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월22일) 저녁 저는 서울 여의도 kbs 홀에서 있었던 남북 교향악단 합동 연주회에 갔다 왔습니다. kbs 교향악단과 조선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을 보았습니다. 한국측의 소프라노 조수미와 북한측의 테너 이영욱이 합창한 '축배의 노래'는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후렴만 앵콜로 불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부부도 관람했습니다. 司會도 남북의 두 남여가 같이 보았는데 정치적인 발언을 자제하여 공연이 순수한 문화예술 행사로 진행되도록 했습니다. 관현악 아리랑을 두 교향악단이 함께 연주할 때, 북한측 김병화 지휘자가 '고향의 봄'을 연주하면서 관중석을 향하여 합창을 선도할 때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관중들도 진심으로 북한측에 박수를 보냈고, 북한측 음악인들도 감동한 듯했습니다. 북한측 음악인들이 서울에 머물면서 평화와 교류를 원하는 한국사람들의 순정을 느꼈으면 이런 행사는 북한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도록 도울 것입니다.
  
  사소한 것에는 우리가 양보하더라도(그러나 국가와 인간의 존엄성과 관계되는 원칙을 양보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서 남한측의 관용과 여유와 번영과 희망을 북한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불어넣는 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남북 사이의 인적인 접촉면이 확대되는 것, 그리하여 그것을 통해서 자유의 바람이 북으로 들어가는 것, 이것이 자유민주적 평화통일의 길입니다.
  
  정권과 직결되지 않은 북한 사람들을 대할 때는 우리도 저들의 어려운 입장을 이해하면서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너무 많은 원칙적인 양보를 하여 우리의 자존심을 상해서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합리와 열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문화, 예술적 교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민족적 열정과 경제, 군사, 정치 분야의 합리적 접근 방식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도록 하는 슬기가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이는 정의와 사랑의 균형이기도 합니다. 북한측의 악행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대하되 북한사람들의 고통과 고민에 대해서는 동감하면서 도울 방법을 모색하는 자세가 그것입니다. 사랑 없는 정의나 정의 없는 사랑은 다 같이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