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년 일본은 영국과 동맹조약을 맺었다. 일본은 만주와 한반도에 대한 패권을 다투는 러시아와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영국이 러시아편을 드는 것을 막지 않으면 러시아와의 단독 결전에서 일본의 승리는 어렵다고 보았다.
  
  일본은 고무라 주타로 외상의 활약으로 러시아를 고립시킨 뒤 1904년 러일 전쟁을 시작했다. 일본은 러일전쟁중 세계에 퍼져 있는 영국 해군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 발틱함대를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한국이 식민지가 된 것은 이 러일전쟁의 결과이다.
  
  1870년 독일통일을 추진하고 있던 프러시아의 비스마르크는 독일통일의 완수를 위해서는 나폴레옹 3세가 지배하던 프랑스와의 결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남부 독일의 小國들은 오랫동안 프랑스의 속국 비슷한 처지에 있었다. 이 소국들이 독일민족주의에 설득당해 프랑스의 영향권으로부터 탈피하려고 했다. 독일에 대한 프랑스의 개입을 영구히 차단하지 않으면 독일 통일은 완성될 수 없다고 판단한 비스마르크는 프랑스를 점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독일 통일을 공고히 하기 위해 프랑스를 칠 필요가 있었다.
  
  비스마르크의 외교 목표는 프랑스를 국제적으로 고립시켜 1 대 1 결전으로 몰고가는 데 있었다. 나폴레옹 3세는 멕시코 원정에 실패했다. 이 원정은 영국을 자극했다. 나폴레옹 3세가 아메리카 대륙에 야심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그 4년 전 프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배함으로써 독일 연방의 覇者 자리에서 쫓겨나 있었다. 당연히 프랑스와 손잡아야 함에도 중립을 지켰다. 나폴레옹 3세가 오스트리아령 이탈리아 소국의 독립운동을 지원한 데 앙심을 품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의 도움을 받아 통일을 이뤘지만 로마를 아직 차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프랑스 군대가 교황을 지켜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러시아와 프랑스가 싸울 때 로마를 점령할 계획이었다.
  
  러시아도 프랑스 편을 들지 않았다. 러시아는 흑해에 해군을 두지 못하도록 한 1856년의 파리 조약을 무력화시킬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프랑스는 영국과 함께 터키를 도와 크리미아 전쟁에서 러시아를 굴복시켜 파리 조약을 맺게 했던 것이다. 러시아는 프랑스가 패배할 때 흑해에 해군을 재배치하려고 했던 것이다.
  
  나폴레옹의 외교 실책과 비스마르크의 외교성공에 의해 프랑스는 유럽 사회에서 동맹국을 잃고 프러시아와 단독 대결하게 되었다. 비스마르크는 駐獨프랑스 대사와 프러시아 빌헤름 1세 사이의 대화 電報를 조작하였다. 그는 전보를 읽으면 독일인은 자신들의 왕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끼고 프랑스 사람들은 대사가 당했다고 생각하도록 조작하여 언론에 흘렸다.
  
   격앙된 프랑스 민심의 압력을 받은 나폴레옹 3세가 먼저 프러시아에 선전포고했다. 프러시아는 몰트케 장군의 지도하에 오랫동안 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1870년6월19일 전쟁이 시작되었고 세단에서 패배한 뒤인 9월2일 프랑스 군대의 주력은 항복했고 나폴레옹 3세는 포로가 되었다. 프러시아 군대는 파리로 진격했다. 파리의 임시정부는 넉달 동안 저항하다가 문을 열었다. 파리를 포위한 비스마르크와 프러시아 군대는 베르사이유 궁전의 거울의 방에서 프러시아의 빌헤름 1세를 독일연방의 황제로 추대했다.
  
  비스마르크는 프랑스 임시정부와는 평화 협정을 맺을 수 없다고 하면서 선거를 통해서 탄생한 새 정부와 상대하겠다고 했다. 이 선거에서는 파리 死守를 주도했던 공화파가 소수파가 되고 왕당파가 다수를 차지했다. 사회주의자들과 애국세력이 연합한 공화파는 정부의 굴욕적 對獨 강화 움직임에 반기를 들고, 파리시청을 근거지로 삼아 반란을 일으켰다(독일은 프랑스령 알사스 지역의 전부와 로렌 지방의 일부를 가져갔다). 왕당파는 국회를 베르사이유로 옮기고 거기서 파리로 쳐들어갔다. 공화파는 파리 콤뮨을 만들어 저항했다.
  
  공화파는 파리의 공공빌딩을 불태우고 주교를 죽였다. 석달 만에 국회파 군대가 파리를 탈환했다. 국회파는 33만 명을 불순분자로 분류, 3만8000명을 체포하고 그 가운데 2만 명을 처형했다. 7500명은 뉴 칼레도니아로 귀양보냈다. 피비린내 나는 이념 내전이 패전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왕당파들은 국체를 왕정으로 복귀시키려 했으나 국회에서 한 표 차이로 공화정이 채택되었다. 제3공화국의 탄생이었다.
  
  위의 역사적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전쟁 위기 때 국가 지도부가 해야 할 일중 가장 시급한 것은 동맹국을 확보하는 것이다. 적을 고립시키는 외교를 펴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김정일의 핵무장이란 위기에 처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가장 든단한 동맹국을 공격하고 적인 김정일에 대해선 아부 지원하는 거의 자살적인 정책을 선택하고 있다. 위기 때는 없는 동맹국도 만들어야 하는데 있는 동맹국도 없애려드니 이게 자살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정책의 종착역이 어디인지, 그런 종말은 어떻게 피할 것인지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