫겠다 이게 참 좋은 현상입니다. 이런 게 앞으로 되면 우리 신문사에서도 유용원 기자를 한 군데 10년 이상 출입시키듯이, 그건 본인이 원해야 하고 회사에서 뒷받침해줘야 합니다. 뭐 이런 전문기자의 공익성. 이것이 앞으로 한국 언론을 좀 더 성숙시킬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기자는 반드시 책을 써야 한다. 책을 쓰지 않는다면 그건 전문기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한 권 쓸 정도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지 못한 전문기자는 헛살았다는 말입니다. 반드시 전문기자는 책을 씁니다. 전문기자는 추적하고 축적하는 사람입니다. 전문기자는 정보를 추적하고 특종을 추적하는 동시에 자료를 축적하는 사람입니다. 자료없는 전문기자는 전문기자가 아닙니다. 전문기자 방에는 온통 자료로 뒤덮여 있어야 합니다. 전문기자는 좁은 부문을 연구를 해야되니까. 그래서 예컨대 어떤 한 줄의 기사가 나왔을 때 전말을 알 정도는 돼야 합니다.
  지난 9월인가 월스트리트 저널에 보니까 미국이 마카오에 있는 은행을 조사하고 있는데 이게 조광무역과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수사기관들이 총동원돼서 조사하고 있다. 거기에 보면 ‘조광 트레이딩 코퍼레이션’이라고 돼 있더라구요. 그 한 줄을 가지고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는 겁니다. ‘아, 미국 사람들이 지금 김정일 비자금, 39호실 자금을 조사하고 있구나.’ 이 조광무역은 김대중 대북송금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그림이 그려지면서 ‘아, 이 기사는 굉장히 중요한 기사다. 틀림없이 앞으로 이걸 가지고 무슨 사단이 나겠구나’ 생각돼서 월간조선하고 다른 기자들에게 그 기사를 빨리 쓰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요새 이 기사가 크게 돼서 지금 북한에서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6자 회담 안나오겠다 해서 난리를 치는데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무슨 뜻인지 알죠? 김정일의 비자금을 잡았다는 겁니다. 이게 앞으로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릅니다. 스위스에 있는 50억 달러에 이르는 비자금까지 동결하게 될지 모릅니다.
  김정일의 약점이 두 가지입니다. 국제범죄와 북한인권입니다. 국제범죄를 통해서 비자금을 벌어들입니다. 그 비자금이 김정일의 통치자금이 돼 대남공작에 쓰고, 무기수입에도 쓰고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선심성 뇌물에 쓰이는 겁니다. 그런데 이 돈줄을 미국이 죄려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반발해 6자 회담에 안나가려 하는 겁니다. 이 비자금, 국제범죄, 북한인권 문제가 서로 연결돼 북한을 압박하게 될 때, 국제여론을 등에 업고 북한을 압박하게 될 때 이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북한의 김정일이 아주 코너로 몰려가지고 여기서 무슨 변고가 날 수도 있겠다 하는 데까지 상상력을 이어보면 이 한 줄의 기사가 크게 보인다는 겁니다. 즉, 전문가의 안목이라는 것이 바로 이겁니다. 이런 안목은 자료의 축적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 사안을 한 줄의 정보를 가지고 딱 이해를 하고 큰 틀 속에서 해석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경험이 많아 그 맥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전문기자는 외국어, 특히 영어와 일본어를 알아야 합니다. 왜냐. 전문 기자의 분야는 주로 과학인데 과학이라는 것은 국내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대부분 외국과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줄기세포라든지 황우석 교수 관련 기사를 취재하려면 외국 기사 안읽으면 되겠습니까. 최소한 영어, 일본어는 알아야 전문기자 행세라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문기자는 행복한 기자입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쓰면서 월급받고 유명해지니까 얼마나 좋아요. 전문기자는 아마도 오래 살 거 같습니다.
  그 다음에 앞으로 유망한 전문기자 영역에는 어떤 게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봤는데요. 지금 세계에서 제일 큰 산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자동차? 석유개발?
  
  고성달: 시장 규모 쪽에서는 석유개발이 제일 크죠.
  
  제 생각에는 호텔, 음식점, 항공 등을 포함한 여행분야가 제일 클 거 같은데요. 여행 전문기자, 이거 얼마나 좋습니까.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기사 쓰는 거. 그 다음 음식 전문기자.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나오고 있지 않아요? 미국에서는 음식 전문기자가 유명합니다. 미국에서는 음식 전문기자가 없는 신문이 없습니다. 음식전문기자가 없는 신문은 매출에 영향을 받습니다. 벌써 우리나라에서도 음식으로 책도 많이 쓰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영화전문기자. 옛날부터 영화평을 쓰는 전문기자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요즘 인기가 많습니다. 그 다음 축구 전문기자. 산업에서도 전문기자가 나와야죠. 전자산업 전문기자, 생명공학 전문기자, 우주전문기자. 이렇게 확대해가면 한정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전문 분야를 할 것인지는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자기가 제일 재미있어 하는 분야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기자론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전문기자가 되기 전에 사회부 기자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사회부 기자를 통해서 기자로써의 취재원리를 배우기 때문에 그것을 거친 다음에 전문기자로 가야지 처음부터 전문기자로 가면 안된다는 말을 합니다. 저는 이 말이 100% 맞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전문기자가 되면 안되고 기자로써의 소양을 두루 갖춘 다음에 전문기자로 가야 합니다.
  언론사에서는 이런 말이 있는 것 아십니까. 대학교 다닐 때 학보사 기자를 했던 기자는 기자로써 실패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보사 기자를 하면서 너무 건방져졌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학보사 편집장을 했던 친구들은 수습기자가 되면 체면이 좀 깎였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이런 태도는 뭘 제대로 배우기 전에 겉멋이 든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전문기자도 일반기자로써의 소양을 한 2,3년 정도 배운 다음에 자기의 전문분야를 택하도록 언론사에서는 대충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요새 저는 우리나라에 전문기자 시대가 열리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첫째는 매체가 다양해지고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위기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우선 각 그룹별로 매니아들이 많이 생기고 전문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산업이 많이 생겼거든요. 음식전문기자가 생기려면 우선 한식도 많고 일식도 많아야 되고 양식도 많아야 되고 이렇습니다. 이제 사회가 커지다 보니까 그게 된다 이겁니다.
  전문기자는 전문기자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있어야 됩니다. 그 무대가 커야 생활이 가능합니다. 전문기자가 전문 영역에서 큰 소리를 치고 평가를 받고 돈도 벌어야 전문기자가 유지되는 겁니다. 전문기자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아쉬는 것은 전문기자가 그 분야에서 특종을 해야 하는데 그래야 우리가 전문기자의 가치를 인정해주는데 그 점이 조금 부족한 거 같습니다. 오히려 사회부 기자가 다른 사람의 전문분야에 들어가서 특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건 왜냐하면 사회부 기자는 감각이 좋기 때문에 뭐가 특종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음식전문기자는 자기는 음식 맛있는 거 이런 거만 챙기지 김치에 납이 들었다는 것은 내 영역과 관계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사회부 기자는 그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니까 음식전문기자가 써야 할 기사를 사회부 기자가 써서 큰 기사로 만듭니다. 그건 전문기자가 뉴스의 가치(News value)에 대한 감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항상 사건을 쫓아다니는 사람이니까 사건적 뉴스감각을 가지고 있는 전문기자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봅니다. 제가 전문기자에 대해서 이 정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질문 받습니다. 여기에 있는 분들은 다들 전문 영역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김권혁: 군사전문기자 중에 이정훈 기자라고 있습니다. 지금은 주간동아 편집장입니다.
  
  그 친구도 월간조선 출신입니다. 유용원 기자하고 같이 있었습니다.
  
  김권혁: 그 분도 보면 군사전문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책도 썼구요.
  
  그런 걸 좋아하더라구요. 그 기자는 하나에 빠지면 집중하는 성격이 있습니다. 사람이 아주 얌전한, 그런 성격이 있습니다.
  
  김권혁: 새로운 지식이 있으면 그걸 습득해서 말을 아주 쉽게 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이 듣기 쉽게요.
  
  그건 기량이 향상된 거로 봅니다. 취재를 하다보니까 자기 생각이 정리되고 많이 알면 쉽게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대중의 기호에 맞춰 한번 소화해서 쉽게 이야기하는 거죠. 그건 전문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재미있네요, 전문기자 두 사람이 월간조선 출신이네요. 찾아보면 또 있을 거에요. 월간지가 전문기자의 산실이니까요. 말씀드린대로 일간지 기자는 전화로 취재해서 서너 줄 쓴 다음에는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간지 기자는 원고지 200장을 쓰려면 취재를 많이 하고 그걸 논리적으로 정리하려면 최소한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정리된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취재를 끝내면 그 지식이 날아가는 게 아니라 자기 머리에 고스란히 그대로 남습니다. 그걸 가지고 신문에 기사가 날 때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지식을 축적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저는 항공 사고가 날 때마다 신문을 봅니다. 보면 플러스가 계속 되는 겁니다. 과거의 알던 지식과 함께 계속 축적되는 겁니다. 그러면 자기 머릿 속에 하나의 탑이 생기는 겁니다. 그게 자신의 전문분야가 되는 겁니다.
  
  고성달: 학보사 기자 출신은 기자로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고 설명하셨는데 김재홍 의원하고 진성호 부장이 같은 서울대 학보사 출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 두 분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실 때 사회부를 거쳐야 보는 안목이 넓어진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경찰서 출입같은 경우도 그렇고 과거에는 사회부 기자들은 공무원들이 싫어하는 부분이 강하거든요. 버릇이 없다든가. 지금 소양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부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부 기자는 모두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사회부 기자는 한마디로 뭘 하느냐 하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취재하는 사람들입니다. 주로 하는 일이 경찰서 가서 누가 구속됐다, 누가 뇌물을 먹었다, 누가 찔려 죽었다, 도둑질했다 하는 것 취재하는 게 80% 이상 아닙니까. 그리고 이런 일이 생기면 경찰은 숨기려고 합니다. 수사를 하는데 그 내용을 기자에게 모두 알려주면 범인이 다 도망가니까요. 그러니까 경찰과 기자 사이에는 늘 팽팽한 숨바꼭질을 하는 겁니다. 또 경찰서에 안가는 사회부는 없으니까 기자들끼리 경쟁을 하게 됩니다. 기자끼리는 경쟁하고 경찰하고는 실랑이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회부 기자는 한 사회의 어두운 면, 사회의 바닥을 보는 겁니다. 이 경험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사회부 기자가 건방지다 이런 건 두 번째 일이고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두운 면을 먼저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사회부 기자가 만나는 사람이 한국 사회의 대중, 서민층입니다. 그걸 통해서 이 사회를 배우게 되는 겁니다. 수습기자로 온 순진한 청년들이 사회부에 와서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는 걸 통해서 세상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쟁을 배우게 됩니다.
  사회부 기자들이 가장 스트레스 받는 기사가 살인사건입니다. 요새는 살인사건을 그렇게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는 듯합니다만 제가 기자생활을 할 때는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경찰이 감춥니다. 그러니까 특종이 가능한 겁니다. 먼저 쓰는 사람이 있을 거 아닙니까. 그래서 발생하는 걸 보도하는 것도 특종이고 범인을 잡을 때도 특종이 되는 겁니다. 그러면 수사과정을 굉장히 밀착취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살인사건 중에서도 단순 살인사건이 있는가 하면 유괴살인사건과 같이 온 세상이 뒤집어지는 사건도 있지 않습니까. 요새는 그런 일이 별로 안나는 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그런 엽기적인 사건, 토막살인, 어린이 유괴 같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걸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쟁이 있으니까 이런 사건 취재하면 고생합니다.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어디 매복해서 오들오들 떨고 있어야 되고 누구 집을 담을 타고 넘어가야 되고 죽었다고 하거나 유괴된 아이 집에 가서 앨범에서 사진을 가져와야 되고 어떨 때는 경찰관을 사칭해야 되는 등 이런 과정을 통해서 취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겁니다. 단련되는 겁니다. 기자로써 단련되는 게 사회부 생활입니다. 그 경험이 기자에게는 평생을 갑니다. 그러니까 사회부를 거친 기자와 거치지 않은 기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 경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성달: 최근에 기자들이 정치에 진출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기자 출신이 정치에 입문한 이후에 보면 기자 때 말하는 것하고 의정활동에서 말하는 것이 상반된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정치부 기자들이 정계로 많이 진출했습니다. 주로 대변인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아직 기자 출신 대통령은 안나왔습니다. 기자출신 정치인이라면 최병렬 前 한나라당 대표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원기 국회의장도 동아일보 출신입니다. 그런데 정치부 기자가 정치인으로 성공하기가 참 힘듭니다. 이건 기자의 생리와 정치의 생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자는 세상을 분석하고 합리성을 강조하는 직업인데 정치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적과 아군을 나누는 투쟁의 장소입니다. 그러니까 기자처럼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구경하는 것-저는 기자는 직업적인 구경꾼이라고 생각하는 데-그런 사람들이 몸을 던져서 정치를 하는 것은 잘 안맞는 거 같아요. 그래서 기자출신 정치인 중에서 대성하는 정치인은 좀 드물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정치인이 되면 과거 기자로써 했던 논리에서 벗어나야 되니까 오히려 정치하면 기자를 하던 당시의 시각 등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기자출신 정치인에게 과거에 당신이 기자를 할 당시에는 이런 말 했다가 지금은 왜 다른 말 합니까 하고 따지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되네요. 혹시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나는 어떤 분야의 전문기자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습니까.
  
  김권혁: 기자라든지 이런 것을 할려면 나이의 제한은 없습니까. 시작할 때.
  
  나이 제한은 없지만 30대 초반을 넘으면 논평과 논설은 할 수 있지만 기자하기는 힘들죠. 기자라는 것은 바닥을 기는 사람이니까. 또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경찰 출입기자를 노인 때까지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그 일이 재미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건전문기자는 나이 많은 사람들이 잘 안합니다. 경찰서에 나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취재하면 형사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하니까 좀 힘듭니다. 역시 사건 기자는 젊은 기자들이 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음식전문기자는 젊을 필요가 없잖아요. 오히려 나이가 많을수록 좋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건 사건전문기자일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건전문기자라고 불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오래 경찰서에 출입해도 4,5년 이상 출입하지 않으니까. 또 사건 전문기자가 특종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5,6년 출입한 기자하고 방금 수습 딱지를 뗀 1년짜리 기자가 붙으면 1년짜리 기자가 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취재를 몸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아서 그래요.
  
  고성달: 전문기자의 어떤 인적 자원으로 봤을 때 현재 우리나라 신문사 중 전문기자를 많이 보유한 신문사의 순위를 굳이 붙인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전문기자의 숫자가 아직은 꼽을만큼 많지 않은 거 같습니다. 비교하기가 그렇네요. 전문기자 하면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유용원 기자인데 그런 사람이 적어도 한 회사에 대여섯 명만 있어도 우리가 그 이름을 익히 기사를 통해 알게 되니까 괜찮을 거에요. 영화전문기자는 조선일보에 이동진 기자라고 있던데.
  
  고성달: 요즘은 자동차 전문기자도 있지 않습니까.
  
  자동차 전문기자는 잡지에 주로 있지 않습니까. 신문이 아까 말한 대로 전문기자의 전문성을 표현할 수 있는 그 기사의 영역이 좁지 않습니까. 적어도 전문기사를 쓰려면 원고지 몇십 장은 써야 하는데 한두 페이지만 써서 전문성을 나타내기는 어렵더라구요. 방송도 전문기자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큐멘터리 같은 걸 맡으면 되죠.
  
  고성달: 최근에는 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됐는데요 인터넷과 전문기자의 교류라는 측면에서 최근에 이슈화됐던 조기경보기 이스라엘 기종 선택의 부당성에 대해서 굉장히 구체적인 사항이 군사전문 사이트에 회자가 됐습니다. 그 얼마 후에 그 논의를 바탕으로 해서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조기경보기가 왜 우리나라에 오면 안되죠?
  
  고성달: 성능이 떨어지니까요.
  
  성능이 떨어지면 값이 싸겠죠.
  
  고성달: 값이 싸기는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거기에 대한 추가운영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지형에는 이스라엘 게 맞는 게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그런데 무기 관계로 논하는 건 참 위험합니다. 예컨대 과거에 F-16이냐 F-18이냐 해서 논란이 많았던 것 기억하시죠? 저는 지금도 뭐가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우리나라는 F-16을 도입했는데 지금도 어떤 사람들은 F-18을 도입했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공군은 F-16 선택한 것을 찬성합니다. 그런데 F-18을 도입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봐도 그럴 듯합니다. F-18은 지금도 함재기로 사용하고 있고 잘 만든 비행기 아닙니까. 당시에는 값도 별로 차이가 없거든요.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러니까 이처럼 어떤 기종을 선택한다는 것은 수십 가지의 요소에 의해서 이뤄지는 거니까 기자들이 너무 어느 쪽이 맞다고 하지 마세요. 나중에 보면 후회하게 됩니다. 자꾸 요즘 한미 관계가 어려우니까 미국제를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이야기도 외국신문을 통해 나오는 데 그럼 이스라엘은 적국입니까. 저는 잘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막연한 이야기지만 이스라엘製에 굉장한 장점이 있을 거 같습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산악지형에서는 장점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이 정보분야에서는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기를 쓰고 막으려 할 겁니다.
  이런 문제는 애국심으로 결정할 것이 아닙니다. 최근 황우석 교수 사건도 그렇고 해서 우리 기자들에게 누구편도 들지 말고 구경만 하라고 했는데 지금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돌아가더라구요. 이 줄기세포나 이런 게 사실은 전문기자의 영역이거든요. 그런데 신문에 난 기사를 보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렇죠?
  왜냐하면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안해주는 겁니다. 이번에 미래한국신문에 과학적으로 분석한 걸 보니까 잘 돼 있더라구요. 미래한국신문에서 한 페이지에 걸쳐 줄기세포란 무엇이고 성체줄기세포는 무엇인가 설명해놨는데 다른 신문이나 보도에서는 무조건 줄기세포만 이야기하고 사진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건 세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째 전문기자가 없든지, 둘째 전문기자가 아닌 사람이 썼든지 셋째 전문기자가 전문적으로 썼든지 그런 기사라는 겁니다.
  그런데 같은 기사를 영어로 된 기사로 읽어보면 알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해외 신문은 항상 용어에 설명을 붙입니다. 줄기세포(Stem Cell)하면 이게 뭔지 설명을 합니다. 또 대중들이 알 필요가 없는 것까지 쓸데없이 깊게 안들어가더라구요. 이런 것은 해외 언론들에서 배워야 할 점들입니다. 전문기자는 전문적으로 쓰면 안되고 대중적으로 써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오늘의 화두 비슷합니다.
  제가 하나씩 나눠준 것 읽어봤습니까. 미래한국신문에 난 겁니다. 아주 잘 쓴 글입니다. 여기서 젊은 사람들 욕을 많이 해놨습니다. 이 기사가 왜 재미있느냐 하면 관점 때문에 그래요. 좋은 글은 뭐냐 하면 같은 사물이라도 다른 관점에서 보는 겁니다. 한국 젊은 세대는 모두 재벌 2세다. 왜 그렇게 보느냐에 대해서 쓴 글입니다. 한국 젊은이들이 재벌 2세다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죠. 바로 그 점을 포착한 겁니다. 그러니까 이 김용선이라는 분은 글을 쓸 때 생각을 많이 한 겁니다. 생각을 많이 해서 논리화하고 그것을 쉽게 이야기하는 겁니다. 이런 글은 많은 생각 속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냥 막 나오는 게 아닙니다.
  
  현구용: 이 분이 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젊은이들과 만나서 대화를 많이 한 거 같습니다.
  
  저도 현 기자와 같은 생각이에요. 많은 젊은이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본 다음에 쓴 글로 보입니다. 뭔가 만나본 느낌으로 쓴 글 같아요. 머리로만 쓴 글은 아닌 거 같아요.
  
  현구용: 저도 저보다 더 어린 학생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해보니까 최근에 들어서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럼 그 원인은 뭘까요. 왜 요새 한국의 젊은 세대가 생각이 부족하다, 문학도 안읽고 역사도 안읽고 해서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현구용: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너무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를 보든 인터넷이든 애니메이션을 보든 TV를 보든 간에 너무나 많은 전문지식을 아무 철학없이 습득할 수 있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신혜식: 예를 들어 줄기세포에 대해 10여 년 전에 알려고 했다면 책방을 뒤지고 찾고 책을 꽤나 읽어야 겨우 알 수 있었을 겁니다. 그래야 지식이 쌓이는데 이제는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바로 튀어나오니까 젊은 사람들이 매체의 다양성이랄까요, 미디어와 영상매체의 발달로 인해서 너무 편하게 지식을 얻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그 말이 맞는 거 같네요. 결국 지식을 공짜로 얻는다는 거네요. 옛날 우리도 영어 배울 때 단어장으로 암기하지 말고 사전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사전을 찾는 게 노력과 시간이 낭비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를 찾다보면 그 단어만 읽는게 아니라 그 앞뒤도 읽으니까 공부가 더 된다는 겁니다. 요즘은 자기가 노력해서 숨어있는 지식을 찾는 게 아니라 노력없이 검색엔진에서 바로 알아서 찾아주니까 자기 지식이 안된다는 거죠.
  
  현구용: 젊은이들의 행동양식을 결정하는데 또 중요한 것이 아무 노력 없이 많은 것을 가졌기 때문에 잃을 게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의 도발을 가장 두려워하는 게 20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 점도 있습니다만.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게 독서인데 인터넷에서 찾아 읽는 건 독서라고 보기 힘듭니다. 그러니까 옛날 고전을 읽는 것. 중고교 시절에 읽었던 역사소설, 삼국지 플루타크 영웅전 이런 것들이 그 사람이 나중에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밑바탕이 됩니다. 그래서 마구잡이로 濫讀(남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 기간이 옛날에는 다 있었습니다. 머리 싸매고 역사소설책 빌려다 놓고 막 읽고, 좀 어렵지만 문학 서적 같은 거 막 읽고 사르트르 같은 것도 읽고 이렇게 뒤죽박죽 읽다보면 뭔가 머리에 남는 게 있습니다. 요새는 그런 과정이 없죠. 문학 서적을 잘 안 읽으니까. 왜 고전을 안 읽는지 모르겠어요.
  
  신은정: 제가 생각하기에는 저는 처음에 어른들과 우리 세대의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요, 수학의 정석을 예로 들면요 어른들은 스무 번 이상 풀고 시험을 본다면요 요즘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학원에서 한 번 풀고 집에서 복습 한 번 하고 해서 많으면 다섯 번 정도 본다고 합니다. 이것은 그냥 하나의 예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곳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요즘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굉장히 짧고 학생들은 항상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항상 무슨 학원을 가고 운동을 해야 되고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 되고 이런 식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많은 볼거리와 배울거리가 많은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생각할 시간이 없다는 거군요.
  
  신은정: 네, 생각할 시간이 없고 항상 많이 배워야 되고 그렇게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생각은 하지 않고 독서는 나중에 수능이 끝난 다음에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강승규: 기자들을 보면 옛날에는 일단 나가서 보고 취재하고 만나고 준비해서 Tm려고 했는데 요즘 기자들을 보면 밖으로 나가지를 않아요. 그렇게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를 않아요. 사람을 만나라고 해도 만나지를 않아요. 왜 안 만나는가 고민을 해봤는데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인터넷만 하다보니까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지 못하는 성격이 형성돼 있고 아까 말씀하셨지만 기자들 중에는 학보사 출신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겉멋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요즘 기자들의 특징이 옛날과 비교해보면 사람을 만나지도 않고 취재도 안하려고 한다는 겁니다. 사람을 만나야지 무슨 이야기를 듣고 하는데 그런 건 안하려고 하고 인터넷으로만 찾으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청소년기 때 흡수해야 할 것이 인문적인 지식입니다. 이 시기에 소설, 역사소설, 철학까지 읽으면서 인생은 왜 사느냐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 이렇게 해야 할 시기인데 그 시기가 입시철하고 맞물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불행해요. 불행하다고 볼 수 있는데 자아의 발견이라 할까 이걸 제대로 못하는 거 같아요.
  또 요새 한자를 안가르치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한자는 생각을 유도하는 글자입니다. 한글로만 된 글을 읽게 되면 생각을 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인문학은 역사, 과학, 철학인데 이것은 한자를 모르면 안되게 돼 있습니다. 한자 모르면서 인문학을 배운다는 건 겉만 훑고 넘어간다는 겁니다. 대충 알고. 부정확하고 대충대충 아는 게 요새 특징인가 봅니다.
  
  강승규: 요즘 취재를 하는 것도 보면 그렇습니다. 정치 분야를 예로 들면 정치인 누구에게 전화하고 만나서 취재해야 하는데 그 담당자와 통화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다른 곳에 있는 기사를 그대로 베끼고는 합니다.
  
  신은정: 요즘 학생들은 시간에도 쫓기고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없다보니까 스스로 뭔가를 찾아내서 공부하는 걸 모릅니다. 항상 누군가 가르쳐주는 것만 배웁니다. 한자같은 경우에도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 대학에서는 한자를 취업에서의 하나의 도구 정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4학년 때나 해야 될 것들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문제는 어디서 해결되느냐 하면 독서입니다. 독서. 독서하는 습관을 갖느냐 안갖느냐입니다. 한국 사회는 앞으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사람의 대결이 될 거라고 봅니다. 결국 책 많이 보는 사람이 이끌어가는 사회가 될 겁니다만. 독서는 즐거움인데 저는 요새도 제일 기분 좋을 때가 하루만 아무 것도 안할 수 있다면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 쌓아놓고 한꺼번에 읽고 싶어요. 저는 한 번에 여러 권을 읽는 편인데 지금 제일 재미있게 읽는 것이 일전에 말한 모택동 전기와 히틀러의 비서가 쓴 히틀러 마지막 벙커에서 3년간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정말 재미있어요. 특히 비서가 쓴 히틀러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습니다. 거기서 묘사된 히틀러는 정말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교양있고 멋도 있는 그런 아저씨, 할아버지처럼 묘사돼 있습니다. 그 전쟁 와중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러니까 깜빡 잊게 됩니다. 히틀러하면 악마라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정이 많은 사람인가 하죠. 거기서 재미있는 게 히틀러는 전선시찰을 거의 안했답니다. 이 사람은 전선에 안나갔습니다. 늘 벙커에서 지도만 보고 지시를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어떻게 전쟁을 지휘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전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 학살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몇십만 명을 죽일 때 그냥 서명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단 한 사람의 유대인이 죽는 것도 직접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SS장관이었던 히믈러도 마찬가지였다고 합니다. 자기가 다 죽이라고 시켜놓고. 이게 참 독재자의 우스운 점입니다. 김정일은 모르겠습니다만 마찬가지 아닐까요. 김정일이 총살 현장을 본 적이 있을까요.
  
  아무튼 그래서 이 독서의 즐거움을 재발견하는 게 필요합니다. 좋은 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받는 것도 재미있지만 좋은 책을 읽었을 때의 감동이 머리에 오래 남고 또 써먹을 수 있지 않습니까. 문장을 인용한다든지. 좋은 영화는 안봐도 사회생활하는 데 별 지장이 없지만 좋은 책을 안보고는 사회생활 못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책이 더 중요하죠.
  
  신은정: 건강관리공단에서 나온 포스터를 봤는데요. 현대인의 생활계획표라고 나와있는데 운동하는 시간, 친구 만나는 시간, 술 마시는 시간은 나와있는데 책읽는 시간은 없더라구요.
  
  현구용: 독서를 하는 사람은 틈틈이 책을 읽으니까 따로 독서 시간을 안만들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읽는 사람은 틈틈이 책을 읽으니까 시간을 따로 안만들고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안읽어서 책 읽는 시간을 안만드는 거 같습니다.
  
  신혜식: 출판 시장을 보면 독서량이 나오는데요 지금 출판 시장이 다 불황입니다. 3천 부만 팔려도 웬만큼 성공했다고 본답니다.
  
  참... 강승규 편집장님, 할 말씀이 있다면서요?
  
  강승규: 한국인터넷언론협회에서 지난 1기에서처럼 유명인사를 초청할 예정입니다. 12월 19일 박진 한나라당 의원을 초청할 계획입니다. 국제통으로 알려져 있고 북한인권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12월 19일 월요일 저녁 7시에 이곳으로 초청할 예정입니다. 이미 기자교실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시는데요, 초청하니까 인터넷 관훈토론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분이 한 말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공격적으로 질문하세요. 뉴스메이커로는 괜찮은 분을 고른 거 같은데 그 분은 정치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참고로 정치인의 자질은 뭐냐하면 자기 자신을 화제로 만드는 겁니다. 우리가 박진이라는 사람을 기억하는 것도 뭔가 화제를 만들어서 언론에 많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정치인 중에서는 박진 의원보다 우수한 사람들이 많아도 덜 알려진 것은 그런 기술이 없어서입니다.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들 눈에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이든 기자든 모두 같은 유권자로 보이는 겁니다. 그런 걸 이해하고 질문을 하세요.
  특히 요새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권하고 연정을 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왜냐하면 4대 악법 중에서 세 개는 사실상 통과시켜 준 것 아닙니까. 이번에 사학법 통과도 쇼로 보입니다. 대변인의 말만 험악하게 하고 잊어버리고 중요한 문제는 합의하는 모습을 보면 한나라당과 노무현 정권의 실질적인 연정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또 노무현 정권은 사학법, 이념 문제 이런 건 민주당이나 민노당하고 연정합니다. 즉, 대연정, 소연정입니다. 지금 상황을 그렇게 보지 않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 속아서 그렇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박진 의원에게 질문하면서 대답을 들어보세요. 그럼 오늘은 이만 끝내겠습니다. 1주일 뒤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