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2일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을 제안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다급해지면 말을 듣는 척한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어제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그리고 다급해지면 말을 듣는 척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선 때도 질 것 같으면 90도 인사하고 그랬다. 사진도 남아있다"며 당시 지지율이 급락하자 후보였던 윤 대통령이 "오롯이 저의 책임"이라며 90도 인사를 했던 기자회견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근데 대선(이) 끝나니까 그거를 절치부심하고 있다가 바로 쫓아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과거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어떤 면에선 너무나도 인간적인 분"이라고도 했다. "그래도 지금 윤 대통령이 위기를 인식한 것 자체가 그나마 대한민국에는 다행"이라며 "정상적인 정치세력이라면 지난 강서 보궐선거에서 심판을 당했으면 위험을 인지했어야 한다. 근데 그렇게 국민들이 준엄한 심판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자체 행복 회로를 돌리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와 '한동훈 비대위' 출범 등을 지적하며 "뼈를 깎는 쇄신을 해야 하는데 때를 미는 세신 하면서 버티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했다. 그는 이날 '정진석 비서실장 임명'이 "웬 말"이냐고 했다. "지금 민심의 심판을 받아놓고 비대위원장 때 '당심 100% 가야 한다' '당심이 곧 민심'이라고 얘기한 정진석 의원(을 임명했다)"이라고 지적하며 "그때부터 당심 100% 전당대회로 김기현 (당시) 대표를 뽑아놓고 연판장 돌리고 난리 치면서 이 꼴 난 거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어제 오전 용산 청사 브리핑룸에서 비서실장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하며 새 비서실장으로 국민의힘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을 임명했었다. 윤 대통령은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뿐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또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함으로써 직무를 아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MBN에 출연해서는 진행자가 "(대통령에게) 만남을 제안할 의향은 없느냐"고 하자 이 대표는 "적어도 저와의 관계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신용 자본이 없기에 만나서 이야기한들 유의미한 대화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제안할 생각 없다"고 잘랐다. 국민의힘 복귀 여부엔 "(국민의힘 대표시절) 그렇게 협조적이지 않은 경험을 당해 봤다"며 "협조적이지 않은 의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무슨 역할을 하겠는가"라는 말로 선을 그었다. 진행자가 "김종인 전 상임고문이 이준석 대표가 2027년 대선주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선 출마의 꿈은 갖고 있냐"고 묻자 이 대표는 "열흘 전에는 국회의원이 꿈이었다"며 "저는 충분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권력욕을 앞세워서 대선 준비하지는 않겠다. 실력을 갖추고 나중에 준비가 되면 국민들께 말씀드리겠다"라며 지금 단계에선 그럴 생각 없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 국민 지원금 공약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4‧10 총선 공약으로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공약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한 후인 지난 19일 당 최고위에서 재차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준석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작년 재정적자가 87조원에 달했다는 충격적인 수치가 총선 직후에 발표됐다”며 “물가 문제마저도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 그런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돈을 풀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까지 겹치다 보니 나라가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민주당은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동작할 수 있는 전 국민 지원금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 소득 기준을 정해서 꼭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조정하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며 “복지 정책에 관해 적극적인 이재명 대표가 잠시 평소의 주장을 걷어 들이고 물가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국가 지도자의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은 그것이 협치의 틀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선거 기간 중에 남발된 SOC(사회간접자본) 공약에 대해 속도 조절과 감축을 천명하시면 어느 정도의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옳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개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담이 각자의 사법리스크나 정치적인 대화만으로 점철되지 않기를 바란다. 가장 중요한 재정 문제부터 두 지도자가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시고 해법을 만들어 나가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만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기대한다”며 “국민은 협치를 바라고 있고, 그 협치라는 것은 스스로에게 익숙한 주장을 잠시 뒤로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정치권이 과감하게 생각을 조금씩 수정해서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줄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