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두 차례의 폭우로 인한 북한의 인명 피해가 5만4천700여명으로 수해사상 최고의 인명 피해가 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이사장 법륜)은 “이번 집중호우로 북한 지역에서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쳐 모두 5만4천700여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이재민도 250만 명에 이른다”며 16일 소식지를 통해 밝혔다.
  
  소식지는 이번 수해로 가장 인명피해가 심각한 곳은 평안남도 양덕군, 신양군, 성천군, 맹산군 등 대동강 상류지역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약 3만 여명에 이르며, 특히 피해가 심한 양덕군은 양덕-고원 사이의 지수역, 양덕역, 내동역 구간의 50여리에 산사태가 일어나 마을과 철길, 도로가 모두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특히 양덕군의 경우 주변 4개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형 도시로 고도가 높고 경사가 심한 산악지형인데다 산 중턱 곳곳에 계단식 밭을 개간해 집중호우로 인해 주변 산의 토사가 한 번에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대형 참사가 발생하게 됐으며, 신양군도 둑이 터져 물길이 읍내를 가로지르는 바람에 시내 절반이 큰물에 휩쓸렸다고 소식지는 밝혔다.
  
  한편, 북한당국은 수해로 인한 인명 피해 집계를 위해 행불자와 사망자 등을 등록하도록 하고 있으나 민심 동요를 우려해 피해 실태를 철저히 통제하면서 상세 보도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소식지는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폭우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해당 지역 피해가 심할 것이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지만 인명피해 규모를 5만4천여 명으로 추산하는 것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초 1만여 명설이 제기됐을 때도 북측은 물론 국내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좋은 벗들’은 지난 2일 보도 자료를 통해 “이번 홍수로 북한에서 130만~150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현재 등록된 실종자 수가 4,000명에 달하는 점을 볼 때 최종 집계 실종자와 사망자는 1만 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자 지난 5일 북한의 평양방송은 한나라당 정형근 최고위원이 ‘좋은 벗들’의 주장을 인용해 1만 명 피해 발생설을 제기한 사실을 언급, “너무도 허무하게 과장하고 왜곡한 모략적인 것으로서 악의에 찬 중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틀 뒤인 7일 북한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달 17일 현재 549명의 사망자와 295명의 행방불명자, 3천4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이례적으로 한자리 숫자까지 언급해 피해 숫자를 밝혔다.
  
  그러나 지난 달 26일 UN 보고서에 따르면 7월 북한 홍수 및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수가 최소 154명이며, 실종자수는 127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알리스터 헨리 ‘국제적십자연맹’(IFRC) 동아시아 지역 대표단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해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1만 명 선에 이를 것이라는 ‘좋은 벗들’의 정보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명하며 믿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헨리 단장은 최근 중국의 남부 지방에 퍼부은 집중호우로 수천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해 국제적십자연맹이 현재 대규모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북한의 수해 규모는 이 정도로 심각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성민(탈북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최근 미래한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양덕군은 인민군대 정찰국, 특수파병단, 교도대 지도부, 8군단 일부병력이 대거 집결된 곳으로 청와대 습격을 훈련하는 기지도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한 정부가 대북 수해 지원한다는데 양덕군에 가는 지원은 100%군사지원이다. 특히 중장비 지원은 끔찍하다. 일례로 내가 있던 군대도 궤도화 되어 있었다. 포탄차, 운반차, 공병차 등을 몽땅 중장비들이 옮긴다. 대한민국이 수해 지원한다고 보낸 중장비들이 유사시 포를 옮기는데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한편, 북한 정보기관 출신의 탈북민 최우영(가명)씨는 17일 <프리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는 당 정책에 의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저지대에 주민들이 거주하지 않도록 되어있다”면서 “피해규모를 발표내용의 1/4에서 1/5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