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사상률이란 게 있다. 1,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 중 죽거나 다친 비율은 15명 참전에 1명꼴이었다. 6.25전쟁 때 미군의 사상률은 13 대 1로 높아졌다. 월남전에선 다시 15 대 1로 돌아섰다. 1991년의 걸프 전쟁 땐 신무기 덕분에 1500 대 1이 되었다. 큰 교통사고 사망자보다도 적은 숫자의 사상자가 났으니 전쟁도 아니었다.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지금까지 전사한 미군 병사는 수십명 수준이다. 미국인이 어느 정도의 전사율까지 참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남북전쟁 때 전사자는 약60만 명이었다(당시 미국 인구는 3천만이 못되었다). 6.25전쟁 땐 약4만, 월남전 때는 약5만 명이 죽었다. 미군이 만명 이상 전사한다면 이라크 전에 대한 지지가 감소할 것이다. 그렇다고 전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전쟁을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끝내기도 어려운 나라이다.
  
  미국내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쟁 과정을 비관적으로 보는 여론은 증가하고 있으나 전쟁에 대한 지지도는 항상 70% 정도로 일정하다고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전쟁의지는 여론조사로 잴 수 있다. 전쟁 지지율이 떨어지면 부시도 재선을 걱정해서 전쟁의 방향을 수정할 것이다. 아직은 걱정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요사이 이라크 전쟁의 진행과정에 대해서 기자들은 비관론을, 전쟁 전문가들은 낙관론을 보이고 있는 것이 재미 있다. 전쟁을 스포츠 경기 중계방송하듯이 하는 텔레비전만 보고 있으면 미국이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전사자가 적고 전쟁 지지율이 높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