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송하기로 한 남파간첩 가운데는 일본인 납치자 辛光洙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1980년 여름 일본인 요리사 하라타다아키(당시 44세)를 큐슈 미야자키 해안으로 유인하여 술을 먹인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북한공작원과 함께 그를 자루에 집어넣어 8인승 고무보트에 실었다. 신광수와 북한공작원들은 공해상에 있던 북한공작 母船에 이 불상한 일본인을 옮겨 실은 뒤 북한으로 돌아갔다.
  
  하라타다아키는 오사카 조총련 상공회 이사장 李三俊이 경영하던 음식점에서 요리사로 근무했다. 신광수는 납치공작에 조총련 조직을 끌어들인 것이다. 북한은 조총련을 對南침투의 전진기지로 이용해왔다. 신광수는 납치한 하라타다아키의 신원사항을 이용하여 본인이 하라타다아키인 것처럼 위장하고 일본 여권까지 발급받아 한국을 드나들면서 간첩질을 했다.
  
  올해 71세인 신광수는 포항출신의 재일동포. 해방 후 귀국하여 좌익활동을 하다가 6.25전쟁중 월북했다. 루마니아에 6년간 유학하기도 한 그는 1971년에 대남공작원으로 선발되었다. 그는 1973년 공작선편으로 일본에 잠입했었다.
  
  신광수는 1976년 북한으로 돌아가 대기상태에 들어갔다. 이 기간중 그는 김정일의 3호 청사에 불려가 김정일로부터 직접 이런 지시를 받았다고 후일 안기부에 붙들렸을 때 자백했다.
  
  '일본인 남자 가운데 45-50세 정도의 독신자로 일가 친척이 없고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당국에 사진을 제출했거나 前過로 인해 지문을 날인한 사실이 없으며 개인부채 등 금전거래는 물론 은행거래가 없는 사람을 고르라. 대상 인물이 없어지더라도 친척이 찾거나 행방불명 사실이 발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본인 신분으로 위장하여 적극적인 대남사업을 수행하라'
  
  그는 1985년 한국에 들어왔다가 안기부에 검거되었다. 1988년 대법원에서 사형확정 판결을 받았다가 그해 12월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출감했다. 그는 수사, 재판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우리 쪽에 협조했다.
  
  북한공작원에 의해 자행된 일본인 납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일본측으로서는 신광수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물증인 셈이다. 따라서 한국측의 북송 방침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
  
  신광수는 또한 김정일이 납치를 직접 지시한 사실을 자백했으므로 김정일 개인의 범죄행위를 증언해줄 사람이다. 이런 신광수의 북송은 김정일 범죄의 증거인멸이란 성격을 갖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신광수가 납치해간 일본인 하라타다아키의 생존여부이다. 한국 정부는 당연히 신광수가 납치해간 하라타다아키와 신광수를 맞바꾸자고 요구했어야 옳았다. 이 지구상에서 납치범을 돌려주면서 납치당한 피해자의 인권에 대해서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정부는 김대중 정부 이외엔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우방국인 일본과의 관계악화를 각오하고 납치지휘자 김정일에게 득이 되는 행동을 한다면 이는 비뚤어진 자주노선이다. 일본인들은 남북이 합작하여 日北수교 교섭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일본인 납치사건의 범인을 납치당국에 넘겨준다고 흥분할 것이다. 더구나 납치사건의 희생자인 김대중 대통령이 납치피해자의 안전과 생사 여부를 외면하고 납치범에 대하여서만 그런 특혜를 베푼다면 과연 인권대통령이라고 자랑할 수 있을까.
  
  1987년11월 미얀마 근해 상공에서 金勝一 - 김현희 팀에 의해서 이뤄진 폭탄테러에 의해 대한항공기가 폭파됨으로써 대부분이 중동 진출 건설 노동자인 1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의 주범인 김승일은 하치야 신이치, 김현희는 하치야 마유미란 이름으로 일본위조여권을 갖고 있었다. 하치야 신이치는 일본내 실존인물로서 북한간첩 李京雨에 의하여 그의 신원이 파악되어 위조여권을 만들 때 이름이 盜用되었다.
  
  납치범 신광수가 저지른 범죄 수법 - 일본인을 납치한 후 그 일본인으로 위장한 여권 발급받기 - 은 항공테러에도 이용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위험인물 신광수 북송은 김대중 대통령의 경력과 인격에 큰 흠이 될 것이다. 누가 아는가, 노벨 평화상 수상에 있어서 결격 사유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