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현 대통령은 1980년 5월17일 신군부가 10.26사건으로 내려졌던 비상계엄령을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사실상 정권을 장악한 직후 계엄사에 연행되어 내란 선동 혐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1980년7월18일 육군본부 계엄보통군법회의 검찰부의 조사에 대해서 김대중씨는 아주 흥미 있는 진술을 하고 있습니다.
  -피의자가 제안한 3단계 통일론이란 어떤 것인가요.
  '첫째 평화적 공존으로서 영연방제식의 연방제 아래 상징적으로 통일의 제1단계로 들어가되, 남북의 각기 독자적 주권을 용인하고 유엔동시가입과 각국과의 동시 외교 등 국제적으로 공존한다. 둘째 남북간의 모든 분야에 걸쳐 활발한 교류를 추진하여 민족의 동질성을 찾는다. 셋째, 남북 양측간에 충분한 신뢰와 의견의 일치를 보았을 때 완전한 통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김일성 주석 정권 운운의 주장과 3단계 통일론의 방식은 북한공산집단의 존립을 인정하는 것입니까.
  '현대의 한국법적으로는 그 존립을 인정할 수 없으나 정치적으로나 통일정책적 측면으로 볼 때는 인정해야 된다고 보며, 평화공존 원칙에 의한 통일후에는 당연히 인정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 피의자가 주장하는 연방제와 1960년대에 북괴 김일성이 주장한 연방제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북한측이 주장한 연방제는 남북에 현존하는 정치제도를 그대로 두고 양 정부의 독자적 활동을 보장하되 유엔 동시가입 등을 반대하는 것으로 보아 연방공화국으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주장하는 연방제는 외교, 군사, 내정에 관해 완전한 독자적 지배권을 갖는 공화국 연방제로 지배권 문제에 차이점이 있습니다'
  -피의자는 북괴의 통일방안 주장과 피의자의 통일관에 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주장한 사실이 있나요.
  '원칙론에 있어서는 다르겠지만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위해서는 연방제를 만들어야 하고 남북 평화공존과 교류, 그리고 민족화해를 주장한 것은 저의 통일관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것을 [독재와 나의 투쟁]이라는 저의 저서에서 주장한 바 있습니다.'
  -1973년2월23일 내외 타임스 및 뉴욕 타임스 게재 기사에 의하면 피의자는 '한국이 자유도 빵도 없는 데 반해 북한은 비록 자유는 없다 해도 빵이 보장된다. 나의 이런 입장은 북한공산주의자들도 인정하고 있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있는데, 이는 무엇을 뜻하는 말인가요.
  '한국은 유신독재하에 있기 때문에 자유는 물론 민주주의도 실현하지 못하고, 일부 특권층에 부가 편쟁되어 있어 일반 서민은 생계의 보장이 없는 반면, 북한은 비록 자유는 없다 해도 배급제도로 생계는 보장되어 있다는 뜻에서 한 말입니다. 이런 나의 주장에 관한 공산주의자 인정 운운의 말은 전혀 한 사실이 없습니다.'
  -피의자는 반공통일이나 멸공통일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의 존립을 보장해주는 통일을 하겠다고 주장한 사실이 있나요.
  '(前略)하코네 입관법 연수회 강연시 '나는 통일을 하면 결코 공산당을 죽이는 그러한 반공통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요, 멸공통일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평화공존의 원칙 아래 우리도 공산당의 존립을 보장해주어야 하고 우리가 이북에 김일성 주권을 중심으로 한 엄연한 정권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 않나'라는 등으로 3단계 통일론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