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進에 대한 先進 집단의 거부권 행사
  
  대한민국의 관료집단, 기업집단, 군사집단, 전문가 집단을 통틀어서 守舊라고 보려는 세력이 있다. 이들은 김정일 추종자, 계급적 시각을 가진 좌파 지식인, 무능한 자신의 능력을 개혁이나 진보로 위장 하는 세력의 총합체이다. 이런 사람들이 무책임한 자리에서 그런 비방을 해대어도 문제인데, 책임 있는 자리에 가서 그런 시각을 유지하며 그런 정책을 펴려고 하면 마찰이 생긴다.
  
  우선 이들의 사실인식이 잘못 되었다. 한국의 관료, 군사, 과학, 기업, 전문직업 집단은 守舊도 아니고 反動도 아니고 무능하지도 않다. 지난 50여년간 한국이 세계 최고의 발전을 이룩했다는 것은 이들이 이승만, 박정희 같은 위대한 지도자의 영도 아래서 주체세력으로서 해낸 일이란 이야기이다. 이들은 개혁적이고 개방적이며 경쟁적이고 선진적이다. 물론 지엽적으로는 문제가 많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굵게 보면 그런 것이다.
  
  한민족사상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낸 이들을 守舊라고 착각하고 있는 세력은 그 속성이 전근대적 後進이다. 합리성, 객관성, 과학성, 실사구시 등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정착한 가치관을 부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관념적 교조성의 포로가 된 이들은 실무에 들어가면 무능하고 비난은 잘 하지만 추진력은 약하다. 무엇을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비난하고 누구를 깎아내리는 데 도사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무능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약점을 감추려고 개혁, 진보란 방패를 들고 나오기도 한다.
  
  이들이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관료, 기업, 군사, 전문 집단을 상대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마찰은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後進이 先進을, 근대화 정신이 전근대적 정신을, 무능이 유능을, 미신이 과학을, 선동이 합리를 지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무리가 생긴다. 후진 집단이 이 무리를 권력과 선동의 힘으로 누르면서 끌고 갈 수 있는가. 어렵다. 민주사회에서 국민과 언론 및 여론, 그리고 市場의 감시와 견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원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 원리를 뒤집으려 들면 헌법 위반의 체제부정 행위가 된다.
  
  先進 집단이 後進의 지도 밑에 들어갈 때 할 수 있는 대책이 있다. 後進세력의 불법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비과학적 지도력에 대해 선진 집단이 집단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3류 신문에서 落種과 誤報만 하던 기자가 갑자기 일류 신문의 편집국장으로 부임했을 때 선배 선진 기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언론의 正道를 내세워 무능한 국장의 불법한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의 선진 집단이 전근대화의 後進세력과 벌일 대결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