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달러짜리 工場과 韓國, 그리고 中國
  
  趙南俊 월간조선 부국장
  
  中國 지방자치단체장의 성적은 外資(외자) 유치 성적에 달렸다고 한다. 外資 유치 실적이 좋은 단체장은 승진이 빠르고, 그렇지 못하면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퇴직당한다는 것이다.
  中國사람들을 흔히 「만만디(慢慢的ㆍ느리다는 뜻)」라고 비아냥대는 소리가 있고, 관리들이 적당히 부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外資 유치와 관련되면 천만의 말씀이다. 사람들이 갑자기 「콰이콰이디(快快的ㆍ빠르다는 뜻)」로 변하고, 돈을 요구하기는커녕 투자 상담자에게 밥을 사주는가 하면 선물을 챙겨주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中國이 괄목상대할 만큼 놀랍고 빠르게 발전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외국자본이 선진기술과 함께 들어와 제품을 생산하고, 그 제품을 수출하면서 中國에 떨어뜨리는 이익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고용문제도 해결된다. 一石三鳥(일석삼조)인 셈이다.
  삼성그룹이 현재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기흥 근처 화성시에 메모리반도체 설비 6개 라인을 증설해 제2의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10년까지 600억 달러(72조원)를 투자한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 억제책 및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배치돼 성사 여부가 미지수다. 사안이 워낙 중대하다 보니까, 삼성측은 청와대에까지 民願(민원)을 올린 상태라고 들린다. 정부로서도 삼성의 말을 들어주려면 법령을 개정하야 하고, 무엇보다 참여정부가 강조해온 지방육성책과 어긋난다는 점이 딜레머다.
  국내에서 공장을 짓지 못하면 그 공장이 어디로 갈까. 보나마나 뻔하다. 中國이다. 삼성이 中國에 공장을 지으면 아마도 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은 中國에 갈 때마다 어느 국가원수 못지않은 國賓(국빈)대우를 받을 것이다. 공장을 빨리 지어야 할 형편인 삼성측은 실제로도 『정 안되면 中國쪽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반도체 공장 증설문제는 일개 사기업의 사업확장 차원에서 그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규모가 커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공장 근로자들을 통한 자연스러운 기술유출은 막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되면 中國의 한국 추격은 한결 더 빨라질 것임에 틀림없다.
  법의 형평있는 집행은 당연지사다. 그렇지만 삼성문제는 國益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