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단천상업은행, 베트남 은행계좌 다른 외국으로 옮겨
  
  
  미국의 금융제재를 받은 바 있는 북한의 단천상업은행이 베트남 은행에 갖고 있던 두 개의 계좌를 지난달 다른 외국 은행들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베트남 당국이 미국의 요청을 받고 북한 관련 계좌들에 대한 조사에 나선 직후 나온 것입니다.
  
  일본 교도통신이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의 단천상업은행은 지난달까지 베트남의 군사상업은행에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계좌를 각각 하나씩 열어놓고 있었습니다. 교도통신은 베트남 군사상업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두 계좌에 각각 수백만 달러와 수백만 유로화가 예치돼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 중앙은행이 미국의 요청을 받고 지난달 국내의 북한관련 계좌에 대한 조사에 나선 직후, 단천상업은행은 독일은행을 포함한 다른 외국은행으로 서둘러 자금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작년 6월 단천상업은행을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연루된 기업으로 지목하고,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이 은행의 미국내 자산도 동결했습니다.
  
  북한의 외국계 합작은행인 평양 대동신용은행도 베트남에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자금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국제 민간연구단체인 ICG 즉 국제위기감시기구 (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피터 벡 (Peter Beck) 동북아시아 사무소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대동신용은행의 나이젤 카위 은행장이 지난주 자신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그같이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베트남 은행들은 몇 주 전부터 북한측이 열어놓은 계좌들을 폐쇄해왔고 대동신용은행의 계좌 역시 폐쇄됐습니다.
  
  그러나 대동신용은행은 미국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테러.금융범죄 담당 차관이 지난달 중순 아시아 순방과정에서 베트남을 방문한 것을 보고 계좌가 폐쇄되기 전에 미리 자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겨 놓았다는 겁니다.
  
  Peter Beck: He told me that his bank anticipated the crackdown in Vietnam so they were trying to clean up their account before the (bank) account actually got shout down.
  
  피터 벡 소장은 대동신용은행이 서둘러 자금을 뺄 수 있었던 것을 보면, 베트남 은행에 예치했던 자금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벡 소장은 카위 은행장이 이제 남은 금융창구는 러시아와 중국뿐이라고 털어놨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작년 9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BDA)이 미국 재무부에 의해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된 후 2천4백만달러에 이르는 예금이 동결되자 베트남과 몽골, 러시아 등 10개 나라 23개 은행에 새로 계좌를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가운데 베트남에 개설된 북한 예금 계좌는 10개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의 레둑 투이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21일 미국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테러 금융범죄 담당 차관의 제의에 따라 베트남 시중은행들에 있는 북한관련 계좌를 모두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레비 차관은 지난달 남한에 이어 베트남과 일본, 싱가포르 등을 차례로 방문해 북한의 불법행위로부터 국제금융체제를 보호할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