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시원한 소식...高建 총리의 '高聲'
  
  趙南俊 월간조선 부국장
  
  오랜만에 그런대로 시원한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6월2일자 朝鮮日報 A4면을 보면, 高建 총리가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불법파업도 비폭력일 경우, 공권력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내부 원칙을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는 權奇洪 노동부장관과,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문제와 관련, 일관성을 잃고 왔다갔다 해서 정부신뢰를 떨어뜨린 尹德弘 교육부총리를 크게 질책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좀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런 장면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高建 총리의 성품에 비추어 볼 때, 본인이 뭔가를 크게 각오하고 있거나, 내각의 「시어머니」 역할을 해달라는 모종의 주문을 받은 것 아닌가 여겨지기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부터 「책임총리」라는 과거와 다른 「모자」를 쓰고 등장한 高建 총리는 지난 3개월동안 눈에 띄는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盧武鉉 대통령의 訪美를 이틀 앞두고 의정부에 있는 美 2사단을 방문한 일 정도였다고나 할까.
  필자는 지난 5월24일자 月刊朝鮮 홈페이지 「기자수첩」에 「行政의 達人은 어디갔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前略(전략)...이런 문제들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통령 이하 많은 참모들이 國政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준비를 갖춘 사람들, 다시 말하면 「프로」가 아니라는 데 있다. 모두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아무리 좋게 봐준다고 해도 아마추어리즘에 젖어 있다고 생각된다.
  아마추어니까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할 定型化(정형화)한 방안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때그때 對症(대증)요법으로 땜질하는 식이다.
  대통령이 아마추어면 프로를 필요한 곳에 기용하고, 그에게 全權(전권)을 주어야 한다. 그런 다음 제대로 못하면 갈면 된다.
  필자가 보기에 현 행정부 안에도 많은 프로가 있다. 自他(자타)가 공인하는 프로 중 프로, 「行政의 達人」도 있다.
  바로 高建 국무총리다.
  왜 그의 목소리가 작은가. 왜 그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는가. 바로 권한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특히 高建 총리의 성품상, 대통령의 직접적인 위임이 없으면 결코 먼저 움직일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권한이 주어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외교, 국방 등에 전념하고 일반행정은 「책임 총리」에게 맡기면 어떨까. 과거 全斗煥 前 대통령이 金在益 경제수석에게 『경제는 자네가 대통령이야, (마음대로 한번 해봐)』라고 했다듯이, 책임만 지게 하는 총리가 아니라, 全權을 행사하고 잘못되면 책임지게 하는 총리로 만들어보자는 얘기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번 일을 놓고 『高총리가 공식석상에서 다른 장관을 질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3개월이 지나면서 업무파악이 끝난 것으로 보고 장관들에게 주의를 당부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주의를 당부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 새로운 정책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를 시행하기 전에 부처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제대로 시행되는지 확인하는 일까지 총리가 맡아야 한다. 그래야만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高建 총리의 「高聲(고성)」을 이런 변화의 시작으로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