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도 기준 한국의 국방비는 국내총생산(GDP)의 2.8%였다. 우리와 비슷한 안보 상황을 가진 이스라엘은 GDP의 9.5%이고 대만은 3.7%이며 중국은 4%, 미국은 3.2%이다. 북한은 국내총생산의 약3분의 1을 국방에 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의 국방비 비중은 세계평균 국방비 지출 수준(GDP의 3.8%)보다도 낮다.
  
  1980년 한국의 국방비는 GDP의 약6%였고 1990년은 3.7%였다. 국방비 비중의 감소로 인한 문제점을 국방부에선 이렇게 지적한다.
  
  *경상운영 분야의 지속적인 긴축운영으로 장병 사기 저하 및 현존 전투력 발휘 제한.
  -兵봉급은 月평균 24,000원으로 최소 경비 8만원의 30%수준.
  -병사 1인당 0.7평 규모의 낡은 내무반에서 20-40명 단위로 생활. 병사 1인당 주거공간은 미국과 일본의 4분의 1 수준.
  -간부 숙소의 91%(64,213세대)가 국민주택 규모(25.7%) 이하.
  -독신간부의 약40%가 5평 남짓한 BOQ 1실당 2-3명씩 거주
  -전투긴요장비의 정비 지연으로 성능 발휘 제한
  -교탄/연료 부족으로 훈련제한-전투기량 저하 우려.
  
  *국방비 부족으로 戰力투자사업의 適期 추진 곤란
  -계획된 핵심 戰力 획득사업의 축소/연기로 戰力증강계획 차질. F-15K 도입 60대에서 40대로 축소. 1,800톤급 잠수함- 6척 건조에서 3척 건조로 축소.
  -국방연구개발 투자제한 및 防産물량 축소로 防産기반 붕괴 우려. 연구개발비: 국방비의 4.5%(미국 13.1%, 프랑스 13%, 영국 12.2%). 防産업체 가동률: 56.9%(97년), 50.8%99년), 50.3%(01년).
  
  *適正 국방비 소요
  장기적으로 GDP의 3.5%.
  
  흔히 군대를 소비집단이라고 한다. 戰時엔 엄청난 戰費를 쓰고 平時엔 엄청난 유지비를 쓴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군대의 역할을 헐뜯어려고 만든 말이다. 국방비는 그 나라의 안전과 복지와 자유를 유지하는 생산적 투자이다. 1개 사단을 더 만들었을 때 안전감이 높아지면 株價가 오를 것이다. 1개 군단을 더 만들었을 때 국가 信認度가 높아지면 투자비를 뽑을 수 있다.
  
  평시 한국군의 중요 기능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이다. 흔히 군대를 軍大라고 부르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잘 가르치지 않는 규율, 애국심, 책임감, 단결력, 협동심을 가르치는 곳이 군대이다. 신병 훈련소에 들어온 젊은이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보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고 한다. 학교와 사회에서 친북적 교사 언론으로부터 좌경화된 역사-통일 교육을 받은 때문이다.
  
  군복무 기간중 총을 잡고 북쪽을 노려보면서 애국을 실천하고, 정훈 교육을 잘 받은 뒤 제대할 때 같은 여론조사를 해보면 애국심이 의구심을 누르고 건전한 국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 학교와 사회가 망각한 애국심 교육을 군대가 맡아 하면서 군인으로서뿐 아니라 국민으로서 손색이 없는 사람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이다. 군대가 없으면 오늘날 한국의 젊은이들은 나태하고 연약 일변도로 흐를 것인데, 군대가 이런 악영향에 대해 中和 작용 내지 교정 기능을 맡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과 한국사회는 가만 내버려두면 文弱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文弱이란 국가의식이 약한 상태에서 파당을 만들어 집단이기주의에 따른 권력투쟁만 거듭하여 國益과 國富와 國民을 배신하는 고질적 악습을 말한다. 조선시대의 사대주의, 당파싸움, 군대 경시 현상이 전형적인 文弱의 전통이다. 오늘날 한국군은 이런 고질적 유전인자를 도태시키고 강건한 민족성, 實事求是의 기풍, 개방과 진취성을 정착시키는 매개체인 것이다.
  
  국군은 1945년 이후 우리 민족사에서 어떤 조직도 해본 적이 없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建軍으로 건국의 초석이 되었고, 6.25남침을 당하여 조국을 지켜내었다(護國). 박정희 소장이 5.16 군사혁명으로 집권한 후에 국군은 先進 조직으로서 근대화의 旗手 역할을 했다. 민주화 시기엔 사회 갈등이 안보를 뒤흔들지 못하게 하는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했으며 다가오는 남북통일기엔 평화통일을 뒷받침하는 武力이 될 것이다.
  
  건국의 초석, 호국의 干城, 근대화의 기수, 민주화의 울타리, 평화통일의 무력수단.
  나라를 만들고 그 나라를 반역의 무리로부터 지켜내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물질적 기반과 정치적 자유를 만들어내는 데 중심 역할을 하고 민족통일국가를 완성하는 데 있어서 물리력의 뒷받침을 할 조직이라면 이는 대단한 생산집단이 아닌가. 국가와 제도와 안전과 복지와 자유를 생산해낸 조직이니까. 우리 역사상 한 집단이 이런 압도적 역할을 한 예는 삼국통일의 추진력을 만든 화랑도뿐이다.
  
  이처럼 한국 현대사의 흐름에 중심 역할을 한 국군은 세계 제6위의 종합 군사력을 가진 거대한 집단이 되었다. 한국인의 자존심과 이익을 대외적으로 지켜줄 조직은 경제력과 더불어 이런 군대이다. 이 국가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면 국가적 위기를 당하여 다소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더라도 쉽게 정상으로 復元될 것이다.
  
  국군이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들어가야 한다. 무장력으로 지켜지는 한국에 있어서 군대에 대한 투자는 소비가 아니라 생산이다. 국군의 가장 중요한 생산 기능은 건전한 국민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휴전상황에서도 매우 낮은 국방비를 쓰면서 군대를 유지하였다. 朴正熙 全斗煥 같은 군인 출신 지도자들도 경제개발을 위해서 군사비를 억제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주한미군이 국방의 중추를 맡아주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면 매년 100억 달러의 국방비가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국내총생산이 매년 2% 줄어들 것이라고도 한다.
  
  한미 동맹관계가 재조정되는 시기에 앞으로 국방비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자주국방이란 말은 기분을 좋게 하지만 그것을 이룩하는 데는 돈이 든다. 우리는 이제 국방비를 늘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우리 스스로 만들었다. 그런 상황을 만든 책임은 보다 많은 납세로 실천되어야 한다. 국민들의 책임감은 국방비를 얼마나 부담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로 평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