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에 찬성한다는 鄭東泳 의원에게 주는 苦言
  
  趙南俊 월간조선 부국장 대우
  
  필자는 1970년대 말, 鄭東泳(정동영) 「기자」를 처음 만났다. 그때만 해도 경찰 출입기자들은 소속 회사를 따지지 않고 선후배 관계를 엄격히 지켰다. 심지어 나이가 많은 후배도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같은 경찰기자로서 鄭「기자」는 필자를 깍듯이 『선배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러줬다.
  한번은 아내와 함께 명동거리를 지나는데, 아마 리포트 준비차 나와 있었던 듯 싶은 鄭「기자」를 만났다. 그는 쫓아와서 함박웃음을 지은 얼굴로『선배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했다. 아내는 그와 헤어진 후, 『누군지 참 인상이 좋고 예의가 바른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 뒤로 그와 만날 일은 없었지만, 그가 걸어가는 길을 유심히 지켜봤다. MBC의 名앵커로, 국회의원으로, 大選 예비후보로 飛翔(비상)하듯 훌쩍훌쩍 커가는 그를 바라보며 속으로 『참, 잘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2002년, 민주당 大選 예비후보 7명(盧武鉉씨는 柳鍾珌 공보특보를 통해 인터뷰를 신청했지만, 月刊朝鮮과는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사실은 6명)을 연쇄 인터뷰할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그를 對面(대면)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필자를 옛날처럼 『선배님』이라고 불러줬다.
  그가 가진 思考(사고)와 필자의 뜻이 다른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 개인적인 차원이고, 옛날 얘기를 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 鄭東泳 의원이 이번에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나는 이라크戰 파병을 찬성한다』고 밝혔다. 찬성 논리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 「파병찬성」 의원에 대한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위협 속에서 인기를 먹고사는 정치인으로서는 대단히 용기있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다음이 틀렸다.
  당당하게 나라의 장래를 위해 파병에 찬성한다고 했으면 됐지, 「전쟁을 반대하는 나의 양심과 이라크 다음은 북한이 아니냐는 불안감 속에서 잠을 못이뤘다」든가, 「오늘같이 거센 反戰 여론의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파병에 찬성하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든가 하는 덧칠은 왜 하는가 말이다.
  아무 전쟁이나 반대하는 것만이 반드시 양심적인가. 만일 북한이 남침한다면 그들과 싸우는 것도 반대하는가 묻고싶다. 북한이 만일 核을 포기하지 않고 대량 살상무기를 파기하지 않아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일이 생긴다면 한국은 당연히 미국을 도와 국제질서를 지키지 않는 북한을 응징해야 한다. 무조건 북한을 옹호하는 것만이 양심적인 것같은 느낌을 鄭의원의 성명은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표현은 본인이 할 말이 아니다. 蛇足(사족)이요, 贅辭(췌사)다. 지도자답지 못하다. 지도자는 하고싶은 말을 다 하는 법이 아니다. 남이 알아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이고. 孔子님 말씀이 이런 경우에 맞는지 모르겠다. 人不知 不慍 不亦君子乎(인부지 불온 불역군자호).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않으면 어찌 군자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국회의원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국가의 영도자가 되겠다고 마음먹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국가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가야 옳은가 하는 판단력, 10년 앞은 내다보는 통찰력,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초연함을 갖춰야 한다.
  그를 아끼는 사람으로서, 黨이나 개인의 장래와 관련된 利不利를 떠나서 나라의 命運(명운)과 장래만 생각하며 內功(내공)을 충실히 쌓아가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