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南俊 월간조선 부국장
  
  역시 아마추어다.
  李滄東(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말이다.
  그가 영화인으로는 전문가인지 몰라도 언론 주무 장관으로는 아마추어도 초보 아마추어 수준이다. 아마추어라면 언론의 매커니즘에 대해 공부를 해서 배우면 될텐데, 그는 아마추어의 티를 벗어나려는 노력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를 라디오방송에 나와 밝힌 『언론이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증폭시켜 위기론을 부추기고 있다』는 언급에서 명백히 보여줬다.
  그는 예를 들기로 『盧武鉉 대통령의 「대통령 직을 못해먹겠다」고 한 발언의 배경이 가까운 분들에게 인간적인 감정을 토로한 것에 불과한 가십거리인데, 이것을 신문의 1면이나 방송의 9시 뉴스에서 머릿기사로 썼다』며 『이는 균형감각을 잃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말만 가지고 살펴보자. 그의 말대로 대통령도 私席(사석)에서 가까운 사람들과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5.18행사 추진위원들을 면담한 자리는 명백한 공식 석상이다. 그런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한 것은 국민들에게 엄청나게 충격적인 일이다. 아마 비공식 석상에서 했다고 해도 그 말을 전해듣는 사람에게는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될 법한 일이다.
  다음 가십꺼리를 톱기사로 썼다는 불만인데, 가십이냐, 톱이냐를 결정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수많은 토론을 겪어서 결정된다. 그러나 그 판단은 전적으로 언론사의 편집권에 속한다. 누구도 容喙(용훼)할 수 없는 문제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독재국가가 아니라면 말이다.
  정부에서 만드는 기관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신문의 톱, 가십 등 기사 배치는 누가 결정하는가를 생각해보라. 국민들이나 언론기관에 물어보고 결정하나?
  그는 한마디로 언론의 기본적 역할에 대해 無知하다. 그는 개혁의 발목을 잡는 것도 언론, 계층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도 언론, 경기가 나쁜 것도 언론때문이라며, 툭하면 언론을 탓하는데, 언론은 근본적으로 갈등을 조정하는 힘을 갖고 있지 않고, 그런 역할이 본령도 아니다. 언론의 역할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고, 그에 대한 논평을 함으로써, 행정부, 권력기관 등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잘못한 것을 잘못했다고 하고, 잘못할 것 같은 일에 대해 미리 경종을 울려 바른 길로 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언론의 지적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비판을 받는 쪽에서 언론의 지적대로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고 해도 일을 신중하게 처리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만으로 언론의 기능은 다하는 것이다.
  최근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이 자신의 부인과 가족들의 사생활에 대해 폭로한 두 권의 傳記에 대해 『중상모략하는 언론 자유도 인정한다』고 한 발언이 신선하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