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 경제관료 출신 인사가 이런 말을 했다.
  '며칠 전 林東源특보가 한 모임에서 이야기하기를 북한의 GNP는 1인당 300달러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통일부는 그 두세 배 정도로 잡기도 했으나 나는 林특보 말이 맞다고 본다. 그렇다면 북한의 경제력은 한국의 6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60배나 경제력이 큰 나라가 어떻게 죄끄만 북한에 끌려다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정권은 자주국방 의지가 있고 한국의 지도부는 그것이 없기 때문에 끌려다니는 것이다. 자주국방 의지가 있어야 60배의 경제력이 60배의 군사력으로 전환되어 저들을 압도할 수 있다. 국가 지도부가 국방은 미국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믿고 무책임하게, 그리고 비겁하게 노니 악착같은 북한정권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겠나. 주한미군의 도움을 받아 안보를 유지한다는 것의 부끄럼을 알아야 한다. 자주국방이란 말은 박정희가 지은 위대한 話頭이다. 한국의 우파, 자유, 애국 세력은 자주국방 의지를 절대로 놓치지 않으면 안된다.'
  
  나의 계산법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GNP는 인구 약50만 명인 제주도와 비슷하다. 대한민국이 제주도에 끌려다니는 상황을 생각해보라.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세 대통령은 자주국방이 뭔지 아는 사람들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부터 자주국방이 지도부의 사전에서 실종되었다. 북한정권이 핵무기로 공갈을 치고 나올 때 전쟁불사론을 천명하지 못했으니 김영삼씨나 김대중 현 대통령이나 노무현 차기 대통령은 자주국방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력이 60배나 되는 나라의 지도자가 죄끄만 집단이 공갈을 칠 때 벌벌 떨면서 '우리 경제가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금품을 갖다 바치겠다'고 굴욕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죄끄만 집단의 두목은 덩치가 크지만 투지가 전혀 없는 나라의 지도층을 속으로는 경멸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지도부는 지금 그런 경멸을 김정일로부터, 미국으로부터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두 사람은 국내의 政敵들을 향해서는 무서운 이야기를 예사로 하는데 어떻게 김정일한테는 그렇게 고분고분한지. 집안에서만 큰 소리 치고 골목에 나가면 얻어맞기에 바쁜 아버지를 누가 존경할 것인가.
  
  주한미군이 나가도 자주국방 의지가 투철하면 걱정 없다. 자주국방 의지는 우선 국내의 김정일 세력을 거세해야 생길 수 있다. 이 김정일 똘마니들이 평화와 민족이란 말뜻을 왜곡하여 주한미군이 철수해도 전쟁불사론이나 戰力증강을 저지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주국방 의지는 미국이든 중국이든 권력이든 큰 나라나 힘 센 것에 기대어 생존을 유지하겠다는 사대주의를 청산해야 생긴다. 주한미군이나 미국에 의탁하여 자주국방 의지를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경계해야 한다.
  
  대한민국 주류층이 이번의 위기를 활용하여 내부의 敵을 제거하고 국방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각성을 이룰 때 好機로 승화될 것이다. 개인이든 국가이든 자신의 안전을 자신의 힘이 아닌 남의 힘을 빌어 지키겠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나약하고 비겁하며 타락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