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한글 전용에서 벗어나게 되었는가
  -한 고참 기자의 체험적 고백-
  
  1. 漢字와의 만남: 국민학교 4학년 때(1950년대) 읽기 시작한 漢字-한글 混用 신문이 나의
  교과서. 특별한 교육 없이 자연스럽게 이해. 한글 문장 속에서 유추해서 漢字語의 의미를
  파악한 사례.
  2. 초, 중, 고교 시절의 漢字 교육: 체계적인 한자 교육을 받은 기억이 없음. 따라서 쓰기
  에 문제가 많이 발생.
  3. 고교 시절의 일본어 공부: 혼자서 漢字의 도움으로 6개월만에 일본어 이해력 문제 거의
  해결. 한글은 세계 최고이고 漢字는 후진적이란 교육으로 漢字에 대한 인상이 나빠짐.
  4. 20代-30代: 한글 전용 숭배에 젖어 두 딸의 이름도 한글로 등록.
  5. 한글전용은 뭔가 용기 있고 좋은 것이며 민족적이다. 일종의 민주화 투쟁에 비견되는 독
  립운동 같은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
  6. 30代후반(1970-80년대)의 잡지 상황: 한글 전용이거나 人名만 뺀 한글 전용화 급속도로
  확산.
  7. 40代 후반(1990년대)에 들어와서 문제점 인식: 주상복합건물=住商複合建物인가 柱狀複
  合建物인가. 원조교제는 元祖교제인가, 援助교제인가. 상온은 常溫인가 上溫인가. 우미가는
  牛味家인가 優味家인가.
  8. 1993년부터 月刊朝鮮이 한글전용에서 한글-한자 혼용으로 전환. 전환에 따른 설득이 어
  려웠음: 한글전용은 무조건 좋은 일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글전용은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파괴, 단절시키는 문화-전통-역사파괴란 논리로 설득. 漢字는 외국어라는 논리에 대
  해서는 漢字는 한국사의 95% 기간중 공용어였던 우리의 國語라는 점 강조. 漢字가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漢字는 3000자만 알면 30만 단어를 이해할 수 있는, 배우기에 편하고 효
  율적인 언어라는 점 강조. 漢字사용의 불가피성은 우리 언어의 70%가 漢字語이고 漢字語의
  70%가 同音異義語(동음이의어)이므로 한글 사용은 우리말의 半을 암호로 만든다는 논리로
  설득. 암호를 언어로 쓰는 곳에서는 오해와 눈치보기와 暗中摸索이 유행하고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중요 결정이 어려움. 아울러 교육이 비효율적이 됨. 共同體란 말을 한글화할 때 공
  동체라고만 쓰면 그 의미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을 것이며, 더불어 사는 조직체라고 한다면
  너무 길고 외우기도 어려워 의미 전달이 어렵고 시간이 걸림. 시간을 다투는 정보교류가 생
  명인 사회에서 이는 엄청난 비효율과 비생산을 결과할 것임.
  한글전용으로 나아가면 漢字란 깊은 독에 담겨진 5000년 동양문화, 동양철학, 동양의 과
  학, 동양의 美學, 동양의 敎養, 동양의 멋을 잃고 뿌리없는 국가, 뿌리 없는 인간, 뿌리 없
  는 혼이 됨. 이것은 세종대왕의 뜻도 아님. 세종대왕은 漢字 대체용으로 한글을 만든 것이
  아님.
  9. 19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하여 다시 漢字 혼용논리가 강화되고 한글 전용 논리가 밀리
  는 상황이 조성됨: 국제화에 따른 중국어 공부의 필요성, 漢字 이해 가능 관광객들의 유입,
  언어생활의 저급화에 따른 각성, 컴퓨터의 보급으로 漢字쓰기에 따른 부담이 감소한 것 등
  이 그 이유.
  10. 1990년대 후반기: 거의 모든 신문이 한글 전용, 중국 人名 현지 발음 한글 표기(朱鎔
  基를 주룽지로), 가로쓰기로 전환하여 한글전용의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킴. 반면 학교나 사
  회에선 한글전용의 폐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됨. 주민등록증의 人名 한글전용화를 金鍾泌 총
  리가 저지시킨 점이 特記할 만함. 이런 相反되는 분위기 속에서 21세기를 맞음.
  11. 한글전용이 정착되면 국가의 생산성, 국가의 정체성(주체성), 국가의 문화수준이 떨어
  지게 될 것이다. 생산성은 인력의 고급화와 연관 있고, 인력의 고급화는 정보화 사회에서
  의사소통을 얼마나 짧은 시간에 많이, 그리고 정확하게 하느냐에 달렸다. 개념어, 고급어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대충 대충 아는 상태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것은 일종의 암호풀이이자
  暗中摸索이므로 전문지식과 학술 및 과학 기술이 발전되지 않음.
  *한글전용의 논리에 깔린 이념의 위험성: 漢字가 외국어라는 억지, 한글전용이 민족적이라
  는 위선, 쉬운 것이 좋다는 下級 취향, 대충대충 하려는 反전문성.
  *吳之湖 선생의 30년 전 대예언-“한자를 떠난 漢字語는 소리이지 말이 아니다. 한글전용
  은 우리 민족을 低級한 原始상태로 돌려놓을 것이다. 한글전용은 한국을 天涯無依의 문화적
  孤兒로 만들 것이다. 한글전용은 高級 사고능력을 退化시킬 것이다. 한글전용은 우리 사회
  를 소수의 白人化한 지식 貴族과 다수의 원주민 低知識族 두 가지 계층으로 나눌 것이다”
  12. 최저점은 통과했는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초중고교의 교육이나 언론의 문제
  점 지적은 과거보다도 더 왕성해지고 공감을 얻고 있으나 학생들이 사회에 노출된 뒤의 배
  워야 할 동기부여와 자극이 약함. 사회적 자극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함. 예컨대 신문, 잡
  지, 출판, 방송 분야의 漢字 빈도를 늘이는 것. 간판, 표지판의 한자 사용. 대학입시에 출
  제. 영어와 연계시켜 한자를 早期 교육할 수 있는 지혜는?
  漢字 우호 세대가 사라지기 전에 이런 씨앗을 뿌리고 틀을 잡아놓지 않으면 어려울 듯. 따
  라서 시간과의 투쟁이라고 생각됨.
  13. 岐路에 서 있다: 漢字와의 이별이냐 漢字와의 再會냐