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홀가분한 기분으로 서울 시내의 한 호텔로 갔습니다. 그곳에 머물고 있는 노버트 폴러첸씨를 만났습니다. 폴러첸씨의 이름은 지난 가을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여 김정일과 회담했을 때 저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소개된 인물입니다. 그때 워싱턴 포스트는 '올브라이트가 보지 못한 평양'이란 제목하의 기사를 실었는데, 그 기사안에 폴러첸씨의 이름이 나옵니다. 당시 평양에서 구호기관의 의사로 일하고 있던 폴러첸씨는 미국 기자들을 안내하고다니면서 북한의 참혹한 병원 실태를 자세하게 증언했습니다. 저는 그의 증언이 실린 기사를 읽으면서 이분이 과연 이런 이야기를 하고 무사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지난 연말 북한당국으로부터 추방당했고, 그 길로 서울에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그는 타임, 뉴스위크,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등의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북한의 참상을 폭로했습니다.
  제가 만나 본 폴러첸씨는 아주 말이 많았습니다. 열정에 넘쳐 말을 하지 않고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그는 '북한의 어린인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한다'면서 '나는 우리 조직과도 관계를 정리하고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폴러첸씨는 자신을 그토록 몰아붙이고 있는 것은 '북한사람들에 대한 동정심과 북한집권층의 부정부패에 대한 분노'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시스템이 변하지 않고는 의약품을 아무리 지원해도 북한주민들을 위한 보건향상으로는 절대로 쓰여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폴러첸씨는 또 '김정일과 히틀러는 공통점이 많다'고 말하면서 '악독한 짓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도 독일사람들이 침묵했기 때문에 아우슈비츠가 수백만 유태인들을 죽일 수 있었다'면서 '나는 그런 독일인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