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편집권은 이미 기자에게 있다
  
  趙南俊 월간조선 부국장
  
  盧武鉉 대통령은 4월7일 오후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47회 신문의 날 리셉션에 참석, 취재와 편집권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盧대통령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언론자본으로부터, 광고주로부터의 기자의 자유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반기업도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하는데 언론은 사회적 公器(공기)인 만큼 적어도 취재와 편집권은 기자들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는 것이다.
  답답해 죽겠다. 왜 그렇게 신문의 메커니즘에 대해 無知(무지)할까. 대통령 주위에 신문기자 출신이 한 사람도 없나. 모르면 배우면 될텐데, 모르면서 왜 아는 체 하는지 답답한 일이다. 대통령이 생각하는 기자, 필자가 생각하는 기자는 아마 다른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언론자본으로부터, 광고주로부터 기자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부분을 살펴보자. 많은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자본이 부실한 신문은 언론의 자유를 만끽할 수 없다는 것은 알겠지. 신문사도 기업이고, 기자도 생활인인 이상, 자본이 부실하면 광고를 미끼로, 금전을 미끼로 하는 각종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가만히 살펴보자. 소위 「조중동」으로 불리는 빅3 신문은 상품을 잘 만드니까, 독자들이 잘 사주는 신문이다. 많이 팔리니까 광고도 많이 들어오고, 따라서 자본도 튼튼해지는 것이다. 신문 팔아서 번 돈으로 대우를 잘 해줌으로써 우수한 기자를 충원하고 재투자를 하여 좋은 상품을 만든다. 善循環(선순환)이다.
  자본력이 약하고 잘 안팔리는 신문은 기자들 월급도 많이 못주고, 재투자하기도 어렵다. 그러니까 우수한 기자를 충원하기 힘들고,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없다. 惡循環(악순환)이다.
  다음, 『취재와 편집권은 기자들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했다는데, 그렇다면 현재 취재와 편집권이 기자(글을 쓰는 사람은 차장, 부장, 국장, 논설위원, 주필 등 직위를 막론하고 모두 기자다)들에게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얘긴가.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가 잘못된 정보를 대통령에게 주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앞서 필자가 이 사이트에 쓴(1306호) 「편집권은 이렇게 행사된다」는 所論(소론)에서도 밝혔다시피, 현재 실질적인 편집권은 분명 기자들에게 있다. 취재는 말할 것도 없다. 기사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취재, 기사작성, 기사 스크린, 메이컵하는 과정을 모두 기자들이 맡고 있다. 社主(사주)가 구체적인 기사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일이 최소한 朝鮮日報나, 月刊朝鮮의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