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일도 세월이 지나서 진상이 드러나면 풀리는 수수께끼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6월 김정일을 만나고 오더니 '김정일 위원장과 전쟁을 안하기로 합의했다. 김 위원장은 주한미군이 통일 이후까지 주둔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보고했다. 그 뒤 북한은 계속해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김정일과 푸틴이 회담을 하고 내어놓은 성명서에도 주한미군 철수 요구가 들어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속은 것인가, 속인 것인가. 2001년8월말 임동원 당시 통일부 장관은 국회 증언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보고를 사실상 거짓말로 만드는 증언을 했다. 林씨는 김정일이 한 말은 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면 있어도 좋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런 주한미군이면 대한민국도 필요하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이 붙인 전제조건을 생략하고 '통일후에까지 있어도 좋다'고 한 말만 소개했다는 이야기이다. 지금의 주한미군이 그대로 통일 후에까지 주둔해도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金 대통령은 김정일의 이 말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면서 정상 회담의 성과를 자랑했다. 이것이 그가 노벨평화상을 받는 데 기여한 점이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는 무슨 진전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그런 발언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金대통령의 傳言은 김정일이 변했다는 환상을 심어주었다. 김정일이 평화애호가인 것 같은 허상도 확산시켰다. 對北 경계심도 약화시켰다. 이 모든 일들이 노별평화상을 받는 데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서 일어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도 할 질문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 당신은 안보를 팔아 노벨 평화상을 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