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초, 정부의 의대 정원 2천명 발표로 시작된 의료개혁 논란은 4달이 다 되어 가는 5월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매일 언론의 메인 기사로 올라오고, 정부와 의료계도 연일 대책과 성명을 발표한다. 하지만 양측은 자기 말만 할 뿐 타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 지켜보는 국민들도 지친다. 양측은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의료개혁 관련한 내용을 언급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은 의대생과 전공의를 위한답시고 심포지움도 하고 성명서도 내고, 촛불집회도 계획 중이다. 의협과 의대교수들은 이런 일 하지 말고 자신들의 이익에 충실한 행동을 하거나 정부에 압박을 주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도록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주라. 그 이외에 다른 행위들은 그냥 자신들의 위안이거나 체면치레로 밖에 보이지 않아 후배들인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의 불신만 쌓이게 할 뿐이다.

사직서를 낸 의대 교수들은 자신의 소신대로 사직을 해라. 의대나 병원에서 사직서를 수리해 주지 않는다는 핑계는 대지 마라. 사직서 수리해 주지 않으면 병원에 나가지 않으면 될 것 아닌가?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은 사직 수리되지 않아도 병원에 나가지 않고 버티고 있지 않은가? 사직한다고 그런 생쇼를 해놓고 이제 와서 사직도 안 하고 언론에 나와 왜 떠드는지 모르겠다.

의대 정원 확정하면 1주일 휴진하겠다고 공언해 놓고는 이제 와서 왜 철회하는가? 자신들이 실천에 옮기지 못할 일을 입으로 내뱉지 말던가.

연일 의사 면허 정지, 취소한다고 겁박만 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보건복지부(박민수)의 모습이나 의대교수들이 보이는 모습이 무엇이 다른가?

사직서 낸 의대 교수들이 진작에 그대로 사직만 했더라면, 또는 공언한 대로 1주일 휴진을 결행했더라면 이 논란도 끝을 봤을 것이다. 의대교수들이 사직하거나 1주일 휴진하면 대학병원이 올스톱이 될 것이고, 그러면 진짜 의료대란이 발생해 보건복지부도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에 미련이 남아서, 무엇을 지키고 싶어서 자신들이 공언한 일을 이런저런 핑계로 없었던 것처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니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자신들의 스승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닌가?

의협도 마찬가지다.

쓸데없는 발언들로 국민들에게 의사들 이미지만 나쁘게 하지 말고, 이 문제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라. 조용히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뒤에서 서포트 해주기만 하고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촛불집회 같은 거 하지 마라. 그런 거 해보았자 국민들은 들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 밥그릇 챙기려 한다고 반감만 더 사게 된다.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들도 적자가 나서 못 견디겠으면 그냥 문 닫아라. 괜히 전공의들 설득해 복귀하도록 해서 병원 정상화시키려 하지 마라.

이제 상급종합병원의 운영 패러다임이 바뀔 수밖에 없다. 전공의들 갈아서 병원 운영할 수 있는 시절은 앞으로는 없다. 정부의 의료개혁(개악)으로 청춘을 갈아 넣는 전공의 생활이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유를 박탈당하고 노예처럼 일해야 하는 족쇄가 된다는 것을 전공의들이 알아버렸다. 그리고 보건복지부 뿐 아니라 병원과 의대교수들의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지도 않는다.

대학병원은 진료와 수술을 계속 하려면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여도 전문의를 더 고용해 운영하든가, 적자로 버티지 못할 것 같으면 의료 수가를 대폭 인상해 줄 것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하고, 그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병원 문을 닫으면 된다.

병원 문을 닫으면 암 환자 등 생명이 위급한 환자들을 어떻게 하느냐고 짐짓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생각하는 듯이 말하지 마라. 그건 이 사단을 만든 정부가 책임질 일이며, 정부의 의료개악에 박수를 친 국민들의 자업자득일 뿐으로 병원 측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

이젠 극단적인 수단이 동원되거나 정부의 의료개악의 후과가 어떤 것인지 국민들이 경험하지 않으면 이 사태가 해결되기 힘든 국면으로 넘어갔다.

차라리 일시적 혼란이 발생하더라도 가부간의 결정이 빨리 나는 편이 의료계나 국민들에게 더 낫다.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 의료계나 국민들이 대처하기 힘들어지고 그 부작용과 손실은 더 커질 뿐이다.

정부도 엄포만 놓지 말고, 미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해 의사면허 정지나 취소를 시행하라. 휴학계 냈거나 수업 거부한 의대생들은 유급을 시켜라. 그래야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정부의 조치에 따라 자신들의 행로를 선택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 아닌가? 면허 정지나 취소, 유급 조치를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전공의나 의대생 요구대로 원점에서 재검토하든가.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다는 국민들이 태반이고, 똥이 될지, 된장이 될지 시행해 봐야 알 수 있는 아둔한 자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이상 별 도리가 없는 것 같다. 의료개악의 쓴 맛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정부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의료계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응해 가면 될 일이다.

국민을 위한답시고 떠들지 말고 정부나 의료계는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더 이상 국민들 피곤하게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