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朝鮮의 張忠植총재 인터뷰에 대한 북한측의 비방과 月刊朝鮮의 대응
  -趙甲濟(편집장)-
  
  11월3일 오후 3시쯤 기자는 서울을 떠나 있다가 禹鍾昌 차장으로부터, 북한적십자측이 月刊朝鮮 10월호에 실린 張忠植 적십자사 총재 인터뷰 기사 중 ‘평양은 10년간 정체되어 있었다’등의 대목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禹차장은 또 張忠植총재가 연합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月刊朝鮮 기자가 자신의 말에 살을 붙였다고 발언했다는 기사가 떴다고 알려주었다.
  
  기자는 우선 인터뷰를 한 金容三 기자(대전에서 취재중)와 연락을 취하도록 하고 인터뷰 녹음테이프를 찾아내 과연 살을 붙였는지 확인하도록 지시했다. 기자 옆에 있던 金東鉉차장이 “그 녹음테이프를 처음에 푼 것은 양화진씨이다”고 하여 연감작업실의 양씨를 전화로 불러 물었다.
  양씨는 張忠植씨가 월간조선측에서 살을 붙였다고 주장한 부분(이 부분은 북한측이 인용하여 공격하는 데 사용한 문장)이 녹음테이프에 장충식씨의 발언으로 녹음되어 있었다고 기억했다. 약 한 시간 뒤 우종창 차장으로부터 녹음테이프를 들어보니 살을 붙인 것은 없고 월간조선 金容三기자가 정확하게 그의 발언을 기사화했음을 확인했다고 알려왔다.
  
  기자는 우선 임백 출판국장에게 그 상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함과 동시에 연합통신에게 수정기사를 낼 것, 방송사에 전화하여 혹시 장충식 총재의 살을 붙였다 운운의 발언을 보도할 경우 월간조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줄 것을 미리 요청하도록 지시했다. 기자도 직접 연합통신, 케이비에스, 엠비씨, 에스비에스에 전화하여 담당 기자와 데스크에 주의를 환기시켰다. 연합통신은 즉시 월간조선측의 요청대로 ‘살을 붙인 것이 없다’는 우리의 주장을 기사화했다..
  
  장충식 총재와 직접 전화하려고 했으나 그의 행사참석 관계로 불가능했고, 수행비서의 해명이 있었다. 장충식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연합통신 기자가 전화를 걸어와 북한측의 비방 성명을 처음으로 전해준 상태에서 그런 실언을 했다는 것이었다.
  4일자 조간신문 중 중앙일보와 대한매일신문이 장충식 총재의 ‘살을 붙였다 운운’의 내용을 보도했다. 우종창 차장은 중앙일보에 항의, 그 뒤의 판에서는 삭제되었다.
  장충식 총재 인터뷰 기사는 대체로 북한측의 태도를 남한사람들이 이해해주는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북한을 사랑으로 봐줄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합니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유롭게 성장한 복된 삶을 가지고 우리보다 자유가 없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통제사회속에서 숨막히게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넓은 아량 없이는 통일을 감당할 민족이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북한을 대변하는 것처럼 오해를 하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 북한은 혁명 1세대라든가 반일, 반미, 반한 세력들을 달래가면서 남북관계를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사설(‘감시 받은 이산 상봉’이란 제목)은 지나치게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것인데 남측 이산가족 안내를 담당했던 북측 안내원들이 감시보다는 너무나 친절한 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안내원들이 교육을 받아서 위선적으로 그렇게 행동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의 안내를 맡았던 분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남한에 대한 표현도 전혀 부담을 주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장충식 총재의 ‘친북한적인’ 이야기는 무시하고 지엽적인 말, 그것도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을, 북한이 한 달이 지난 뒤 새삼스럽게 트집잡고 나선 것은 이 기사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진행속도를 늦추겠다든지 이런 선제공격에 대하여 남한측으로부터 어떤 양보나 지원을 기다리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일부 인사들은 장충식 총재가 경솔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이는 강도한테 피해를 당하고 들어온 자식을 나무라고 강도한테 손을 비벼대는 것과 같은 비굴하고 경우에 맞지 않는 노예근성의 발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