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근 탈북자들을 통해서 '력사적인 ��양상봉과 북남 최고위급 회담과 관련하여 제기된 반영'이란 제목의 북한노동당 내부 비밀자료를 입수, 월간조선 9월호(18일 발매)에 게재했습니다. 이 자료는 지난 6월의 남북정상 회담 직후 북한노동당 출판사에서 펴낸 [통보강연자료]로서 노동당원들에 대한 교육자료로 이용되었습니다. [대내에 한함]이란 글이 표지에 찍혀 있고 문서의 일련번호가 쓰여 있는 것으로 미루어 비밀자료로 분류하고 사용후엔 회수해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당내 자료는 '평양회담이 우리의 의도대로 성과적으로 결속되었다'고 했습니다.
  <위대한 장군님의 비범한 예지와 탁월한 지략, 강의한 혁명적 원칙성과 대해 같은 넓은 도량, 만민의 심장을 틀어잡는 고매한 인품과 덕망에 의하여 력사적인 평양상봉과 북남최고위급회담이 우리의 의도대로 성과적으로 결속되었다.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 온 민족의 크나큰 관심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속에서 진행된 이번 상봉과 회담은 위대한 장군님의 사상과 령도, 풍모의 위대성을 세계만방에 힘있게 과시하고 사회주의 조선의 존엄과 불패의 위용을 높이 떨친 경이적인 사건이었으며 지난 55년 동안 나라의 분렬로 하여 온갖 불행과 재난, 고통을 겪어온 우리 인민에게 조국통일의 밝은 전도에 대한 신심과 기대를 안겨준 대경사였다.>
  
  이 자료는 김대중 대통령을 수행하여 북한을 방문했던 우리 대표단의 언동이란 것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과장, 조작된 김정일 칭송입니다. 예컨대 이런 대목입니다.
  
  <이번 회담의 성과에 흥분된 통일부 성원들을 비롯한 40명의 남측 성원들은 14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고려호텔 1층 찻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격정에 넘쳐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뜨거운 경모의 정을 터놓던 중 누군가의 선창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 결사옹위' 구호를 세번 불렀다고 한다>
  
  <한 녀비서는 '나는 김대통령이 취임한 직후부터 그의 비서를 하느라 혼기를 놓쳤지만 후회되지 않는다. 오늘 이렇게 김정일 국방위원장님을 뵙게 되었으니 처녀시절에 나처럼 크나큰 영광을 지닌 사람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분을 뵙게 되는 그 순간에 나는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분은 활달하시고 소탈하시고 시원시원하시고 정말 수령으로 모실 만한 분이시다. 김대통령은 이제 늙었으니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과 함께 통일을 이룩한 후에는 은퇴하여 전직대통령 대우를 받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서 통일대통령을 하시면 제격이겠다. 벌써부터 우리 장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 잘 보이려고 애쓰고 있는 것 같다'라고 하였다.>
  
  이 자료는 또 교보서점 '리사 조재형'이 김정일을 '매우 지성적인 분 같았다'고 호평한 것으로 기록했습니다. 제가 교보문고에 전화를 걸어보았더니 조재형 이사란 분은 없었습니다. 평직원으로서 고객 상담을 하는 조재형이란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그런 말을 한 적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 나간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 자료는 북한노동당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남한과 세계언론의 반응을 조작하여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 작업에 이용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을 제대로 먹여주지 못해 수백만이 ��어죽도록 방치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의 마음속 깊이 한을 남긴 김정일이 남북정상회담을 이용하여 인기를 얻으고 하는데 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