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요구가 트럼프 피격을 계기로 약화될 줄 알았더니 더 심해지고 있다. 어제 AP 통신과 시카고 대학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15일 미국의 성인 1천2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65%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에 동의했고, 무당층의 77%도 결단을 촉구했다. 인종 별로는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인 흑인의 절반인 50%가 바이든의 후보 자리 유지에 찬동했다. 히스패닉(33%)과 백인(32%)은 비슷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57%에 달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73%는 그가 대선을 완주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 트럼프에 대한 총격사건을 전후해 이뤄졌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는 응답자는 전체의 37%에 불과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선 공화당 지지층의 72%가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37%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만족한다고 밝혔고, 공화당 지지층은 10명 중 6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만족했다.
  각각의 후보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認知능력을 보유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29%에 불과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뢰는 48%였다.
  
  
  미국 ABC 방송은 오늘 "민주당 상원 지도자 척 슈머가 지난 토요일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대선에서 물러날 것을 권했다"고 보도했다. 슈머 의원 대변인은 "ABC의 소스가 슈머나 바이든이 아니라면 추측에 불과하다. 슈머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민주당 간부회의의 의견을 직접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 해명 어디에도 "슈머는 바이든 편이다"는 말이 없다. 사실상 ABC 방송의 보도가 틀리지 않았음을 추인하는 것 같다. 하원 민주당 지도자와 전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의원도 바이든에게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의 고향집으로 가서 칩거를 시작했다.
  
  공화당은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있는데 트럼프는 수락연설에서 투사에서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을 악마화하여 표를 얻으려 하지 않고 자신을 통합자나 공화당뿐 아니라 미국 전체를 대표하는 정치가로 포장할 것이다. 바이든은 트럼프 총격 이후 정치권의 증오심을 선동하는 버릇을 바꿔야 한다는 호소를 했는데 그렇다면 그는 트럼프를 '미국 민주주의의 적'으로 계속 공격할 수가 없어 선거 전략 변경이 불가피하다. 죽을 뻔한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은 먹히지 않을 수 있다. 이래저래 바이든의 선거운동은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바이든은 앞으로 며칠 사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완주하여 트럼프에게 참패, 치욕으로 남을 것인가, 다른 후보를 앞세워 역전승을 기대할 것인가? 선택의 폭이 넓지 않고 시간도 촉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