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날파리떼
  
  包拯(포증ㆍ일명 包靑天)은 北宋(북송) 시절, 이름난 淸白吏(청백리)다.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TV시리즈物이 제작돼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된 바 있다.
  그는 죽을 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내 자손 가운데 벼슬아치로서 臟(장=뇌물)을 범하는 자는 문중에 들이지 말고 죽어서도 선영에 묻히지 못하게 하라. 내 마음을 따르지 않는 자는 자식도 손자도 아니다』고 했다. 그런 집안에서 탐관오리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淸 나라 말기의 유학자로서, 洪秀全(홍수전)이 태평천국의 난을 일으켰을 때, 李鴻章과 함께 의용군을 조직하여 난을 평정한 曾國藩(증국번)은 그의 일족이 자신의 세력을 믿고 知縣(조선조 군수나 현감에 해당)도 손대지 못할 못된 짓을 저지르자, 부인을 고향에 보내 못된 짓을 저지른 일족을 모아놓고 곤장 1백대씩을 때린 뒤 포박하여 知縣(지현)에게 넘겨줬다고 한다. 혼이 난 일족들은 그 후부터 공손한 태도로 근신하며 지낸 것은 물론이다.
  盧武鉉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대안을 모색하겠다』며 사회 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주문했다.
  문제는 대통령 주변이다.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 일가친척과 측근들이 처신을 잘 해야 한다. 권력자나 세도가 주변에는 날파리떼가 꼬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敗家亡身(패가망신)을 시키겠다고 겁을 줘도 날파리떼를 모두 다 잠재울 수는 없다. 그게 인간사는 세상이다. 당장 눈앞에 이익이 있다고 믿으면 훗날의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먼저 움직이고 보는 것이 인간이다.
  권력자 가운데 그런대로 가족과 친족 통제에 성공한 사람은 朴正熙 대통령 밖에 없다. 자녀가 어렸던 것도 그에겐 다행스런 점이었다. 그러나 그도 弧假虎威(호가호위)하는 측근들의 부정부패까지 근절하지는 못했다. 사람관리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