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텔레비전에 출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對北봉쇄정책을 반대한다면서 역사적으로 봉쇄정책이 성공한 예는 없다고 하더니 쿠바를 예로 들었다. 미국이 쿠바를 봉쇄했는데도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중씨는 봉쇄정책에 대해 오해하고 있거나 무지하다. 우선 지금 누가 對北봉쇄정책을 쓰고 있나? 바로 김정일이 북한주민과 체제에 대해 스스로 봉쇄정책을 쓰고 있다. 그는 문을 안으로 잠가놓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체제의 문을 바깥에서 잠가놓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안을 보고 제발 문을 열어라고 간청하고 있는데 왜 그는 북한에 대해선 침묵하고 미국이나 한국 보고 對北봉쇄정책을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일까.
  
  봉쇄정책중 가장 큰 것은 인간의 국경넘어 이동을 막는 것이다. 지금 북한정권은 주민들이 굶어죽지 않으려고 만주로 넘어가려는 것조차 막는 봉쇄정책을 펴고 있다. 북한정권은 아웅산 테러, 대한항공기 폭파 같은 국제 테러를 일으켰다가 미국 정부로부터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어 미국과의 교류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것도 북한정권이 자초한 제약이지 미국이 먼저 봉쇄정책을 쓴 적이 없다.
  
  소련의 스탈린이 동구를 공산화하고 6.25 남침 전쟁을 일으켰을 때 미국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한국에 와서 국제공산주의의 확산을 저지한 뒤 한미동맹을 굳히고 북한정권의 재남침을 저지한 것이 성공한 봉쇄정책의 예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를 공산주의의 팽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마셜플랜으로 경제재건을 지원하고 나토, 즉 북대서양조약기구를 만들어 집단안보체제로써 소련의 팽창을 저지한 것도 성공한 봉쇄정책의 예이다.
  
  1962년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반입하였을 때 미국의 케네디 행정부는 해상봉쇄를 선언했다. 소련의 흐루시초프 서기장은 이에 굴복하여 핵미사일을 철수시켰다. 이 또한 성공한 對蘇 봉쇄 전략이었다. 김대중씨가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 미국이 쿠바를 붕괴시키지 못해서 그렇게 놓아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모르고 있다.
  
  쿠바 미사일 사건을 해결할 때 미국과 소련은 밀약을 맺었다. 소련이 쿠바로부터 핵 미사일을 철거한 대가로 미국은 터키로부터 미사일을 철수시키고 쿠바 정권에 대한 전복공작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미국은 이 체제보장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對쿠바 봉쇄를 한 것이 아니라 쿠바의 카스트로가 자신의 국민들을 상대로 봉쇄정책을 쓴 것이다. 쿠바 난민들이 작은 배를 타고 해상탈출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은 스타 워즈, 즉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방어망 건설을 선언하여 對蘇 군사력 개발 압력을 넣었다. 전형적인 봉쇄정책이었다. 이 압력에 견디지 못한 소련이 내부 개혁을 하다가 망한 것이다. 악의 제국인 소련 공산주의 체제를 붕괴시킨 것은 데탕트가 아니라 레이건의 봉쇄정책이었다. 이런 봉쇄정책을 자초한 것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었다.
  
  공산주의에 대한 승리는 압도적인 물리력과 이념, 즉 가치관을 가지고 공산체제 안으로 이를 들이미는 공격적 봉쇄정책을 쓸 때 이뤄지는 것이지 김대중식 국익과 국부의 對北 퍼주기나 뇌물 바치기로써는 이뤄지지 않는다. 김대중씨가 과연 對北 봉쇄정책을 비판할 자격이 있나. 햇볕정책이란 이름의 利敵정책을 편 자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