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泳鎭 장관, 잘 하고 있다
  
   趙南俊 월간조선 부국장
  
  金泳鎭(김영진) 농림부장관이 잘 하고 있다.
  필자가 그를 처음 본 것은 조선일보 광주 주재기자로 가 있던 1987년 여름이었다. 전남도청앞에 있는 YMCA 건물에서 朴錫武(박석무) 前 의원과 함께 처음 대면했다. 金장관은 잊어버렸겠지만. 그의 명함엔 광주의 기독교청년조직 책임자로 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후에도 洪南淳(홍남순) 변호사 댁, 각종 재야단체의 모임에서 종종 얼굴을 부딪쳤다. 그는 1988년 치러진 4ㆍ26 總選(총선)때 평민당 공천을 받아 강진-완도 지역구에서 金湜(김식) 민정당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이래, 지역구에서 3選, 전국구 1選 등 4選을 기록했다.
  그는 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농림특보로 盧 캠프에 참여하면서 盧정부 출범 전, 자타가 공인하는 농림부장관 감으로 지목됐고, 그 예측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金장관의 특징은 큰 얼굴에 어울리게 목소리도 크고, 행동도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쌀개방 결사 반대론자」인 그는 쌀 개방 관련, 국제회의에 삭발을 하고 참석, 이목을 끈 적도 있다. 그러니까 당연히 그는 자유무역협정(FTA)에도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런 성향을 가진 정치인 출신이 개방적 세계화 시대에 맞춰 농림행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金泳鎭 장관이 잘 하고 있다. 정치인 시절의 개인적 신념을 일단 접어두고, 어떤 행정관료 못지않은 균형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엄청난 국가예산이 투입된 만큼 새만금지구 개발을 계속하는 것이 國益에 맞는다고 밝힌 바 있는 그는 이번에는 정치권에서 농민들 票(표)를 의식해서 껄끄럽게 생각하는 한ㆍ칠레 FTA를 비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추곡매입가도 인상은 커녕 이미 2% 내린 가격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책정해놓고 있다.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과거 정치인 시절과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金장관의 이런 모습에서 필자는 그의 부지런함을 엿볼 수 있다. 그의 부지런함은 유명하다. 부지런히 공부하고 배웠다는 표가 난다. 모르는 사람은 균형감각,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불협화음을 내는 기관의 長들이 깊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