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우리 지식인들의 글과 말에는 --화란 말이 자주 나옵니다. 민주화,자율화, 황폐화,사유화,세계화, 국제화, 요새화, 간부화, 전장화, 전국의 러브호텔화 등등 化를 붙여야 유식해보이고 의미 전달이 권위있게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사물을 개념화,추상화, 관념화하는 경향인데 반대로 사실이나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은 많이 약화되는 경향입니다. 세상 사물을 지나치게 논리화하려는 경향에서 이런 말들이 사용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말과 글이 그 사람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게 되면 독선에 빠지기 쉽습니다. 도그마화된다는 말입니다.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며 예측이 어려운데 그 인간사를 추상화된 몇 가지 단어속에 가두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독선을 낳습니다. 이런 도그마화는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지식인들이 자주 써먹는 방법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야성의 한국사회를 두고 식민지니, 종속경제니, 半봉건체제니 하고 쓸데없는 논쟁을 벌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의 언어감각이 요사이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 논리가 아닙니다. 사실의 정확한 확인에서 논리는 저절로 도출되는 것입니다. 역사의 교훈 운운하지만 역사에선 공식이 없습니다.
  
  역사를 추상화, 관념화하여 억지 공식을 끌어낸 것이 공산주의자들 아닙니까. 우리가 역사에서 배울 것은 그 과정의 파악을 통해서 오늘에 참고하자는 것이지 역사를 신으로 만들자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달 문화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조선일보 소재 토론회에서 안티조선측 인사들이 완패한 것도 사실을 도외시한 추상화된 논리로써 조선일보를 공격하려다가 보니까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이론은 사라집니다. 사실은 이론보다도 더 객관적이고 부정이 불가능합니다.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현실과 생활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이고 생활과 현실을 지탱하는 과학 기술 군대 국가 법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이며 이를 우리는 실용주의, 합리주의라고 부릅니다. 현실을 직시합시다. 논리와 관념의 노예가 되지 맙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