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부시 후보가 1표차(연방대법원 판사 표)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前
  북한노동당 비서 黃長燁씨가 이끄는 脫北者동지회 사람들은 만세를 불렀다. 북한에 대해서
  金大中대통령과 마찬가지로 宥和的이던 클린턴 대통령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던 탈북자들은
  플로리다 재개표가 진행되고 있을 때 부시의 당선을 苦待하고 있었다. 訪美 초청을 받았던
  黃長燁씨도 『부시가 당선되어야면 가겠다』는 태도였다.
  부시의 당선과 지난 3월초의 金大中-부시 韓美頂上會談은 김정일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던 한반도의 세력 관계를 다시 균형잡는 방향으로 復元시키고 있다. 지난 6월15일 평양회담이 당초 예상했던
  평화정착 회담이 아니라 통일 준비 회담처럼 변질되자 한국의 거대한 親北세력은 통일무드
  를 확산시키면서 主流層(反共-保守-中産層이 그 중심)을 위협했다. 金大中 정부는 金正日의
  對南 赤化 戰略을 끊임없이 공격해온 黃長燁의 對外的인 言論自由를 봉쇄하는 한편 정부의
  통제 및 影響力 아래에 있는 일부 방송과 신문 및 非政府단체의 親北的 행동을 방치했다.
  李承晩, 朴正熙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職銜이나 존칭을 생략하면서 反인류 전쟁범죄자인 金
  日成 父子에겐 主席, 委員長이라고 꼭 꼭 불러주는 사람들이, 자유통일을 指向하면서 共産통
  일을 반대해온 保守세력을 「反統一세력」이라고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한반도의 권력관계는 북한정권과 한국의 친북세력이 손잡고 한국의 保守勢力을 압박하는 2
  대 1 관계로 逆轉되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보수세력은 군대와 경찰력을 관장하는 정부에 의
  하여 보호되어왔으나 金大中정부는 한국 사회의 左右翼 갈등에서 右翼(자유민주 진영) 편에
  서 있다는 확신을 주류층에게 심어주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1945-48년의 좌우익 대결에서
  右翼이 승리함으로써 建國된 나라인데도 右翼이란 단어는 나쁜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부시 행정부의 등장과 북한에 대한 엄격한 자세는 한국의 보수세력을 鼓舞하여 한반도의
  상황을 2(북한정권+한국의 친북세력) 대 2(한국의 보수세력+부시정부)로 회복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부시 대통령이 金大中의 對北정책에 대해 한국 주류층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
  왔던 檢證과 상호주의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제동을 걸자 金正日의 서울방문과 평화선언 계
  획도 불투명하게 되었다. 金大中과 金正日은 旣存의 정책을 재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에 직면했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시 정부의 對北정책에 한국인들의 약64%가 共感(반대는 약29%)하고 있으며, 對北지원에 대해서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약53%로서 늘려야 한다는 여론(약11%)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民心이 우회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任期가 없는 「首領」 金正日에겐 정책 調整의 시간제한은 없지만 任期가 1년 남짓 남은 金大
  中대통령으로선 상황변화가 큰 짐이다. 그는 金正日의 서울방문을 이용하여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를 국내정치 변화로 연결시킴으로써 2002년 大選에서 자신의 對北정책을 계
  승할 후보자를 대통령에 당선시킨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작년 평양회담 이후 金大中정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삼가해온 북한정권의 對南공작 기관은
  올해 들어 駐韓美軍, 國軍의 지휘부, 한나라당, 朝鮮日報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도록 남한내
  의 조직에게 지령했다. 북한정권의 전위대로 변질된 대학생 조직 韓總聯, 지식인 사회에 뿌
  리가 깊은 친북세력, 일부 親輿언론기관, 일부 親輿 단체는 국가보안법 폐지나 개정 운동,
  「북한정권=主敵」 개념의 포기 주장, 保守 언론 공격에 공동전선을 형성한 느낌마저 들 정
  도이다. 여기에다가 金大中 정부의 국세청과 정부 소유 언론기관도 朝鮮日報, 東亞日報에
  대한 집중적인 세무조사와 집중 공격에 각각 나서고 있다.
  金大中정부-北韓政權-親北勢力에 의해 포위되었다는 위기의식마저 갖고 있던 한국의 保守
  勢力에게 부시 행정부는 일종의 援軍으로 여겨지고 있다. 작년에 反美운동으로 苦心했던 駐
  韓미군 당국자들도 親軍部的인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駐韓美軍의
  한 將星은 『3년 전부터 북한군은 非武裝地帶를 따라 병력과 火力을 增强, 집중배치하고 있으며
  사상 최대규모의 훈련을 계속하고 있으나 한국 국방당국과 언론은 이런 사실을 한국인들에
  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한미군 사령관의 정치참모인 스티븐 브래드너氏는 「북한의 전략」이란 논문에서 『反美
  운동은 反大韓民國 운동의 첫 단계』라고 규정하고 『金正日의 희생 없인 북한의 개혁·개방
  은 불가능하고 탈출구가 막힌 金正日의 유일한 대책은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이다. 따라서
  전쟁은 여전히 金正日의 유력한 代案이다』라고 주장했다.
  1998년 이후 지속된 김대중 대통령의 일방적인 對北 경제 지원은 김정일 정권과 군사력을 강화시킨 반면 지배층에게는 체제개혁의 필요성을 없애버림으로써 북한의 바람직한 변화를 오히려 늦추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일어나고 있다.
  金大中대통령이 변화된 세력관계에 적응하기 위해 한국의 주류층 및 미국쪽으로 右回轉한
  다면 한반도 정세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한 예비역 少將은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대통령을 보고싶다'란 말로써 金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자존심을 보여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左回轉의 길도 열려 있다. 金대통령이 國外에선 러시아, 중
  국의 反美 노선을 이용하고 國內에선 「反보수세력」을 응원하여 미국 정부와 국내 주
  류층의 강화를 견제하는 세력 균형 정책을 취한다면 한반도의 不安定은 계속될 것이다.
  오늘날 남북관계의 進行은 통일 이후 한반도가 해양세력-미국, 일본, 서구-편에 설 것인가,
  대륙세력-중국, 러시아 등-편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결정짓는 過程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와
  일부 세력이 한국전쟁 기간중 미군의 실수, 일본의 교과서 문제 등 과거사를 비판하면서도
  金日成-金正日의 南侵행위, 한국전쟁중 중국군의 개입 행위, 러시아의 한국전쟁 지원 등 대륙
  세력의 過去事는 덮어두고 있다는 것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