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야구장 밖에서 경기를 主導한다?
  
  北核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겠다던 盧武鉉 대통령이 이제는 북한정권의 거부로 북경의 美中北 회담에 참석할 수가 없게 되자 딴 말을 하고 있다. 어제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3자회담에 참석하면 우리가 주도하는 것이고, 참석 안하면 그렇지 않다고 보지 않는다. 나는 처음부터 억지로 참여하려 하면서 판을 깨지 말자고 했다』
  
   어제 새벽 워싱턴에서 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은 『핵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으면 회담에 참여하느냐의 문제는 개의치 않겠다』고 말했다.
  
   그 전에 尹永寬 외교부장관은 『한국의 참여 없이는 실질적 협의가 이뤄질 수 없다. 우리가 참여 없이 부담만 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야구 경기를 하는 데 선수로 나가지 않고도 경기를 주도할 수 있나? 북핵 회담에 참석하지 않고도 북핵 해결을 주도할 수 있나. 盧대통령이 미국팀의 감독으로 취임하면 그럴 수는 있을 것이다.
  
   盧武鉉 대통령의 대범해 보이는 자세는 미국과는 불화하고 북한정권에 대해선 굴종만 하다가 對北, 對美 수단을 다 잃어버린 뒤에 펴놓는 패배에 대한 비굴한 변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북핵 회담에 대한 主導는 韓美 공조를 바탕으로 하여 一戰不辭(일전불사)의 태도를 취할 때 성립되는 것이지 상대방의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말실수로 미국 사람들을 화나게 만들고 비굴한 태도로 북한정권의 경멸을 삼으로써 관계국가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어버린 입장에선 말장난과 변명만 있을 뿐이다.
  
   盧武鉉 대통령 때문에 北核 해결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얼마나 큰 국익을 희생해야 할지 벌써부터 진땀이 난다. 역사적 사례를 보면, 국가 이익을 지킬 수 없는 무능한 대통령은 내부 분열을 조장하여 자신의 무능을 덮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한 국가가 상황을 主導한다는 것은 지도부가 國論 통합으로 국력을 총동원한 바탕에서 국제사회의 의무를 다하면서 國益수호에 대하여 비장한 각오로써 책임을 지는 데서 가능하다. 책임회피나 평화 제일주의로써는 主導가 아닌 추종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