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무력 사용없이 北정권교체 가능'
  “김정일은 현시점에서 전쟁 못할 것”
  
  
  황장엽(黃長燁) 북한 전 노동당 비서는 4일 중국이 북한에 대해 중국식 개혁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무력 사용 없이도 북한의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황 전 비서는 이날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8월11일자)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을 북한과의 동맹관계에서 끌어낼 수 있을 만큼 미-중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전쟁 가능성에 대해 “전쟁은 북한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는점을 김정일도 잘 알고 있다”면서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김정일이 현시점에서전쟁을 벌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황장엽 전 비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북한을 설득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할 수 있다고 보나.
  
  ▲현재의 중-미 관계는 그다지 굳건해 보이지 않는다. 중국을 과거 북한과의 동맹 관계에서 끌어낼 수 있을 만큼 중-미 관계가 공고해질 필요가 있다. 또 미국이북한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김정일에게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몇 차례에 걸친 부시 대통령의 발표나 국무장관의 베이징(北京) 방문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줬던 굳은 의지를 평양에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력사용 없이 (북한의) 현 정권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렇다. 만일 중국이 북한에 대해 중국식의 개혁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있다면 북한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만일 미국과 중국이 강력히 연합한다면 일본과한국도 이를 따를 것이고, 러시아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평양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중국의 개혁정책은 ‘위대한 지도자’식의 독재가 존재하는 것을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는 왜 김정일이 중국의 (개혁)정책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등소평(鄧小平)을 수정주의자로 비하했는지를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세계가 북한 정권의 악습에 초점을 맞추면서 김정일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가 절대권력을 가진 독재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생각한다. 평양은 한반도를 무력으로 통일하거나 남한에 친북정권이 들어설 수 있도록 분열을 조장하는것 등 남한을 향한 2대 정책노선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김정일은 0점에도 못미친다. 0점 이하의 마이너스 등급이다. 그러나 독재자로서는 그렇게 열등하지않다. 그는 무엇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고 상황이 그러한 방향으로나가도록 조작하는 뛰어난 능력이 있다
  
  --탈북자와 인권문제가 김정일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욱 강력한 역할을 할 수있나.
  
  ▲물론이다. 손자병법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 손자는 “훌륭한 병법가는 적의 계획을 무산시킨다. 다음으로 적의 동맹을 무너뜨린다. 그리고 나서 적군을 공격한다”고 말했다. 나는 마지막 선택 방안 앞에 몇 마디를 추가하고 싶다. “위대한 명분으로 적의 정신을 파괴하라”라는 것이다.
  
  북한의 인권과 난민 문제는 (김정일)정권을 제거하는 보다 효과적인 무기가 될수 있다. 그 중요성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무엇을 해야하나.
  
  ▲만일 미국이 1만명, 2만명, 3만명에 달하는 탈북자를 받아들인다면 이는 김정일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북한 내부에는 탈북을 꿈꾸는 더 많은 사람들이있다. 만일 국제사회가 이들을 받아들일 용의를 표명하면 그들 중 더 많은 사람들이탈북할 것이다. 중국이 북한과의 동맹관계에서 벗어나고, 미국과 역내 강국들이 중국 북동부 지역에 거대한 난민캠프를 세운다면, 이는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전략적기지가 될 수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김정일은 현재 전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그것(전쟁)이 자신의 정권에 종말을 의미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탈북자로서 한국에서 앞으로 할 일은.
  
  ▲나는 너무 늙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내 일을 맡아주기를 희망한다. 나는 현재 남한의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국민은 북한의 독재정권이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